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의 재발견 - 당신에게 맞는 커플의 형태를 찾아라
필리프 브르노 지음, 이수련 옮김 / 에코리브르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어찌 보면 위기에 놓인 부부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책 같다. 커플이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조언한다. 누구나 바라는 것이고 그래서 노력해야 하는 그것.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고민하는/고민했던/고민할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커플을 행복하게 하는 공통된 전망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함께 사는 내내 커플은 괴롭다’는 말이 책을 읽은 뒤에 내내 맴돈다.

인문서를 다 읽을 수 있을까 우려했었는데, 1장 동물세계의 다양한 짝짓기 유형을 흥미롭게 읽으며 시작을 순조롭게 할 수 있었다. 자연세계엔 '정말 다양한' 커플의 유형이 있다. 그리고 백년회로하기보다는 이혼이 늘어가는 추세인데, 그런 변화의 원인을 동물의 짝짓기 유형에서 찾아본 설이 흥미로웠다. 아주 그럴듯하다. 뭐냐면, 일정기간 함께 지내는 동물들은 자식을 낳고 어느 정도 기르는 동안만 커플이 유지되다가 헤어지는데 지금 부부들이 이혼하는 시기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남녀의 차이에 대한 탁월한 통찰은 언제나 인상적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커플 사이에 문제를 먼저 제기하는 쪽이 대개 여자인데, 그것은 관계의 위기에 대해 여자들이 ‘먼저’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자에게는 ‘오래된 문제의 표출’인 것이 남자에게는 너무나 ‘갑작스런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내 경험으로 볼 때 그.래.서. 관계의 문제에 대해 남자에게 길게 설명을 해봐도, 설명을 들을 그가 ‘알겠다’고 말을 해도, 그가 정말로 이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또 하나, 본문에서 깊이 다룬 것은 아니나 남녀의 차이에 관한 명언이 있었으니 이렇다. “여자들은 애정을 통해 성욕에 이른다면 남자들은 성욕을 통해 애정에 이른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는 커플의 경우에는 항상 애정이 결여되어 있다.”

책에 대한 서평을 잘 쓰진 못하겠으나, 어쨌든 사랑을 사회학으로 바라본 의미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대학 때 <현대사회의 성·사회·에로티시즘>을 읽었을 때 사회학으로 사랑을 바라보는 것이 참 신선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사랑이 사회학의 진정한 대상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사랑은 남녀 모두의 욕망의 대상이며, 현대인의 모든 의식과 활동을 점유할 만큼 강렬하게 열망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심리학·의학·사회학 등의 학문이나 연구 분야의 대상이 아니다. 사랑은 여전히 철학, 특히 문학의 영역에 속해있을 뿐이다.” 인문서가 읽기에 쉬운 것은 아니나, 사랑에 대해 고민이 깊다면 어떻게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딴 얘기 하나. 사적 영역 침해의 예를 제시한 것 중에서, 남자에 대해서도 컴퓨터에 의한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굉장히 흥미로운 관측이 하나 있었다. “컴퓨터는 매우 남성적인 모델에 따라 작동한다. 즉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도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상대와 계속해서 함께 있다는 착각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여자가 원하는 관계의 유형인 ‘실제로 한 가지만 하는 시간’과 대비되는 모델이다. 휴대폰 통화 때문에 마주 앉아 있으면서도 소외를 느끼는 경험을 하면서, ‘현대기계에 의한 소외’ 뭐 이런 것에 대해 탐구한 책이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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