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미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엽서 크기의 '작품'이다.
비록 낙관은 없으나, 이미 20년이 훨씬 넘은, 제법 오래 된 작품이다.
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준 이는 나보다 두어 살 많은 선배였는데,
지금 안양 어느 대학교 안에서 가가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처음 이 글을 받고 그 뜻은 몰랐으나 글씨가 아름다워 좋았다.
차츰 시간이 지나 저 글의 뜻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얕은 지식으로 저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하다가 
문득, 오늘 인터넷을 검색해서 그 뜻을 알아냈다.

먼저, 저 글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於阿於阿 我等大祖神 大恩德
倍達國我等皆 百百千千年 勿忘
於阿於阿 善心大弓成 惡心矢的成
我等百百千千人 皆大弓弦同善心 直矢一心同
於阿於阿 我等百百千千人 皆大弓一 衆多矢的貫破
沸湯同善心中 一塊雪惡心
於阿於阿 我等百百千千人 皆大弓堅勁同心
倍達國光榮 百百千千年 大恩德 我等大祖神 我等大祖神

이 글은 '어아가'라고 하는데, 인터넷에서 찾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아어아 우리성주 은덕높은 배달나라
백천만년 우리들이 잊지마세 잊지말아
어아어아 우리모두 착한마음 활줄되고
악한마음 과녁되니 바른대로 바로하세
어아어아 우리모두 화살처럼 악심뚫어
열량같이 선심뭉쳐 옳게살고 옳게살아
어아어아 우리모두 화살같이 곧은마음
배달나라 광영일세 영원토록 길이길이



위의 글에 관한 해석을 다음과 같이 한 경우가 있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애족(愛族) ․ 애국(愛國)의 <어아가(於阿歌)>이다. 단군조선 2세 '부루'때 불렀던 배달민족의 나라사랑을 일깨우는 '얼노래'이다. 한문으로 표기돼 있는 원문(상)을 현대어(하)로 의역해 풀이한 것이다. 고조선의 유민을 모아 나라를 세운 고구려는 단군조선을 다시 재건한다는 개국정신에서 출전시 이 노래를 부르게 해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우게 했다. <어아가>는 1363년(공민왕 12) 고려 말 문신 행촌 이암(1297~1364년)이 저술한『단군세기』에 나오며 1911년 사학자 계연수(?~1920년)가 편찬한『환단고기』의 <단군세기>편에 다시 수록돼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 단군(檀君)을 교조로 한민족 고유의 하느님을 믿는 대종교는 선의식[祭天(제천)]을 비롯한 교(敎)의 모든 의식에 얼노래(신가)를 사용한다.


헌데, 저 해석이 정확하지 않아보여 다른 곳을 더 검색하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왔다.

[於阿歌(어아가)] 
於阿於阿 我等大祖神大恩德(어아어아 아등대조신대은덕): 
어아어아 우리의 한배님 큰 성주 큰 은덕

倍達國我等皆 百百千千年勿忘(배달국아등개 백백천천년물망): 
한배님 나라인 배달나라 우리 모두에게 수백 수 천 만년 그 은덕 잊지 맙시다

於阿於阿 善心大弓成 惡心矢的成(어아어아 선심대궁성 악심시적성): 
어아어아 착한 마음으로 큰 활을 만들어 악한 마음은 화살로 맞추어 없애소서

我等百百千千人 皆大弓絃同善心 直矢一心同(아등백백천천인 개대궁현동선심 직시일심동):
수백 수천 수 만 명의 우리의 한배님 사람들이여 
모두 착한 마음이 큰 활의 시위 같이 울리어 
곧은 화살과 같이 모두 일심이 되게 하소서  

