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가 아푸다.. ㅠㅠ
1년 365일 한결같은 철통 위장을 자랑하는 내가 이렇게 위가 아플 리가 없는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남들 다 식중독 걸려도 나는 멀쩡해야 정상인데 말이다.
물론 내게도 위염이라든가 위경련 등을 앓던 야리야리 신경성 시절이 있긴 했었지만 그런 날들은 어느덧 머나먼 과거지사로 흘러가 버리고, 다시금 돌이라도 씹어 소화시킬 수 있을 듯한 청소년기 밥통이 되었었는데..

음, 돌이켜 생각해보니(바로 몇 시간 전인데 돌이켜 생각씩이나.. -_-) 엄마아빠 때문에 생긴 일인 것 같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니 집안 분위기 한번 싸아~하시고... 요리조리 눈치를 살펴보니 또 두 분이 한 판 뜨신 듯. 으윽, 이럴 수가.. 미적미적 놀다가 늦게 들어올 걸. 괜히 착한 척하느라 일찍 왔네. -_-

엄마 : "저녁 먹어야지."
나 : "엄.. 배 안 고픈데.. 안 먹어도..;;"
엄마 : "뭐샤? 니가 시방 저녁을 안 먹겠단 말씀? -_-+++"
나 : "아니, 안 먹어도 되긴 하지만, 왠지 오늘 저녁만은 꼬옥 먹고 싶다구..;;;;"

그러고는 둘러앉은 저녁 식탁. 오늘따라 동생 지지배도 늦는다. 하긴 걘 저녁 식탁에 나타나는 일이 1년에 두어 번 있을까 말까지만. 엄마의 다이어트 발작이 다행히 한 풀 꺾인 뒤라 식탁에는 제법 단백질들이 즐비하다. 버뜨, 오후에 맛난 핫도그와 피자를 먹어준 관계로 전혀 배는 고프지 않고, 엄마랑 아빠는 서로 쳐다보지도 않은 채 내 앞으로 반찬들 밀어주기에 바쁘시고. 아따, 분위기 끝내주네. 내가 배만 좀 고팠더라면 얼매나 좋았을까아.

엄마 : "이것도 좀 먹어. 옆동 아줌마한테 배운 대로 해본 거야. 저건 할머니가 주시더라. 이 생선도 오늘 산 건데 맛 괜찮지?"
나 : "우걱우걱. 네. 쩝쩝. 응, 그렇네. 맛있어. -_ㅜ 허억, 더 먹어야 돼? ㅠㅠ"
아빠 : "........"

결국 엄마와 아빠 둘만 저녁 식탁에 앉게 했다가는 보나마나 2차전, 3차전이 벌어질 게 뻔하므로, 착한 딸이 한 몸 희생하야 식탁머리에서 온갖 오버액션을 다 해가며 엄마 눈치 보면서 밥 한 숟가락 더 먹고, 아빠 안색 살펴가며 과일 한 조각 더 먹고 하느라 지금 이 모냥 이 꼴이 되어 헉헉거리고 있는 거다. 불쌍한 것.. 쯔쯔.

아, 근데 심각하게 아프다. 약 먹어야 되나? 활명수는 맛없는데..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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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5-27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저런저런, 두분 사이 좋아지셔서 억지로 밥 먹는 일이 없어야할텐데...소화제 없나요?

starrysky 2004-05-27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라이카님. ^^ 뛰어가서 훼스탈 2알 먹고 왔어요. 이제 괜찮아지겠죠. 글구 저희 엄마아빠는 하도 자주 투닥거리셔서 뭐 그러려니.. 저희가 알아서 기면 되요. 흐흐.

starrysky 2004-05-28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새벽별을 보며님? ^^ 이렇게 들러주셔서 감사해요.
걱정해주신 것도 눈물 나게 감사하고요. ㅠㅠ 약 먹고 조금씩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새벽 두어 시까지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금식할라구..하는데 지금 배고파 죽겠어요. -o-
앞으로 자주 뵈어요~ ^^

밀키웨이 2004-05-29 0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까지 끼면 완전 별판이로군요 ^^
스타리님 지금도 아프시면 안되는디...

starrysky 2004-05-2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완전 별들의 고향이어요. ^-^
저 이제 하나두 안 아파요. 점심 저녁 씩씩하게 다 먹고 맥주까지 한 캔 마셨는 걸요. 크하하~ (술취한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