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천박한 작자들일수록 바람만 조금 바뀌어도 큰소리를 내거나 기가 죽어 버리거나 하는 것이다. - P88
"어떤 사람들한테 사랑이란 그렇게 아주 사소하고 쓸데없는 데서 시작되는 거야. 그런 게 없으면 시작되지가 않아." - P138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그렇게 죽어 가는 거야. 천천히 죽음의 그림자가 생명의 영역으로 파고들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아무것도 안 보이는 어둠이 깔렸고, 주변 사람들도 산사람이 아니라 죽은 사람으로 바라보는 상황. 그런 거 정말 싫어. 절대로 견딜 수 없어, 난." - P139
죽음은 삶의 대국이 아니라 그 일부로 존재한다.말로 해 버리면 평범하지만 그때 나는 그것을 말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공기 덩어리로 몸속에서 느꼈다. 문진 안에도 당구대 위에 놓인 빨갛고 하얀 공 네게 안에도 죽음은 존재다. 우리는 그것을 마치 아주 작은 먼지 입자처럼 계 속으로빨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다.그때까지 나는 죽음이란 것을 완전히 삶에서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로 이해했다. 다시 말해 ‘죽음은 언젠가 우리를 잠아 챌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자면 죽음이 우리를 움켜쥐는 그날까지 우리는 죽음에게 붙잡히지 않는다‘라고. 그것은 나에게 너무도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었다. 삶은 이쪽에 있고 죽음은 저편에 있다. 나는 이쪽에 있고 저쪽에 있는 게 아니다.... 삶의 한가운데에서 모든 것이 죽음을 중심으로 회전했다. - P4
「이중플레이를 상대할 땐 말이야, 완벽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이점(利點)을 추구해야 돼」 - P276
「사람마다 동정할 수 있는 마음의 용량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만약 우리가 그런 동정심을 사소한 것에 다 모두 써버린다면 우리는 정말 중요한 일,그러니까 세상의 이치라는 핵심에는 접근하지 못하게 돼. 나의 이런 생각을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 P297
「예술가는 근본적으로 상치되는 두 가테이블의지 사항을 서로 조화시켜 굴러가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런예술가로 누가 생각납니까?」「스콧 피츠제럴드.」 스마일리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속으로 블랜드가 빌 헤이든을 의중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그래요. 피츠제럴드도 인생의 한두 가지 측면을 알고 있었지요.」 - P224
「퍼시 말인가? 카를라가 아니라면 누구겠나? 하층 계급의 출신이 상류층의 자원을 갖게 되면 반드시 비열한 자가 될수밖에 없어. 퍼시는 카를라에게 매수된 거야. 그게 유일한 설명이야.」 - P232
「부하들의 지혜를 빨아먹고 사는 것 - 어쩌면 그게 요즈음에 통하는 리더십인지도 모르겠네.」 - P42
「법학 공부는 신통치 않았지만 외국어 실력은 아주 결정적인 도움이 되더군요. 시인들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는종이를 다 펴놓고서 고개를 쳐들더니 씩 웃었다. 「외국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또 다른 영혼을 소유하는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 P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