於阿於阿 我等百百千千人(어아어아 아등백백천천인): 
어아어아 수백 수천  수 만 명의 우리의 한배님 사람들이여

皆大弓一衆 多矢的貫破(개대궁일중 다시적관파): 
모두가 큰 활과 같이 많은 무리가 하나로 모여 
많은 화살들이 악한마음을 꿰뚫고 파괴하여 

沸湯同善心中 一塊雪惡心(비탕동선심중 일괴설악심): 
착한 마음들은 물을 끓이듯이 하여 악한 마음을 하나의 흙이나 눈이 녹는 듯이 하소서

於阿於阿 我等百百千千人(어아어아 아등백백천천인): 
어아어아 수백 수천 수 만 명의 우리의 한배님 사람들이여

皆大弓堅勁同心 倍達國光榮(개대궁견경동심 배달국광영): 
모두 큰 활과 같이 단단하고 굳세게 마음을 뭉쳐서 
한배님의 배달국을 빛나고 영화롭게 하여

百百千千年 大恩德(백백천천년 대은덕): 
수백 수천 수 만년동안 큰 은덕을

我等大祖神 我等大祖神(아등대조신 아등대조신): 
우리의 한배님들이시여 
우리의 한배님들이시여 즉 한인님과 한웅님들이시여 
큰 성주 큰 은덕을 영화롭고 빛나게 해주소서

                                      [桓檀古記의 檀君世紀(한단고기의 단군세기)]

위의 내용이 좀 더 원문에 충실한 듯 하다.
그렇다면, 내가 받은 작품의 내용은 위에서 찾은 '어아가'의 일부였던 것이다.
헌데, '어아가'라고 소개한 이 작품의 근거가 바로 '한단고기'인데, 이 책의 정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장이 있다.

http://orumi.egloos.com/3390711#3390711_1

즉, '한단고기'는 유사역사학의 산물이며, 날조와 조작된 사이비 역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아가'라는 것도 현대에 창작된 작품이라는 말인데...
내가 가지고 있는 작품의 궁금증은 풀렸지만, 더 큰 의문이 나타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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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앞서가기 위해

 

