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작은 아이들
김영희 / 샘터사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닥종이 인형이 마냥 좋아서, 처음 읽었던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에서 본 김영희라는 사람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녀가 쓴 책을 하나둘 만났더랬다. 아이들 많이 낳고 복닥복닥거리며 사는 모습을 막연히 동경했다. 나도 이렇게 아이를 많이 낳고 살면 좋겠다. 그녀가 들려주는 아이들 이야기에 나도 이런 엄마가 되야지, 내 아이는 어떤 모습일까 이런저런 상상을 하기도 했다. 결혼 전에, 내가 아이 엄마가 되기 전에 말이지. 

아이를 낳고 다시 이 책을 읽으니 감상이 또 다르다. 똑같은 책이라도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다른 감동을 받게 되는 거겠지. 아이들이 이쁜 짓 하는 것보다도 엄마라는 자리가 고단한 날들, 그런 이야기들에 더 눈이 갔다. 동지감을 느꼈다고 할까?(이제 돌 지난 아이 데리고 그런 말 하면 좀 오버겠지만^^;) 엄마로서, 또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삶에서 건져올린 맑은 깨달음들이 마음에 콕콕 다가왔다. 어린 아이 먹이고 입히고 치우느라 쫓아다니다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버리고 가끔 텅빈 마음이 밀려올 때가 있다. 아주 잠깐이라도, 오롯이 나를 위해 뭔가 하고 싶은데 하는 그런 마음. 이 책을 읽으며 일상을 싱싱하게 하는 작은 방법들을 배웠다. 향 좋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왕녀처럼 아침을 맞이한다든지, 달리기를 하며 사슴을 보고 머릿속을 말끔히 씻어낸다든지 하는.  

사이사이 있는 닥종이 인형 보는 재미도 좋았다. 어쩜 그리 우리 딸 표정이랑 똑같은지^^ 이뻐~

 

--시골에서 책 100권 읽기_4 

돌 지난 아이 데리고 버스 타고 도서관에 가볼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아이 낮잠자는 시간 때문에 점심 먹고 가면 좋은데, 그 시간엔 우리 동네에서 나가는 버스가 없다. 그래서 이번에도 책장에서 한 권 골라 읽었다. 아이들 키우는 얘기려나 하고 읽었는데, 엄마로서 예술가로서 인생 선배 한 분을 알게 돼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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