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이

절 마당을 쓴다

마당 구석에 나앉은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 나간다

산에 걸린 달도

빗자루 끝에 쓸려 나간다

조그만 마당 하늘에 걸린 마당

정갈히 쓸어놓은 푸르른 하늘에

푸른 별이 돋기 시작한다

쓸면 쓸수록 별이 더 많이 돋고

쓸면 쓸수록 물소리가 더 많아진다

-이성선, <백담사>

              

쓸면 쓸수록 별이 더 많이 돋고 쓸면 쓸수록 물소리가 더 많아진다...  아! 그 고요함 속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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