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 가면 숭림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찾아갈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절에는 마음에 돋아난 가시 같은 것들을 쳐 주고 가슴을 열게 해주는 그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숭림사는 그리 크지도 않고,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38호라는 보광전을 빼놓고는 이렇다 할 볼거리도 없어 그저 그런 절입니다. 덕분에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한적한 절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숭림사는 '보석처럼 빛'납니다.

정혜원 툇마루를 통해 마당으로 나온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장엄함이나 엄숙함과는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동네 사람들이거나 신도들이 이웃집 마실 나오듯이 절에 모여 그렇게 구김을 푸는 모양이었습니다.

정혜원 툇마루에 한참 앉아 있었습니다. 절은 산에 안기고, 사람들은 절에 안겨 있었습닏. 보광전의 비로자나불도, 영원전의 지장보살도, 정혜원에 모인 사람들도 모두 흐뭇해 하고 있었습니다. 숭림사에는 서로를 환하게 비춰주는 건강하고 즐거운 교류가 있었습니다. (본문 30~33)

**마실 나오듯이 모여 그렇게 구김을 푸는 모양이라는 표현이 참 재밌다. 숭림사라는 절에 언젠가 찾아가 보고 싶다.

지리산 천왕봉을 쳐다보며 고즈넉히 앉아 있는 산천재는 참 좋습니다. 특히 산천재가 지리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좋습니다. (...) 지리산 천왕봉이 잘 보이는 지점이 몇 곳 있다 하더군요. 그 중에 하나가 산천재 뒷마당이랍니다.

*남명 조식 선생(잘 모름..--;)의 서재였고 생을 마감한 장소라고 한다. 여기서 바라보는 지리산 천왕봉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 임형남/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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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1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낯선바람 2007-10-1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로운 님, 반가워요^^ 잠시 머물다 가는 발길이 좋았다니... 저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