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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임마꿀레
임마꿀레 일리바기자 외 지음, 김태훈 옮김 / 섬돌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당신을 용서하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이자 이 책의 주인공인 그녀의 이름은 '임마꿀레 알리바기자'이다. 그녀의 이름을 보고서 참 우스꽝스러운 이름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만으로 이 책이 단지 우스꽝스럽고 가벼운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그런 생각이 후회스럽고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름답고 따뜻한 영혼이 깃든 책이다.
르완다. 나는 이 나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다. 그냥 아프리카에 있는 한 나라라는 것 외에는 그 나라의 역사 어떻고, 그 나라사람들의 종족에 관해선 알 리가 없었다. 르완다라는 작은 나라에 대해 알 기회가 없었고, 별로 관심이 있는 나라도 아니였기 때문이었다. 르완다가 후투족과 투치족으로 나뉘어 종족간의 다툼이 심했다는 사실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알았다.
이 책은 당시 대학살에 대해 비판을 한 것도, 그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써내려 간 것도 아니다. 이 책의 저자인 임마꿀레는 당시 욕실에 숨을 죽이고 살았으므로 바깥 상황도 몰랐을 것이다. 이 책은 단지 그녀의 개인사를 적은 인물서일 뿐이다. 르완다의 내전, 대학살에 대해 알고 싶었던 분들은 실망을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면에서보다 임마꿀레, 그녀의 개인사를 적은 책이다. 소소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은 그 당시의 상황을 적어나간 그녀의 상황을 낱낱이 적은 책이다. 그 속에서 그녀의 지혜와 인생관을 알 수 있는 책이였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이 책은 후투족이 투치족을 대학살한 사건을 바탕으로 임마꿀레가 겪었던 이야기들을 써내려 갔다. 참혹한 대학살 속에서도 하느님께 기도를 하던 임마꿀레가 후에 생존자로서 그 당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쓴 책이다. 참혹한 이야기이면서도 슬픈이야기들 속에서 사람들의 배신과 잔인함을 알 수 있는 책이였다. 사람들이 얼만큼 잔인해 질 수 있는지에 대해 너무 슬프고 담담하게 써내려 간 임마꿀레는 한 인간으로서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대학살. 이라는 끔찍한 현실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임마꿀레. 그녀가 이젠 생존자로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었다. 희망이란 게 얼마나 큰 힘을 부여했는 지는 그녀가 아닌 이상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하느님께 매일 기도를 하며, 자신은 살 수 있다는 , 다시 평화로운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 하나로 버텼던 그녀.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깃든 이 책. 매우 아름다운 책이였다.
후투족이 바퀴벌레라고 말하던 투치족 중 한 사람인 그녀는 너무도 쉽게 그들을 용서했다. 후에 몇 년이 지나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 앞에서 울부짖었던 것처럼, 그녀가 만약 후투족들을 용서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억울함과 원망, 분노 등이 섞인 감정으로 후투족을 저주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악마라고 소리쳤던 후투족을 임마꿀레는 용서 했다. 용서하므로서 자신이 조금이나마 그때의 악몽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가 용서를 하지 않았다면, 이 책은 단지 후투족을 비판하고 대학살에 대해 낱낱이 파헤친 형식적이면서도 아름답지 못한 책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대학살, 죽음, 희망, 용서. 이 단어만으로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책이다. 끔찍한 대학살 속에서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희망을 가진 그녀.자신의 친구들과 가족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악마들마저도 용서하는 그녀는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그녀가 쓴 이 책은 너무나 아름답고 따뜻하면서도 한 편으론 잔인한 인간의 내면을 알 수 있게 한 책이였다. 용서라는 단어가 이렇게 따갑고 슬프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이 책을 우스꽝스럽게 여겼다면, 당신은 분명 후회할 것이다.
"당신을 용서할게요."-p.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