대도시처럼 인구가 밀집한 곳을 제외하면, 농촌에서 행정 단위로 적절한 크기는 ‘면(面)’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양평군의 경우, 면 하나의 평균 인구는 약 5천-6천 명 정도. 면에 속한 마을(리)은 약 12개-18개 정도라고 봅니다.
우리 서종면은 18개 마을이 사이좋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마을 총회에서 선출된 이장들은 ‘이장협의회’를 구성하여 마을과 면의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면(面)에는 공식 행정기관인 ‘면장’과 ‘면사무소’가 있습니다. 각종 예산을 집행하고, 군(郡)의 정책을 집행하는 공식 국가기구입니다.
이장은 마을을 대표하여 면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마을의 발전, 민원, 사업 등을 진행할 때, 마을을 대표하여 면과 교섭하고 책임을 갖고 추진하는 사람입니다.
이장은 우선 자신이 속한 마을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또한 면 전체의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을과 면은 따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면 전체가 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이장협의회’의 역할이고 면에 있는 많은 단체들 가운데 자타가 인정하듯 ‘이장협의회’의 위상이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도 면민의 총의를 받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렇듯 중요한 노릇을 해야 하는 이장과 그 모임인 ‘이장협의회’는 면의 발전과 주민 화합을 위해 한 발 더 앞서나가야 할 필요와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 스스로의 실력을 키우고, 능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만이 마을과 면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겠습니다만,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도구를 이용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문서를 다루고, 기록해야 할 업무가 많아지면서 이장의 역할이 예전보다 다양해 진 것이 사실입니다.
마을의 대소사를 챙겨야 하고, 마을의 크고 작은 사업을 진행해야 하고, 마을에서 발생하는 각종 민원을 처리해야 하고, 면과 농협 등에서 내려오는 각종 공문을 일정에 맞춰 처리해야 하는 등 이장의 역할은 상당히 많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려면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 꼭 필요하고, 업무를 효율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꼭 이장의 업무 뿐 아니라, 이제 일상에서 컴퓨터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컴퓨터의 활용이 필수라고 인정하면서도 선뜻 접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배우기가 어렵기도 하고, 이장 업무를 하면서 또한 농사도 지어야 하는 등 일이 많아서 딱히 컴퓨터를 배울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장이 마을 주민보다 한 발 앞서나가야 하듯, ‘이장협의회’가 면에서 한 발 앞서나가야 한다면 이장들의 노력은 현재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장들이 스스로 실력을 키우고, 마을과 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 면이나 군에서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듯 우리 면과 마을을 도와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배움에는 때가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필요하면 배워야 하고, 배워서 써먹어야 합니다.
단지 컴퓨터를 활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마을과 면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합니다. 정부에서는 각 마을, 면, 군마다 개성 있고 잘 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산촌생태마을’, ‘정보화마을’, ‘녹색농촌마을’, 팜스테이 마을‘ 등 농촌이 잘 살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이장을 비롯한 마을의 지도자들이 정부의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발적으로 마을의 발전을 위한 전략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말을 개울까지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는 것은 말 스스로 해야 합니다. 정부의 지원이 다양하게 있지만, 그것을 우리 마을로 끌어와 주민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것은 바로 이장의 능력이고, 면 전체의 발전을 생각하는 ‘이장협의회’의 능력일 것입니다.
농협에서는 마을 지도자의 능력을 향상하고, 전국의 마을 지도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 ‘농촌사랑 연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 단위로 이런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이장을 비롯한 마을 지도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정배2리 이장 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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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면은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자연 환경이 잘 보전된 지리적 특성을 갖춘 천혜의 지역입니다. 양평군이 생태, 환경 지역으로 발전 방향을 갖추고 유기농과 친환경 농산물을 기본으로 하는 농업과 문화, 예술의 면모를 갖추는 지역으로 나아가는 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서종면 역시 친환경, 유기농업과 함께 지역 문화의 활성화, 문화 기반을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농촌은 기본 단위가 ‘마을’이기는 하지만, 생활 영역은 주로 ‘면 단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합니다. 특히 지역에서 작은 일이라도 하다보면 면 전체의 동향을 듣게 되고, 면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자주 접촉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낯을 익히고 인사를 하게 됩니다.

서종면은 서울로 대표되는 도시민의 유입이 많은 곳입니다. 도시에서 살다 서종면으로 이주하는 가구는 그 이유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모두 ‘서종면’이라는 한 지역에 모여 살게 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흔히 ‘원주민’과 ‘이주민’으로 부르며 보이지 않는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주민’은 ‘원주민’이 텃세를 부린다고 하소연하고, ‘원주민’은 ‘이주민’이 돈 있고 많이 배웠다는 것을 내세워 유세를 한다고 하소연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원주민’과 ‘이주민’은 서로 사이좋게 어울려 문제없이 잘 살아갑니다. 어디나 할 것 없이 사람 사는 곳에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크고 작은 문제 없는 마을이 없을 것으로 압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농촌에 살면서 농사를 짓는 사람과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또한 농사를 짓는 사람의 연령대 역시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른 지역도 그렇겠지만, 서종면도 노인의 인구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도시에서 이주하는 분들의 연령이 비교적 낮아서 전체 평균 나이가 적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만, 특히 ‘원주민’ 가운데 노인이 많고, 농사를 짓는 분들 가운데 노인의 비중이 높습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대부분 노인이라는 점이 문제의 심각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현재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전통적인 농촌 생활을 했던 마지막 세대입니다.

