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왈이와 얄미 베틀북 그림책 55
방정화 글 그림 / 베틀북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아이디어와 재치가 돋보이는 책이다. 고양이와 개의 주요 의사소통 수단, 바로 꼬리^^ 그 꼬리가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모양이 개와 고양이가 다르다는 점으로 이렇게 재밌는 이야기를 쓸 수 있다니, 볼수록 감탄한다.

강아지나 개가 주인에게 안길 때 꼬리를 위로 올려 살랑거린다. 기분이 좋다는 표시다. 고양이는 기분이 나쁠 때 꼬리를 위로 올린다. 만화 같은 데서 잔뜩 경계하는 고양이를 표현할 때 꼬리를 바짝 올린 모습을 봤을 것이다. 이런 고양이와 개가 사귄다면 어떻게 될까?

"넌 도대체 왜 그래???"  "난 니가 도무지 이해가 안 돼. 넌 이상해!!" 이렇게 되겠지...

재밌고 잘 만든 그림책을 소개하는 시간에 이 책을 봤는데, 아이들에게 읽힐 만한 책이나마나, 근래에 본 책 중에 이렇게 기가 막히게 맘에 드는 책은 처음이야 했다. 처음엔 서로에게 확 끌려 니가 너무 좋아, 너를 만나고나서 사는 게 더 신나, 라고 세상이 온통 뽀송뽀송하다가 하나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눈에 보이면서 서로에게 불만이 생기고 싸우게 되는, 이런 남녀의 연애 상황을 어찌나 잘 포착했는지! 

남자와 여자만이 아니라 나와 타인은 개와 고양이 만큼이나 '다른' 존재일 것이다. 나와 다른 그 존재와 '함께' 지내고 싶다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게 해답이다. 그걸 알면서도 자꾸 상대에게 내 방식을 요구하고 딴지를 거는 건 뭘까.... 책의 마지막 장면, 개와 고양이가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 눈물겹다^^

독특하고 재밌는 그림도 좋다. 주인공의 모습이나 물건 등은 그려서 오려붙이고 배경은 물감으로 쓱쓱 시원하게 밝은 색감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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