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가기 싫어요! 또또가 달라졌어요 6
안나 카살리스 지음, 마르코 캄파넬라 그림, 이현경 옮김, 정재은 도움의 글 / 키득키득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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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고 빌려왔다. 5살 딸아이를 올 봄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적응이 아주 오래 걸리고 있던 참이었다. 보통 2주 정도 걸리고, 길면 한 달 정도면 적응을 한다던데... 우리 딸은 두 달이 넘은 지금도 매일 '내일 어린이집 가는 날이에요?' 묻는다--; 그렇다고 딸아이에게 이 책을 보여주며 '어린이집은 좋은 곳이야' 뭐 이렇게 가르칠 생각도 없었다.

책 뒤에 실린 글이 내게 도움이 돼서 더 읽어보고 싶었다. 어린이집에 처음 보낼 때 아이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고, 아이가 가기 싫어할 때는 어떤 식으로 반응을 해야 하는지, 특히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며 불안감을 느끼는 건, 엄마가 불안감을 가져서 아이가 그것에 감응하는 것이라는 말을 곰곰히 생각했다. 사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내 성격에 대해 또 한번 크게 돌아보게 됐다. 내가 마음이 약하고 눈물이 많다는 것. 그러면서 아이한테 씩씩하게 어린이집 다니라고 자꾸 다그치고 있었다. 엄마가 가르치지 않아도, 엄마를 보면서 아이는 무의식 중에 엄마의 성격을 배운다. 아이를 씩씩하게 키우고 싶으면, 엄마가 먼저 씩씩해지면 된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우연히 아이가 이 책을 보더니 읽어달래서 읽어줬다. 자기랑 상황이 같아서인지 두 번 세 번 읽어달라 하더니, 엄마가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한 번만 해주겠다 다짐을 받고, 어린이집 버스를 같이 탔다. 가는 내내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며, 차량 선생님이 "00이가 평소엔 대답도 잘 않고 아주 얌전한 아가씨인 줄 알았더니... 엄마랑 가니까 정말 좋은가 보네" 하셨다. 어린이집에 이르자, 교실 앞까지 바래다 주란다. 살짝 불안한 기운이 스치고... 2층 교실에 올라갔는데... 아이쿠. 아이가 울음을 터뜨린다. 이를 어째. 집에 돌아갈 버스 시간이 급해서 선생님께 인사하고 우는 아이를 두고 나왔다. 사실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당혹스러움이 컸다.

오후에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엄마가 데려다주면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안 그랬어?" 하고 물으니 "응." 하고는 별 말이 없었다. 수첩에 보니 내가 가고 나서 많이 울었단다. 그걸 보니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달래주고 올 걸, 내가 잘못했나 싶더군. 한편으론 엄마가 아니라 선생님이 달래주면서 아이가 선생님의 존재를 느끼게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암튼 차량 선생님의 우려와는 달리, 그 뒤로 데려다달라는 말을 다시 꺼낸 적은 없다. 친구들이 괴롭혀서 가기 싫다고 조르는 때면, 일주일에 하루 정도 쉬게 해줬더니, 이게 버릇이 된 것 같다--; 쉬는 날, 혼자서 신나게 놀더니 "같이 놀 친구가 없어~" 해서 "그럼, 내일 어린이집 갈래?" 했더니 "응!" 하더니 다음날 또 가기 싫다고 투정부리기도 하고^^ 그럴 때는 단호하게 "친구들이 괴롭히면, 하지 마! 싫어! 하고 씩씩하게 말하는 거야" 하며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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