연세가 너무 많은 분들은 농사 일을 하지 못하고, 농사 일을 하는 세대는 ‘관행 농법’에 의존해 변화하는 농업 기술과 농업의 미래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젊은 농부는 새로운 농업 정책과 농업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농사를 지으면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될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는 여전히 ‘농사’를 하찮은 노동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다 힘들면 ‘시골가서 농사나 짓지’라고 쉽게 말하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 없는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농사’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의 농촌과 농업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다행히 우리 농촌은 새로운 농업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도전 정신을 갖고 앞서서 뛰는 젊은 농부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 마을에 살면서 도시 이주민들 가운데 농사 지을 땅이 없거나, 농사 짓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농촌에서 농사를 하지 않는다면 농촌 공동체가 건강하게 꾸려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농촌은 도시와 달리 마을 단위의 공동체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애경사에 서로 부조를 하고, 마을 부역, 행사, 잔치, 장례 등의 큰일에는 마을 전체가 힘을 모으는 아름다운 전통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도시에서 살다 들어 온 사람들은 이런 전통이 단절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농촌 공동체를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 마을에서 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기를 권합니다.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원주민’들은 대개 땅이 있거나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주민이 마을에 들어왔을 때, 마을에서 땅을 마련해 이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한 예로, 어느 마을에 들어 와 사는 이주민이 있었는데, 농사를 지을 만한 자기 땅이 없어서 손바닥만한 마당에 상추나 심어 먹고 있었는데, 마을 이장이 농사를 짓던 땅에서 밭 한 뙈기를 나눠 주었습니다. 뭐든 심어 먹으라고 내 준 것이지요. 그곳에 고추모 한 판을 심을 수 있었고, 고추모 한 판에서 가을에 몇 푸대의 붉은 고추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온 이주민들은 농사를 지을 줄도 모르고, 엄두를 내지도 못하지만, 논이며 밭에서 나날이 자라는 채소를 보면 은근히 욕심이 나게 마련입니다.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이 자기가 짓는 땅에서 한 뙈기만 떼어 주고 고추며 무, 배추 등을 심어 먹으라고 하면 서로 가까워지는 계기도 되고, 이주민이 쉽게 마을에 적응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며, 농촌 공동체를 실현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을 주민들 각자가 나서서 하기는 어려울테니 마을 이장과 개발위원회 등에서 앞장 서 적절한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을 하늘처럼 여기고 살면서도 정작 농사를 천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농사를 오래 지은 사람은 지도자가 되고, 이제 도시를 벗어나 농촌에 정착하려는 이주민은 농사를 배워가며 자연의 섭리를 깨우치는 농민의 마음을 이해하며 서로 융화하고 돕는 이웃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농촌과 농업과 농사가 지금은 천대 받고 있습니다만, 농촌과 농업만이 한 나라를 살리는 근본이며, 뿌리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또한, 대농보다 중, 소농이 많아져야 합니다. 농산물은 직거래를 통해 제 값을 받아야 하고, 농부라는 직업이 외국처럼 중산층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존경받는 직업이 되야 할 것입니다.

 

정배2리 이장 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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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가는 기차 안에서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그리움이 짙게 배인 싱그러운 바람이 있는 추석 다음날 오전입니다. 좋은 벗이 있는 고향, 양평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은 기쁨으로 설레입니다. 마침 김용길 시인의 “양평”이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양 평

 

양평에나 갈까

아니 평양에

거기 눈빛 고운 아이를 찾아

시나 읊어주고

낚시나 할까

 

구름 그림자가 물로 들어서

싱싱한 물고기로 튀어오르고

아버지가 물가 저편에서

하하하 웃으시는 웃음이

쩔렁거리며

흔들려 오는

물많은 동네

 

란이는 이미 시집가고 없지만

피난온 아버지와 의형제 맺고

우리를 서로 맺어주기로 했다는

그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

어머니가 해주시는 채나물밥

소주한잔 걸치는 매운탕이 좋아서

마음이 적적할 때면 버스를 타고 가보는

또다른 고향

 

제일 추운 곳이면 어떠냐

평양에나 갈까

아니 양평에

물그림자는 하늘로 올라

아버지 얼굴이 되고

뚝뚝 듣는 그이를

내가 듣으리

 

