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늘의 편집팀 회식 계획은, 그렇게 맛있다고 장안에 소문이 자자한  교촌치킨을 시켜먹고, 어딘가에서 생긴 '집에서 담근 포도주'를 보졸레 누보 대신 마시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촌치킨은 배달이 여의치 않아 둘둘치킨으로 바뀌고 -_-;; '집에서 담근 포도주'는 맛이 좋았으나 지나치게 취하는 감이 있어, 결국 호프로 직행.

오늘의 대화는 각종 연예인과 결혼한 친구들과 서로에 대한 애정어린 비유 - 푸른 곰팡이가 핀 따뜻한 식빵, 가령 -, 혹은 우리 직업과 비교했을 때 다른 직업에 대한 분석 - 몇십년째 3월이면 집합, 4월은 수열, 9월은 함수라는 고등학교 수학교사는 과연 힘들겠다거나 - 등으로 점철되었다.

바람이 찬 추운 하루는 이렇게 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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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a 2003-11-22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적을 수 없는 오늘의 경쟁사 투데이 하나, 경쟁사에도 블로그가 올라갔다. 아직 미흡한데도 마이페이퍼를 일찍 올린 이유를 이제 다른 분들도 알아주시려나. 그나저나 블로그 가지고 경쟁을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급하기도 하고... 후후. 뭐 그런저런. 이런저런.

요다 2003-11-2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른 곰팡이가 핀 따뜻한 식빵...
아부는 절대 아니라구(요)!

_ 2003-11-22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경쟁사가 너무 따라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는데, 덕택에 예상치 못했던 출혈이 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경쟁사의 블로그(?)를 한번 접해 보았더니 전체적인 면은 깔끔해 보이지만 막상 여러 글들과 기능들을 이용하려 하니 산만하더군요. 알라딘이 훨 낫습니다라는 결론을.;;

zooey 2003-11-23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부가 아니면 욕이란 말인가! 그래요. 전 식빵이어요. 흑흑. (말투와 사람됨?의 차이에 대해선, 사실 대학 때부터 많이 듣던 이야기였음. 헤헷.) 근데 곰팡이가 핀 식빵과 식빵에 핀 곰팡이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로군요.;
 

복은 지리가 맛있다고??? 한마디로 쪽바리같은 소리다. 한국에서 복이 본격적으로 요리되기 시작한 것이 60년대 후반부터 여기저기 생겨나기 시작한 일식집 주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복요리에 대해서는 일본 풍의 맛과 멋을 기대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기는 하다. 하지만 맛에 관한 취향이랄까... 이런 면에서 한국의 – 특히 삼남지방의 – 것과 일본의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이건 된장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걸로 ‘미소시루’라는 국을 끓인다. 그 김밥집에 가면 주는 허여멀건 국이 이거다. 핵심은 바로 이 ‘허여멀건’에 있다. 국을 하도 싱겁게 끓이기 때문에 도무지 한 숟가락의 양으로는 맛의 감이 전혀 안 온다. 그래서 어떻게 하느냐? 한번에 많은 양을 먹기 위해서 그릇째 들고 마신다. (이걸 보고 쪽바리들 교양없다고 하는 양반님네들이 가끔 계신데... 오바다!) 어쨋든 싱겁고 약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무슨 짓을 하느냐? 된장으로 거의 국 안 끓여 먹는다. 찌개 끓인다. 그것도 국자로 팍팍 퍼넣고 바글바글 끓여서 뻑쩍지근하게 먹는다. 한국에서 된장찌개 1인분 끓이는데 들어가는 된장이면 일본에서는 된장국 100인분 끓인다. 한국! 강하고 쎄다.

복요리도 그렇다. 일본식이면 맑게 끓이는 게 어울린다. 어디까지나 가쓰오부시로 기본 육수를 내어 맛과 향을 더해 주는 선에는 그친다. 딱 거기까지가 약하지만 담백하고 가볍지만 뒷맛이 남는 것을 추구하는 일본의 맛이다. 그리고 이런 일본의 맛을 살리기에 가장 좋은 재료가 복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이 맛이 마음에 안 든다. 뭔가 허전하다. 복이라는 재료가 가진 맛의 뼈골까지 다 후벼파고 삭신을 다 쑤셔서 마지막 남은 맛 하나까지 다 빨아먹었다는 생각이 안 든다. 뭐랄까... 복은 원래 독이 있는 생선인데... 웬지 유순하게 길들여진 애완용 복을 요리해 먹은 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나는 한국식 복 매운탕이 좋다. 복 대가리 우려낸 국물에 빨간 고추가루 – 아! 물론 고추도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긴 하다. 빠가야로! – 팍팍 치고 콩나물 듬뿍 넣고 바글바글 끓여낸 그 국물이야말로 진짜 복의 독과 골수까지 우려먹는 것 같다. 첫 맛은 강하게 딱 때려주고 뒷맛은 시원하게 스르르 불어지는, 이런 게 악녀의 피와 천사의 살을 동시에 가진 복의 진짜 맛이 아닐까 싶다.

먹으면 영혼이 한 50% 쯤 구원받은 느낌이다. 나머지 50%는 물론 소주와 사람들이 구원해 준다.

부산복집은 지하철 충무로역 5번 출구로 나와서 대략 150미터정도 직진하다가 극동빌딩 못가서 골목으로 우회전한 뒤, 국민은행 충무로점 쪽으로 좌회전하면 오른편에 바로 보인다. 바로 앞에 그 유명한 대한민국 죽 2대천왕인 ‘송죽’도 있다. 참, 복매운탕은 9천원이다. 국물 조금 남겨서 꼭 밥을 볶아 먹도록. 그거 안 먹고 오면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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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a 2003-11-2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joogong 님의 필설은 한마디로 오바로 시작해서 오바로 끝맺는 수미쌍관의 미덕이 돋보이는 것이 아닌가. 감동 먹었다. 복 안 먹어도 될 것 같다.
 
 전출처 : michelle > 아니 아르노 (Annie Ernaux)

Annie Ernaux
1940년 프랑스 릴본느 출생. 현재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첫 작품 <빈 장롱>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후 <얼어붙은 여자>, <어떤 여자>, <단순한 열정>, <밖에서 쓰는 일기>, <아버지의 자리> 등을 발표. 여성의 섬세한 심리와 가족, 출산, 사랑 등에서 나타나는 내면적 갈등을 잘 묘사.

 







1. 단순한 열정  *****
2.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
3. 부끄러움
**
4. 포옹(단순한 열정의 남자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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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a 2003-11-20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러움>은 별 세개는 되는 것 같은데 -.- (절대로 내가 리뷰 쓴 책이라고 두둔하는 거 아님! -_-;;;; 덥다...) 아무튼 아니 에르노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눈을 뗄 수 없는 작가이다. michelle 님의 말처럼 갈등의 근원에 대한 포착에 강한 작가이다.
 


2003년 7월,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새벽 일출직전. 정글은 무서웠고 유적은 안타까웠다. 나는 더없이 초라했다. 패키지로 가는 게 아니었는데. 아무튼 앙코르 여행은 아쉬운 점이 많다. 안타깝게.

 

 

 

 

다음에는 <왕도로 가는 길>과 [화양연화]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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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정수는 고독이고 말고.

나야 평소에도 대인기피증에 가깝지만 여행에선 더 하지.

어차피 나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나를 잊어버리려고 가는 것이 여행인데, 고독말고 필요할 동반자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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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0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arla 2003-11-20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라이카, 사진기라고 생각했는데 서재를 보니 역시나 스푸트니크의 라이카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