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례 감독의 세친구는 젊은 날의 초상과도 같다이땅에 태어난 젊은이라면 한번쯤 고민하고 거쳤음직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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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의 찬미]를 보고


 영화 [사의 찬미]를 보았다. 최근에 만들어지는 우리 영화의 수준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꼼꼼하고 성의있게 보고자 노력했다. 금년 여름에  발표된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은 흥행에서 크게 성공한 작품이었다. 우리나라의 작품 수준이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을 정도로  일정한 수준에 올랐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나의 기대는 영화를 보면서 점차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사실 [사의 찬미]라는 제목이 상징하듯이 내 기대에  만족을 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어느정도 내용과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리라 믿었다. 그것은 출연한 배우들을 보면 안다. 윤심덕으로 나오는 장미희,  김우진으로  나오는  임성민,  홍난파로 나오는 이경영, 이들 세 사람은 우리 영화계에서  인정받는 연기자들이다. 
 이렇듯 호화 연기자들이 출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졸작으로 여겨지는 까닭은 왜일까? 부족하나마 그 이유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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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쾌청한 날씨. 간단하게 물과 사과, 빵을 넣은 배낭을 메고 똥이와 함께 산으로 갔다. 이 마을에 들어온지 벌써 8년인데도 아직 중미산 정상을 올라가지 못했다. 참 많이 게을렀다는 생각이 들면서 중미산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집에서 약 2킬로미터 정도는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를 걸어야 한다. 아침 시간이라 다니는 자동차는 많지 않았다. 도로 옆에는 눈이 쌓여 있고, 도로 옆 계곡과 산비탈은 온통 가난한 나무와 흰 눈 뿐이다.

날씨도 그리 춥지 않고, 걸으니 땀이 났다. 서종면과 옥천면 경계를 벗어나 조금 올라가면 산행을 시작하는 등산로가 있다. 자동차 도로를 벗어나니 마음이 놓이고 발걸음이 편하다. 임도는 자동차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포장만 안 되어 있을 뿐, 다니기 좋은 길이다. 이 도로가 전부 눈으로 덮여 있었다. 햇살이 화창하게 빛나고 가끔 바람이 나뭇가지를 지나가는 소리가 마치 물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여러 종류의 새소리와 딱따구리가 나무 쪼는 소리도 들린다. 첫 번째 갈림길은 명달리 넘어가는 길과 중미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세 갈래 길이다. 이곳부터 중미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우리는 휴양림 쪽으로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가서 올라가기로 했다.

임도를 따라 한참을 더 올라가니 중미산 올라가는 직선 코스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중미산 휴양림 매표소 방향이 나온다. 여기서 똥이는 산에 올라가지 않겠노라고 했다. 결국 똥이엄마가 중미산 휴양림 매표소까지 차를 가져와서 똥이와 함께 중미산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먹고 내려가기로 했다.

혼자 산행을 시작했다. 갈림길의 시작부터 가파른 길이 시작되었다.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미끄럽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가파른 길 때문에 더 힘이 많이 들었다. 가다 쉬고, 가다 쉬고를 반복하고, 배낭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오르막 길을 힘겹게 올랐다.

정상 근처에서는 사과 한 조각을 꺼내 먹고, 충분히 쉰 다음 다시 올랐다. 정상은 곧 나올 듯, 보일 듯 하면서도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등산로 입구에서 한 시간을 올라서야 겨우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상은 갑자기 불쑥 나타났다. 솟아오른 바위가 접근하기 어렵게 보이는데, 이 바위를 올라서면 곧바로 정상이었다.

정상에 오르니 아무도 없다. 올라올 때도 오늘 생긴 발자국이 없어서 내가 오늘 처음 오르는 등산객임을 알 수 있었다. 정상 표지석 옆에 앉아 물을 마시고, 빵을 꺼낼 때 사람들이 왁자지껄 올라왔다. 단체로 두 팀이 더 올라와서 사진을 찍고 내려갔다.

중미산은 해발 834미터로, 여기 정상에 서면 멀리 용문산, 유명산, 청계산, 화악산 등 근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바람도 불지 않아서 한참을 정상에 앉았다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다른 코스를 택했다. 올라올 때 너무 가파른 길이어서 몹시 힘들기도 했지만, 같은 길을 다니는 건 지루해서 좋아하지 않아서다. 경사가 조금 완만한 곳을 택해 내려오는데, 이곳은 눈이 정강이까지 푹푹 빠졌다.

등산객의 발자국이 남아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지만 눈이 신발 속으로 들어가 몹시 차갑다. 신이며 양말이 금새 젖어 질벅거린다. 그래도 아랑곳 않고 눈속을 헤치며 내려왔다.

나무 사이를 지나는 바람소리와 새소리만 들릴 뿐, 산은 고요하다. 저 아래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가장 큰 소음이다. 눈 위에는 고라니, 멧돼지의 발자국이 남아 있지만, 낮에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집에 돌아오니 다리가 뻐근하다. 오랜만에 산행을 했고, 다섯 시간을 걸었으니 꽤 운동이 되었을 게다. 샤워를 하고 운동화를 빨아 널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동형이 아빠가 전화했다. 오늘 서울로 자전거 타러갔던 아빠들이 곧 도착한단다. 문호리로 내려가서 그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나도 함께 가자고 했지만 체력 때문에 거절하고 산행을 한 것이다.

