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몇 주 전에 'TV 책을 말하다'에 이 책이 나왔다. 저자가 고생고생하며 가는 그 모습이 독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유쾌했노라는 말에 잔뜩! 기대를 하며 읽었는데.... 기대보다는 유쾌하지 않았다.  캠핑 장비들을 다 넣은 무거운 짐수레를 끌고 자전거 여행을 따라가자니 심히 무거웠다. 숙소로 들어가면 거기서 딱 외부와 분리가 되지만, 밖에 텐트를 치면 자연 속에 그 환경 속에 하나가 되어 지낼 수 있어 좋았다는 점에 공감한다. 하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너무 힘든 여행이다.

그렇게 힘든 여행인 만큼 몸에 대한 철학이 많다. 그 중에 공감가는 것 두 대목 꼽아본다.

나는 스리 친모이를 신봉할 만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만큼은 내 몸으로 공감한다. 운동이 신성까지 인도하지는 몰라도, 몸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퍼내는 펌프질은 맞다. 두뇌 세포의 10퍼센트도 못 쓰고 죽는 것처럼 우리가 얼마나 많은 몸의 가능성을 사장하고 사는지를 운동은, 그리고 그의 삶은 일깨워준다.

그래도 나는 페달을 밟는다. 이 일이 위대해서가 아니라 그게 현재를 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많은 거리를 가기 위해서도 아니다. 바퀴를 돌리면서 현재에 더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고 있다는 것을 더 진하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에 빠져 오하이오강변에서 이틀이나 머물렀다.

->이 두 대목에서 8월말에 갔던 걷기 기행이 진하게 떠올랐다. 8월의 뜨거운 햇살 아래 이틀을 하염없이 걷고 걷다 보니 어느덧 나는 무척 단순해졌다. 배고프면 먹고 힘들면 쉬고 밤이면 곯아 떨어지고. 몸이 반응하는 대로 움직이니 머리가 아주 명쾌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지금 이 순간, 이 길을 두 발로 걷고 있는 내가 정말로 살아 있구나 하는 것을 진하게 경험했다.

10월에 또 한 번 가고 싶다. 우리땅걷기모임의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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