엄아름의 벽 시리즈... ㅋㅋ
벽1
높은벽이있고그벽앞에는내가있는데왜너는내옆이아닌이높은벽너머의낮고긴벽의뒤에홀로있는것이냐.이제라도좋으니너의옆으로가고도싶지만그낮고긴벽의앞에있는이높은벽앞에서이높은벽을지키고있는것이내일인양하여나는마냥높은벽을지키고만있는것이다.
벽2
벽너머의세상을보았다.거기에는높은벽너머의낮고긴벽도없고그벽의뒤에홀로있을너도없었다.그렇다면나는이높은벽만있는이벽의세상에홀로있는것이냐.
벽3
문득나는나의뒤에있을크고두꺼운벽이보고싶었다.하지만나는나의발목에있는족쇄가무거워서뒤를볼수가없다.과연나의뒤에있을크고두꺼운벽은어떤모습일것인가.
벽4
이제나의발목에이는족쇄가내뒤에있을크고두꺼운벽을볼수있을만큼헐거워졌다.이제이족쇄를벗어나내뒤에있을크고두꺼운벽을보러갈수있을것이다.
벽5
방금막나는내뒤에있을크고두꺼운벽을보기위한여행을시작했다.가도가도내뒤에있을크고두꺼운벽을볼수없었다.내가내뒤에있을크고두꺼운벽을보기위한여행을시작한지44일째나는마침내내뒤에있을크고두꺼운벽을보았다.벽옆에는벽위로올라가는계단이있었고나는정확히4일걸려서내뒤에있을크고두꺼운벽의위로올라갔다.
벽6
내뒤에있었을크고두꺼운벽의위에올라그벽의밑을내려다보았을때그벽의밑에는누군구가차고있었을법한족쇄가한달이상을방치돼있었고그족쇄의뒤로는족히한달이상지난누군가의발자국이점점사라지고있었다.
----------------------------------------------------------------
근데 이거 받아서 어따 쓰실려고 그래요( -_-)?
-----------------------------------------------------------------
최은실
벽
노인은
한참이나
그 벽을 쳐다보았다
벽은 사방이 막혀있다
노인은 한참이나
벽에게 말을 걸었다
외로움,
괴로움,
모두 다
한참이나 잊어버렸다
가늘게 떨리는 노인의 손이
그 벽을 쓰다듬으며
조금씩, 조금씩
눈물을 쏟아낸다
그의 손은
가슴을 쓸며
흩어진 눈물을 주워모았다
노인은
한참이나
그 벽을 쳐다보았다
-------------------------------------------------
안시내
아침
도란도란 피어나는
태양의 잎들이
세상에 흩날린다
-------------------------------------------
엄유진
인연
너는 가버리고
나만 홀로
언제 한 번 다시 볼까
기약도 없이 홀로
물기에 젖은 나의 인연을
나는 종일 꿈꾼다
-------------------------
박미현
아빠와 나
아빠와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
언제부터 생긴 벽일까
나는 그 벽을 부수고 싶다
나의 잘못으로 생긴 벽일까?
성격차이로 생긴 벽일까?
아니면 내가 갑자기 커버려서
나를 이해해주지 못해서 생긴 벽일까?
다시 그 벽을 부수고
아빠와 손을 잡고 세월을 걷고 싶다.
----------------------------
임수민
겨울을 기다리며
하얀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얼굴 하나
기쁘고 시린 기억 속
계속 되풀이 되는 영상
추운 바람 속에서
내 뺨을 스치는 눈물
하지만 그렇게라도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내 모습
겨울을 기다리며
추억 속에 잠겨있는 내 안의 나
-----------------------------
벽
박지향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학교를 간다
애들아 나왔어
안녕.
현정이가 생깠다
언니도 생깠다
마지막 희망인
수진이도 생깠다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벽과 이야기한다
벽도 생까네.
