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깍지 사랑 - 추둘란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수필집
추둘란 지음 / 소나무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혹시 우연히 이 책 쓴 이를 만난다면,  '글 잘 읽었습니다'하고 인사드리고 싶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듯 나붓나붓 자신의 삶을 들려주는 문체가 친근하고, 그의 얘길 들었으니 이 사람과 많이 친해진 것 같아 '오늘 얘기 고마웠어요' 하고 인사하고 싶다^^

<아담을 기다리며>를 읽고 이 책도 읽게 되었는데 다운증후군 아기 얘기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 아기 때문에 힘들었던 날, 또 아기 때문에 행복한 지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있고, 시골살이, 이웃 사람들, 내 삶에 대한 소박하고 활기찬 이야기들이 더 많다.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자연스럽게 잘 열어 보이는 글이 편하고 좋아서 '나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면...'하고 부러웠다. 부럽게 바라보다가, 글에 빠져 차분히 이야기를 읽다가 시골 사람들의 여유와 유머에 웃다가 했다.

가장 인상적인 것 두 개만 꼽으면, '봄날은 흘러 어디로 가는가'와 '모두가 주인공인 잔치'다.

'봄날은...'에서 시골 장에서 일을 다 보고 돌아갈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 앉아 스물 여덟, 아홉 시절 도시에서 느꼈던 헛헛함을 문득 이해하게 됐던 날의 모습이 마음에 남는다. 지금 내가 헛헛함 마음이어서 그런지 보다. 나도 어느 날 어떤 곳에 앉아 그땐 내가 참 헛헛했었지, 지금 여기가 딱 내자리야 하고 가만히 미소를 지을 날이 오겠지...

이장을 맡았던 분의 환갑잔치를 동네 사람들이 일주일 동안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 '...잔치'도 참 재밌게 읽었다. 누가 주최고 누구는 주인공, 누구는 손님 그런 구분 없이 모두 잔치를 준비하며 '함께 모여 즐긴다는 그 자체가 아름다운' 잔치 모습... 아이고 좋아라~ 최근에 '어우러짐'에 대한 글을 쓰게 됐는데 이 잔칫날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 어우러지는 잔치를 많이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자, 마지막 한마디. '진솔한 삶의 이야기'라는 점, 자기가 사는 모습에 대해 자신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삶에서 길어 올린 생각, 사람들 얘기가 좋았구요, 사분사분 얘기하듯 쓴 문체도 참 좋았습니다. 글감도 문체도 딱 제가 쓰고 싶은 글이죠. 옆에 두고 글쓰기 공부책으로 삼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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