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 2005년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권장도서
문경보 지음, 윤루시아 그림 / 샨티 / 200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책이든, 영화든 어떤 것에 눈물을 흘리는 일이 거의 없다.너무 감성이 메마른 게 아닐까 한때 고민이기도 했을 정도로^^; 그러니 어쩌다 책을 읽다가 눈물을 흘릴라 치면 그건 굉장한 사건이다, 바로 이 책이 말이다!

정확히 26쪽을 읽다가 가슴이 벅차 울컥 했다. 반에서 꼴찌하는 아이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자랑스럽게 내보인 일이 별로 없이 늘 무시당하고 교사와 부모의 한숨 속에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학교 축제에서 연극을 하기로 한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며 아이들이 못 하면 다른 방법으로 접근한다. 연극할 내용을 책으로 읽어줬는데 아이들이 기억을 못하자 프로젝트를 이용해 그림을 보여주는 식이다. 글을 읽을 줄 모르고 말을 더듬는 아이들은 내용을 몽땅 외워버리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각자 맡은 역할을 열심히 한다, 잘 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드디어 공연날, 기대반 우려반 속에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감동하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환호가 그치자 한 아이가 종이 한 장을 꺼내어 읽었다. '꼴찌고 바보지만, 그래도 너희들은 남에게 줄 것이 있다고, 너희들이 가진 것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고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습을 하는 동안 우리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자신감 없던 아이들이 공연을 함께 만들며, 사람들 앞에 자신들을 보여주며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 느낌이 전해져 책을 놓아두고 생각에 잠겼다. 사회생활 하며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주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내 모습도 떠오르고, 자원활동으로 공부를 가르치며 만나던 한 아이도 생각나고... 그 애는 대학에 들어갔는데 가정환경 탓인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한다, 친구들 사귈 때도 그렇고 아르바이트 구할 때도 그렇고. 제 몫을 타고났을 아이가 활짝 웃지 못하는 게 늘 안타깝다. <흔들리며 피는 꽃> 시처럼 비바람에 흔들려도 자신의 꽃을 세상에 피워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이야기 말고도 글 하나 하나에 나온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그 아이들과 선생님의 관계맺음에 책을 읽는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가 슬며시 웃었다가 하며 며칠 동안 이 책을 품에 안고 있었다. 제목에 마음이 흔들~하신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