----------------------------------
20907 김지연
벽
너와 나
그 사이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벽 하나
수많은 너와 나
벽 하나 사이로
서로 바라보고만
벽은 서로 다른 높이를 가지고
하늘만큼 솟은 벽
그러나
서로 손을 잡고 싶은 너와 나
지금 서로 벽 허물고
푸른 하늘, 넓은 평야
함께 바라볼 수 있기를…
그리하여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기를…
--------------------------------------
인연
백아름
길을 가다 사람을 마주쳤다
낯선 사람
목욕탕에 갔다
그 낯선 사람을 보았다
역시 우린
....
인연이었다
------------------------------------------------
아침
안수진
아침 해가 빛나는
끝이 없는 바닷가
맑은 공기 마시며
자! 신나게 달려보자
너와 내 가슴 속이
가득 품은 아침 햇살이여
뜨겁게 타오르는
정열의 벅찬 가슴
다시 햇살을 품으며
잠이 든다...
내일도....
지각하겠다.
----------------------
아침
- 이지은
얼굴에 햇빛이 쏟아지면
나의 얼굴은 보석처럼 빛이난다
햇빛이 너무 밝아 나의 단잠을
깨워 귀찮게도 하지만...
그래도 난
햇빛의 따스함이 좋다
햇빛이 날 깨우고 나면 나는 먼저
창밖으로 달려간다
따스한 햇빛도 좋지만 상쾌한
아침공기도 마다할 수 없을 만큼 좋다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과 어딘지 모르게
내 코와 입 속으로 들어오는 그윽한 향기
나는 나도 모르게 잠시동안만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한다
나는 아침이 좋다
하루 일과를 보내는
커다란 힘
------------------
겨울을 기다리며
- 조은솔
겨울이 오기 전에 산의 나무들은 단풍진다
낙엽이 지면 겨울이 온다
겨울의 제일 친한 벗은 나무
겨울이 오는 걸 나무들이 제일 먼저 안다
동물들은 잠들 준비를 한다
땅을 판다
동물들은 겨울이 싫은가보다
그런 동물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기라도 하는 듯
나무는 선뜻 동물들에게 잠자리를 내준다
그렇게 겨울은 다가온다
모든 것이 하얘지는 세상이 온다
겨울을 준비하는 모든 생명들
그들을 위해 겨울은 다가온다
------------------------------------
< 아침 >
20904 김소형
꽥꽥꽥꽥~ 꽥꽥꽥꽥~ 꽥꽥꽥 꽤괘괙~
아침 6시 시끌벅적한 알람 소리, 오리노래가 적막한 아침을 깨운다, 눈을 감은 채 옆에 있던 언니에게 말을 건네며 드디어 하루를 시작한다.
“니가 먼저 씻을래? 내가 먼저 씻을까?”
“내가” “그래, 그럼 30분까지 꼭 나온니”
그 때부터 우리 집은 시끌벅적 난리난리 후다닥 후다닥 바로 옆 구포 시장 통을 연상케 한다.
“엄마~ 온수~!”
“야, 30분 지났다. 빨리 나온나”
“조금만 기다려라. 다 됐다”
“아~나와서 닦아라~ 내 지각이다 지각하면 니가 내 책임 질꺼가?”
한 10분을 실랑이 한 끝에 언니는 느긋하게 걸어 나온다. “비끼라!” 그러고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부시시한 나의 모습을 이리저리 훑어보고는 ‘아, 이쁘다’ 빙긋이 웃어주고는 눈꼽을 떼고 이빨을 닦고 머리를 감으며 어제 있었던 일들 지난 밤 꾸었던 꿈, 오늘 해야할 일들. 하나하나 정리해 보면서 ‘오늘 하루도 파이팅이다’하고 나 자신에게 크게 기합을 넣어준다.
텔레비전 소리, 엄마 밥하는 소리, 언니 머리 드라이하는 소리...옆에서 주무시던 할머니는 이불을 끌어당겨 머리까지 덮으신다. 그 모습을 보고 많이 시끄럽긴 하지 생각하며 고민한다.