넉넉한 마음으로 입석표를 끊고 객차의 끝에 자리를 잡습니다. 마침 내려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뒷자리도 한가롭고 바람은 나의 몸을 부드럽게 감돌고 지나갑니다. 덜커덩,하며 열차가 출발하고 나는 편히 자리를 잡고 앉아 기차가 지나간 자리를 바라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평행선 철로, 은빛으로 빛나는 두줄기 선이 무한히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기차를 따라옵니다. 철도 주변으로는 아직 푸르름이 가시지 않은 나무와 풀들이 부드러운 바람에 몸을 흔들고 전봇대와 전깃줄이 사열하듯 늘어서 있습니다. 지나치는 논밭 풍경은 가을의 절정을 알리는듯 탐스러운 황금빛으로 빛나고 팔당 유원지에는 나룻배가 여러척 색색으로 떠다닙니다.

평행선, 따라오는 철로를 보니 생각이 납니다. 아, 철길 아래로 한강의 상류가 푸르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열차는 벌써 세 개의 터널을 지나고, 저 멀리 산등성이에는 성묘온 사람들의 흰옷이 선명하게 빛나보입니다. 평행선, 뭔가 많은 의미가 있을 것만 같은 단어입니다. 서로가 그리워하면서도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사이를 두고 이렇게 말하던가요. 하지만 서로 만나지는 못해도 영원히 함께 갈 수만 있다면 그것도 큰 행복이겠지요. 사람은 어차피 완전히 하나가 될 수는 없는 존재일테니까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만 가면 양평입니다. 오늘, 그리고 이렇게 가슴 저리도록 싱그러운 날, 나는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눈물겹도록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참으로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나의 존재와 함께, 나와 함께할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감사함과 행복이 고루 함께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가 때때로 불행해지더라도 외면할 수 없는 자연과 삶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뜨거운 사랑을 할 것입니다.

은빛 철길이 여전히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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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대표한다?

 

해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라는 것을 한다. 미스코리아 뿐만 아니라 지방도시에서도 무슨 무슨 이름을 내걸고 젊은 여성들을 선발하는 대회가 꽤 많다. 남원의 ‘춘향이’, 영양의 ‘고추 아가씨’, 양평의 ‘산나물 아가씨’ 등 각 지방에서는 주로 특산물과 관계있는 것으로 젊은 여성들을 선발하는 대회를 갖고 있다.

젊고 아름다운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다. 누구나 젊은 시절을 보내기는 하지만 젊다는 것은 언제나 특권이고 그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또한 아름다운 여성은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한다. 외모의 아름다움도 사람의 눈과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아름다운 여성이란 그저 일상적으로 생활하면서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여성을 말하는 것이다.

올해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했다. 엄청나게 많은 - 무려 51명 -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웃고 노래하고 과감하게 노출을 한 채로 전국의 시청자들을 ‘즐겁게’해 주었다. 그런데, 이런 미스코리아와 같은 선발대회가 왜 있어야 하는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먼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주최하는 쪽의 말을 들어보자.

미스코리아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대표해서 외국의 미인선발대회에 나가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냈다고 한다. 또한 미스코리아는 외국의 국빈이나 귀빈들의 접대를 맡아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인다고 한다. 이 정도 이유이다. 더 어떤 일을 하는지는 나중에 말하겠다.

그렇다면 이만한 이유를 가지고 해마다 엄청난 경비와 시간을 들여가며 미스코리아를 뽑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미스코리아를 왜 뽑아야 하는지 궁금한 이유는 또 있다.

첫째, 미스코리아가 국민에게 어떤 존재인가? 앞에서 말한대로 외국의 귀빈이나 국빈에 대한 대접 정도라면 굳이 이렇게 거창하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같은 방식을 거치지 않아도 충분한 일이다. 그리고 외국의 미인대회에 참석하기 위한 국내 선발전이라면 역시 생방송으로 2시간 30분이나 공공전파를 낭비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둘째, 미스코리아의 기준이 무엇인가?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2시간 30분씩이나 낭비하면서 뽑는다는 미스코리아의 선발기준은 무엇인가? 아름다움? 육체적인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일게다. 키크고 서구적으로 생긴 여자들을 한국적인 여성이라고 선발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겉모습만을 보고 아름다움의 기준을 삼는 것은 더욱 옳지 않다.

