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서재를 떠돌다 보니 올 한해의 독서 목표량을 세워놓고 꾸준히 체크를 해나가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 간혹은 마태우스님처럼 술 마시는 목표를 세운 분도 있지만.. 흠흠.
그런 분들이 대개 목표로 잡은 양은 1년에 100권.
아무래도 회사 다니면서, 일 하면서, 살림 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열심히 책을 읽는 분들이니 가능한 최대치가 대략 100권 정도로 나오나 보다. 하긴 1년에 100권이면 1달에 8~9권, 1주일에 2권씩은 꼭꼭 읽어줘야 가능한 양이다.
나는 재작년에는 120권 조금 넘게, 그리고 작년에는 150권을 넘게 읽었다. 원래부터 독서의 질보다는 양에 연연하는 소인배인지라 연말이 다가와 점검해봤을 때 그 한 해 읽은 책 권수가 생각보다 적으면 무지 초조해지곤 한다. 근데 올해는 초반부터 정말 싹수가 노랗다. 3, 4월에 너무 바빠 잠잘 시간도 없었기 때문에 책을 거의 못 읽은 것. 2달을 쌩으로 날리고 나니 왠지 책이랑 거리가 무지 멀어진 기분이다. ㅠㅠ 그래서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생기자마자 알라딘 서재질을 시작했다(사흘 전부터). 이렇게라도 해서 책향기를 좀 맡고, 책을 사랑하는 분들 옆자리에 슬쩍 끼어들어 자극을 왕창 받으려는 심산이다.
근데 자극을 받아도 그 여파가 오래 가지 않는 느긋한(좋은 말로 해서 '느긋'이다) 성격이라 실천으로 잘 옮겨지지가 않는다. 비공개로 숨겨놓은 페이퍼에 독서 일기장이 있긴 하지만 멈춰선 지가 넘 오래라 다시 진도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누가 나를 마구 꾸짖어 뒤통수를 심하게 내리치는 자극을 줬으면 좋겠다.
책 좀 읽고 사람 좀 되라고. 그리고 공부 좀 하라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