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괴물은 무섭지 않아! 창비아동문고 216
안나 오니히몹스카 지음, 마리아 에키에르 그림, 이지원 옮김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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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글이 그다지 땡기지 않았다. 그림이 낯설게 느껴져서일까? 그래서 옮긴이의 말부터 읽었는데, 이 책을 번역하면서 만난 폴란드 사람들의 대접이 참 따뜻했다는 내용이었다. 글을 읽는 내게도 그 따뜻함이 전해져와서 얼굴이 환해졌다. 그래도 첫번째 이야기부터 잘 읽히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를 읽고 또 하나를 읽어가면서 점점 묘한 매력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마도 분홍색 날개를 단 낙타를 본 순간이었을 거다. 분홍색 날개를 단 낙타라고? 흐흐 어떤 모습일까 하는데, 책장을 넘기는 순간 거기에 그런 낙타가 나타난 거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하고서 말이다.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솔직히 웃기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 책의 재미에 빠져들었다.  

재밌는 '용'들이 나오는 <공>은 피식피식 웃으며 읽었고, 엄마에게 줄 생일 선물 세 가지를 찾아 나선 소녀의 이야기 <영명축일>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듯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각 장이 시작될 때마다 제목과 함께 빼꼼 나와 있는 독특한 그림들은 처음엔 괴상해 보이더니 하나 하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자꾸 만나니 '자~ 이번엔 무슨 이야기게?' 하면서 마중을 나와 있는 인상이었다. 낯선 나라, 폴란드 작가의 그림과 글이 담긴 동화집, 조금은 낯설어 처음엔 주저됐던 괴물들과 그렇게 만나 재밌게 놀았답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런 동화책을 읽고 나면 아주 아주 옛날, 내가 처음 읽었던 동화집이 생각난다. 그때 이야기를 읽고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칠 때의 그 신비한 기분이 떠올라서 아련해진다. 그런 동화책들을 자주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처음엔 이야기가 하나의 장편인 줄 알고,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올 때마다 어? 얘는 누구지? 얘는 또 누구야? 했다가 3개쯤 읽어갈 무렵, 동화집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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