올 여름에 제주도로 자전거를 타러 갈텐데 그때를 위해서라도 체력을 다져야 한다. 산행은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꾸준히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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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겨울날씨로는 드물게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햇살이 따뜻한 날이다. 이번 겨울에는 눈이 제법 많이 내려 도로의 아스팔트만

 

검게 보이고 산이며 논이며 밭은 여전히 하얀 들판이다.

어제부터 시작된 두통이 너무 심해서 아침부터 한낮이 될 때까지 침대에서 꼼짝도 못하고 잠을 잤다. 오후에 똥이가 택견을 가고, 집안으로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와서 조금 더웠다. 신선한 바람을 맞으려고 문을 조금 열어놓으니 상쾌한 겨울 바람이 들어와 정신이 조금 맑아지는듯 하다.

심하진 않지만 두통이 계속되고, 햇살은 눈부시게 따가워서 카메라를 들고 마을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마을은 조용하다. 노인들은 마을회관 노인정에 모여 있고, 느티나무 아래 컨테이너 도서관에는 젊은 엄마들과 어린이들이 모여 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아궁이나 나무 보일러를 때는 집에서는 굴뚝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나무 타는 냄새가 향긋하다.

마을을 둘러 싼 병풍같은 산에는 하얗게 눈이 덮여 있고, 마을은 남향으로 앉아 햇살이 밝게 비치는 곳에 집들이 나란히 햇볕을 받으며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개울은 그늘진 곳에는 얼음이 덮여 있고, 해가 비치는 곳은 얼음이 다 녹아서 물 내려가는 것이 보인다. 겨울의 계곡은 물이 거의 바싹 말라있기 마련인데, 올해는 눈이 많이 내려서 겨울 계곡으로는 유난히 물이 많이 내려가고 있다.

여기 저기 마을 사진을 찍고, 어디를 갈까 하다 문득 외따로 떨어진 집이 생각났다. 그 집은 마을에서도 한 가구만 산 아래 뚝 떨어져 있었는데, 그 집 주인이 작가로 알려진 사람이다. 우연히 책을 읽다 그 ‘작가’가 누구인지를 알아냈다.

80년대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에 전두환을 찬양했던 독재에 부역했던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우리 마을에 들어와 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이상하기도 했다.

그 ‘작가’의 집은 차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산길 그대로의 외길에 그늘진 곳이어서 요즘처럼 눈이 많이 내리면 차가 드나들지 못했다. 이 마을에 들어와서 딱 한 번 그 집 앞을 가 본 적이 있었는데,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진 않았지만 워낙 외진 곳이고, 산 속이어서 마을 사람들도 거의 찾지 않는 집이었다.

왜 그 집을 가고 싶었는지 딱히 이유는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도 아니고, 그곳에 가야 할 이유도 없었지만, 발길이 자연스럽게 향했다고 해야 할까, 딱히 이유가 있다면 그 작가를 만나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도는 마을 이장으로서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포장 도로인 산길로 가는 길은 멀리 돌아가는 길이어서 바로 산 밑에서 길이 없는 곳으로 올라갔다. 눈이 쌓여 있어서 눈밟는 소리가 뽀드득거렸고, 여기저기에 고라니 발자국, 꿩 발자국, 멧돼지 발자국 들이 보였다.

오후 4시에 이미 그 집은 짙은 그늘이 드리웠고, 북향집이어서 처마에 고드름이 길게 드리워 있었다. 남향집과 북향집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었다. 집앞에 차가 있기에 집에 사람이 있나보다 하고 올라가서 ‘계세요’하고 부르니 대답이 없다.

헌데, 언뜻 사람의 모습이 비쳤다. 조금 더 다가가니 뜻밖의 사람이 거기 있었다. 옆 마을에 살고 있는 작가의 따님이었다. 중학생이 그 친구가 이 시간에 여기에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어쩐 일이냐고 물으니, 공부하러 왔단다. 아, 이 집의 주인이 작가여서 글쓰기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고, 집 주인은 출타하고 없어서 한 시간 가량을 밖에서 떨고 있었다.

휴대전화가 없어서 연락도 하지 못하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내 휴대전화를 빌려주어 그 ‘작가’와 통화를 하도록 했다. ‘작가’라는 사람은 저녁에나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단다. 오늘 이 시간에 약속을 해놓고, 아무런 연락도 없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긴 그 ‘작가’라는 인간이 몹시 미웠다.

이 산골짜기 추운 곳에서 중학생 아이가 추위와 무서움과 외로움에 오들오들 떨고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인간이 어떻게 ‘작가’인지 어처구니가 없어서 화가 났다. 그 아이를 데리고 내려와 컨테이너 도서관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왜 내 발길이 그 집을 향해 갔는지 생각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아니면 어떤 ‘느낌’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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