이렇게 전혀 긍정적이지 않은 이유들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미스코리아라는 여성을 선발하는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보자.

앞에서 든 예처럼 외국에서 오는 귀빈이나 국빈의 접대에 미스코리아가 참석을 한다는 것은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미스코리아가 없으면 접대가 안되는 것인가? 외국인 접대에 반드시 미인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미스코리아라는 것이 결국은 접대부 정도의 위치밖에는 안되는 것인가? 서양에서 미스(자기나라)선발대회를 치른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꼭 따라가야 하는 법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방송국에서는 대대적인 홍보와 시설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생중계하고 있다. 그 이전에 이미 한달 이상의 준비기간을 갖는데, 이 과정에서 소비되는 막대한 비용은 완전히 소비되어 조금도 생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즉 물쓰듯이 써서 없애버리는 돈인 것이다.

예전에 어떤 미스코리아는 선발되고서 누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냐면, 바로 ‘미장원 언니’였다. 미장원이 미스코리아를 만드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는데, 미스코리아가 되고자 하는 젊은 여성들의 사고방식도 절대 건전하다고 볼 수가 없다.

소문이긴 하지만 미스코리아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몇 천만원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심사위원인 디자이너 아무개씨의 드레스를 맞춰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여성들의 허영심을 부추겨 거액의 돈을 낭비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라는 것이다.

또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극적인 대회이다. 성의 불평등 구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마치 국가가 공인한 듯한 성차별과 성상품화의 대회이다.

몇년전에 월간 「샘이깊은물」에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박수동씨의 삽화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수영복을 입고 나오는 젊은 여성들의 몸을 훓어보는 시선이 어디에 가장 많이 머물렀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자본주의적 상품화의 극대화된 표현이다. 돈만 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품으로 만들어버리는 놀라운 자본주의 세계에서 여성의 성은 매우 훌륭한 상품이다. 여기에 미개한 여성들-그들도 피해자임은 분명하다-의 적극적인 허영에 힘입어 수 천만 명의 시선 앞에서도 부끄럼없이 옷을 벗어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양가집 규수라는 여성들이.

다시한번 말하지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라는 것은 당장 없어져도 우리의 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고, 국가적으로도 하등의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그 방법은 얼마든지 따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겉모습만 보고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것처럼 사람을 기만하는 것도 없다. 그런 것을 보고 자란 어린이들이 허황된 꿈만 키우고 교양을 쌓기보다는 성형수술을 해서 얼굴만 예뻐질려고 하는 것이다.

오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나온 젊은 여성들 가운데서 바느질, 김치담그기, 간장다리기 등을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을까. 내가 보기에는 없다. 왜? 그들이 차림새를 보라. 화려한 치장, 긴 손톱, 늘 가꾸고 다듬지 않으면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하자면 부엌에서 보낼 시간이 없지 않겠는가?

아름다운 여성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름다운 여성은 보는 사람을 기쁘게 한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인공적으로 가꾸고 겉모습만을 꾸민 것이라면 그것은 아무런 가치도 의미도 없는 것이다. 차라리 못생겨도 마음씨좋고 음식솜씨 좋고 허영심없는 여성이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전파는 국민의 것이다. 즉,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이 국민의 것이라는 말이다. 방송국은 상업적 이익을 위하여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겠지만, 쓰레기같은 방송을 하면서 국민의 의식과 가치관을 더럽히는 것은 시청자와 국민을 모욕하는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진정한 미인을 뽑기위한 청문회를 마련하던지 아니면 이 따위의 쓰레기같은 미인선발대회를 하려거든 방송을 하지 말던지 아예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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