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고 싶은 일본소설 베스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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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유희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유명한 점성술 살인사건의 작가 사마다 소지의 학국 번역 두번째 작품. 아직 그의 작품을 보지 못했지만, 그의 작품에 대한 감동은 이 책에서라도 받으면 될 것이리라.
에흐예 아쉐르 에흐예를 아시나요? 그는 야훼,여호와 즉 구약성서에서 나오는 유일신을 뜻한다. 그는 나일강을 피바다로 만든 잔인한 신이다. 이는 이 책의 마신을 뜻하는 것이다. 잔인한 살인의 광기에 미친 그는 살인자와도 같다. 그의 존재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낳는다. "이 땅의 마신이 그해에 네스 호반의 마을에 상륙한 것만 같았어. 호수의 상공에 마신의 포효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동을 해서 그 지역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지."-p.17
웁살라대학의 동료들에게 자신이 겪은 기이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평화롭던 네스 호 근처의 한적한 마을 티모시에서 발생한 연쇄토막살인사건. 이 이야기의 가장 큰 타이틀이다. 하늘에서 오로라가 춤추는 가운데 비춰지는 하나의 형상. 그것은 사람이다. 사람이긴 하나, 얼굴만 덩그러니 개의 몸에 꿰매어져 매달려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마신이 돌아왔다고 한다. 과연 이 끔찍한 살인을 저지를 의문의 마신은 누구일까?
한 마을에서 차례로 60대의 여성이 죽어간다. 그들의 공통점이라곤 60대의 여성이라는 것. 그 외엔 티모시마을에 살고 있었다는 것밖에 없었다. 그들은 몸과 머리 팔과 다리가 다 토막이 난 채로 발견되었다. 하지만 그 토막난 몸체의 단면은 매끄럽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손으로 잡고 찢어낸듯한 단면. 정말 강력한 힘을 가진 마신이 저지를 범행일까?
이 책을 읽다보면 말도 안되는 부분들, 사건의 전개가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 곳곳의 그런 부분들은 사마다 소지의 실수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일 것이다. 이 책 하나하나의 우리가 예사스럽게 넘어간 부분 마저도 하나의 미스테리가 숨어있다. 처음 시작되는 프롤로그마저도 하나 버릴 수 없는 퍼즐조각이였다. 프롤로그를 단지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면 사맘다 소지의 치밀한 퍼즐 중 하나를 놓치는 격이 되버린다. 이 의외에 사마다 소지가 떨어트려 놓은 퍼즐 조각들을 버리지 않고 짜맞출 수 있어야 한다.
프롤로그로 시작을 해서 이루어진 총 3장의 이야기. 뜬금없이 1장과는 달리 사건이 전환되는 2장. 사마다 소지는 빈틈을 남겨두지 않았다. 사건과는 상관이 없을 것 같은 1장과 갑자기 뜬금없는 사건의 전환으로 사람을 혼란케 하는 2장의 부분도, 그는 결코 문장 하나 헛되이 쓰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끝내 한 살인자의 복수극으로 끝이 나지만, 곳곳에 사람을 경악케 하는 반전들과 잔인한 살인의 묘사 등. 그는 정말 치열했고 마치 자신이 살인자가 되어 살인자일기를 쓰는 듯 했다.
미타라이 기요시. 이 안에서 그려진 그는 조금은 어리둥절한 탐정이었다. 그는 분명 천재였고, 대단한 탐정이었지만 기가막힌 반적의 결말을 본다면 그가 이 책 안에서의 존재감이 별로 없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미타라이 기요시가 아닌 또 다른 주인공 로드니 라힘의 독백부분은 지루했지만 그 또한 이 사건의 단서가 되었다. 그의 독백부분을 통해 마신이라는 존재가 더 끔찍한 광기으 살인자가 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 후련함과 아쉬움이 남았다. 분명 교묘한 트릭과 거듭되는 반전으로 인한 후련함이 남았지만, 이 끔찍한 살인이 너무도 쉽게 끝났음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미타라이 교수가 풀어나간 이 사건의 결과와 너무도 다른 추리들에 속아넘어 가긴 했으나 많은 양의 사건이야기에 비해 결말은 너무 짧았다. 분명 훌륭한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았다. 어쩌면 그 아쉬움이 좋은 작품을 벌써 다 읽었다는 아쉬움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