‘불 켜야하는데 우짜지? 우짜지?’ 에라 모르겠다 “틱” 불빛을 받아 환해진 나의 얼굴을 보고 또 한번 살짝 미소를 띄우고는 내 방으로 걸어 들어가 가방도 챙기고, 시간표도 보고 하나하나 점검을 한 후, 밥을 먹고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낸다. “오데니-? 출발핸니-?” EBS를 시작한 후부터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나는 매일 친구들이 “나온니-”라는 문자를 보낼 때까지 기다린다. 그 사이 재방송하는 드라마도 보고 엄마랑 지난 얘기도 하며 이것저것하고 있으면 기다리고 있던 문자가 온다. “나온니-”
그 때부터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한다. ‘아, 수저통!’ ‘어?! 내 양말~’ ‘폰 밧데리’
‘우짜노 우짜노 이것들 기다리겠다’하고 후다닥 모두 다 챙긴 다음에 신발 신으려고 앉으면서 엄마를 부른다.
“엄마~엄마~ 내 지금 학교 간데이~ 어?”
“그래, 빨리 쫌 가라”
“인사해도 빨리~!”
“그래, 갔다가 오지마래이~”
“아~아~ 갔다온다”
현관문 손잡이를 잡고 나는 고민한다. 할머니한테 인사....할머니가 우리 집에 오신지 어언 6개월이 다 되어 가지만 나는 인사한 적이 열 손가락에 꼽을 만 하다. 늘 인사를 해야하는데, 해야하는데... 하면서도 선뜻 인사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도대체 뭐가 이렇게 문제가 많은건지... 하지만 곧! 곧! 나는 인사를 할 것이다. 아침마다 큰 소리로 “할머니,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마지막으로 등뒤에서 외치는 아빠의 소리를 들으며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김소행! 오늘도 승리하는 하루~!”
---------------------------
겨울을 기다리며 - 황소원
난 겨울을 좋아한다. 예쁜 목도리와 장갑, 눈, 크리스마스, 방학. 겨울은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지고 있어 난 겨울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정말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설레임.
겨울은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계절이다. 추운 겨울을 지내고 나면 따뜻한 봄이 찾아온다. 그리고 우린 전혀 새롭지 않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이런 따뜻하면서도 썰렁한 봄이 오기 전 추운 겨울 우리는 ‘다음해엔 무슨 일을 할까? 어떤 일들이 생길까?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같은 많은 생각들을 하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오른다. 난 이런 설레임이 좋아 겨울을 좋아한다. 막상 봄이 오면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기에 실망을 하지만 말이다.
이루어질지 장담은 못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상상하면서 마음속에 예쁜 꿈을 키워가며 설레인다는 건 참 재밌고 기쁜 일이다.
이번 겨울에도 난 어김없이 많은 상상을 하면서 설레여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 느끼는 설레임이 언제나 그랬듯 재밌고 기쁜 일이 될진 잘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며 상상하는 시간조차 아깝고 헛되게 생각 될지도 모른다. 항상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설레임이란 감정을 맘껏 즐기는 나로썬 겨울이 되지도 전 이런 걱정을 한다는 게 참 슬픈 일이다.
아직은 아주 큰 철벽처럼 느껴지는 대학이라는 곳 때문에 혹시나 설레임이 봄이 오기도 전 절망으로 바뀌어 버릴지는 안을지…….
내 스스로가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렇게 정신없이 내가 좋아하는 겨울을 보내고 나면, 이 설레이는 느낌 잠시 동안 무시하고 나면 다음해 겨울은 보상이라도 받는 것처럼 두 배로 맘껏 즐길 수 있을지 않을까?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난 즐거움조차도 보장되지 않은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으론 불안하고, 또 한편으론 오기가 생긴다. 꼭 보상 받아야지. 미친 척 두 눈 부릅뜨고 조금은 늦은 듯한 시작을 멋지게 해야지. 내 손끝이 조금씩 더 차가워 질 때마다 난 되새기고 또 되새긴다.
다른 모든 설레임을 가슴속 깊이 묻어두는 대신 올 겨울엔 다음해 겨울을 기다리는 설레임 하나 가지고 꿋꿋이 버텨내야겠다.
2004년 겨울을 가슴속에 묻고, 2005년 겨울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