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황야의 수닭 - 미셸 투르니에

 

 

 

- 며칠 전 문화상품권 한장을 선물 받았다.

왠 떡이냐 싶었다.

당장 책을 사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 거렸다.

그래서 받은지 두어시간 만에 결국 서점을 갔다.

맘에 드는 책이 있으면 살 심산이였지만...

발걸음은 자연스레 최근에 부쩍 관심을 쏟게 된 미셸 투르니에의 작품 쪽으로 가게 되었다.

 

미셸 투르니에 작품이 달랑 두권 밖에 없었는데 이 책 가격이 정확히 만원이었다.

문화상품권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책 가격!!

그래서 덜렁 이 책을 샀다.

외면일기와 짧은 글 긴 침묵은 산문집이기에 이번에는 소설을 사보았다.

한 작가에 관심을 갖고 계속 책을 사서 보는 기쁨...

오랜만에 가져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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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만나는 조정래님의 작품이다. 대하소설과 문학전집만 보다 한 권으로 된 책을 손에 쥐니 나도 모르는 허전함에 잠시 당황을 하게 된다. 이 한 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사실이 익숙치 않아서 두려운 마음까지 밀려왔다. 다음 이야기가 없다는 것은 읽기를 자꾸만 미루게 만들기도 했다. 더군다나 조정래님의 소설은 우울함을 배제할 수 없기에 더욱더 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그러나 책을 펼치고 보니 나의 걱정은 헛되었다는 것을 이내 깨닫게 된다. 한번의 멈춤도 없이 빨려들 듯 읽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저자의 필력을 걱정했다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면돌파. 그의 소설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단숨에 읽어야 진가를 발견할 수 있다.

 

  왜 조정래 작가를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망설임없이 군더더기 없는 문체 때문이라고 말한다. 걸리적거림 없이 미끄러지듯 뻗어나가는 그의 글을 읽노라면 소설 속의 상황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곤 했기 때문이다. 인간 연습을 앞에 두고 처음의 불안한 마음은 그런 숙명 앞에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인간 연습 속에는 전향한 장기수들이 등장한다. 그런 장기수들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았던 것은, 몇 년 전에 본 다큐멘터리 때문이었다. 20대 초반에 대학내에서 상영했던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본 경험이 있는데 그때의 느낌이 생생히 살아난 기분이었다. 내가 보았던 것은 영상이었기에 저자가 써내려가는 상황의 뒷 얘기가 저절로 그려지는 느낌. 그 느낌 속에서 비전향 장기수와 어떤 이유에서건 전향한 장기수의 차이를 극명하게 깨달아 가고 있었다. 그 처절함을 소설 속에서는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았지만, 영상으로 본 전향한 장기수들의 삶이 또렷이 떠올라 훨씬 더 고달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인공 윤혁은 전향한 장기수다. 전향을 했으니 장기수라는 표현이 어색하지만 그의 전향은 질병 때문이었다. 그의 절친한 친구인 박동건도 고문을 받다 기절한 사이 지장이 찍혀 전향을 했듯이, 전향한 장기수들에게는 각각의 사연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사연은 억울함이라 해도 용납되지 않았다. 비전향과 전향의 차이는 극과 극이었으니 마음 속에 또 하나의 상처와 울분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박동건은 끝내 숨을 거두고 만다. 자신이 믿고 있는 북한의 실태를 의심하면서도 흔들림이 없었는데, 북한을 다녀 왔다는 한 기자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 속에 지녔던 신념이 무너져 버린다. 그러나 윤혁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비전향 장기수들을 북송한 사건을 보며 박동건이 죽기를 잘했다고 되뇌인다. 어찌되었든, 자신들은 북한으로 절대 갈 수 없는 전향한 장기수들이었기에 그 사실을 모르고 간 박동건을 부럽다고 쓰디쓴 눈물을 흘리는지도 모를 일이다.

 

  문득 북송한 비전향 장기수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본 다큐멘터리에서 그들의 보습을 생생히 보여 주었다. 그리고 북한에서 영웅 대접 받은 그들의 모습도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그들은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첩으로 내려와 오랜시간 감옥살이를 하며 그들이 지켜온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들의 사상 가운데에 조국은 있었지만 개인적인 삶은 없었다. 그러나 사상의 변절이 없다해도 전향을 한 사람들은 냉대했다. 설사 끝까지 전향을 하지 않은 장기수들이라 할지라도 개인적인 삶을 누리기에는 몸과 마음이 쇠약해 졌고, 그들의 조국은 자신들이 사상을 품고 남파했던 그때의 조국이 아니었다. 그 사실들을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또 다른 제 3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건, 비전향한 그들이나 전향한 그들이나 똑같았다. 그들이 살아야 할 땅이 다르다는 것 외에.

 

  그나마 윤혁은 다른 전향자들의 거친 삶보다 조금 나았다. 형사의 감시하에 살아가긴 하지만 번역이라는 소일거리가 있어서 입에 풀칠하는데 보탬이 되었다. 그리고 부모를 잃은 어린 남매를 통해 삶의 또 다른 맛을 찾아가고 있었다. 죽은 박동건에게 이런 아이들이 있었다면 사는게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품어 주게 했을지도 모른다 생각할 정도로 아이들은 삶의 의미가 되고 있었다. 팍팍할 것 같은 소재 속에 아이들을 등장 시키면서 희망의 터를 열어주고 있다 생각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자서전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고아원 원장과 함께 아이들을 돌보며 남은 일생을 보낸다는 것. 그것은 윤혁에게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되는 연습이라고 할 정도로 또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껏 타인의 삶을 살았으니 서툴더라도 자신의 삶을 일궈가는 것. 그것이 자신의 문학에서 분단문제를 마무리 짓고 싶었다던 저자처럼 개개인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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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8시 25분에 EBS에서 '북 다이제스트'라는 프로그램이 했다.

며칠전에 내가 응모한 사진이 이 프로그램에 뜬다고 하기에....

20분부터 티비 앞에 앉아 조카들과 함께 숨죽이고 보고 있었다.

그 사이에 형부가 들어오셨고....

우리는 모두 내 사진이 언제 나오나 지켜 보고 있었는데...

책 읽는 사진을 네 부분으로 나뉘어서 보여주었는데..

내 사진은 제일 마지막 부분, 그러니깐 프로그램이 끝나갈 무렵에 보여 주었다.

 

나는 흥분해서 '나야 나야~~' 라고 했는데..

형부 왈 '머야~ 정면이 나와야지'

조카들 왈 '저거 보려고 지금껏 본거야? 김치지츠스마일' 도 못보고...

 

아니.. 책 읽는 사진이나마 한 2초 정도 나왔는데..

그게 어디야....

다 묵살하고 나 혼자 신나 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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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사랑을 잃을 때, 가장 많이 차지하는 감정은 슬픔인 것 같다. 어떤 이유에서건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없다는 사실보다 사랑한다는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힘들다는 한 여자의 말에 공감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더 이상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었던 그녀는 슬픔보다 증오심을 더 키우다 자신의 감정을 끔찍한 방법으로 분출시켜 버렸다. 그런 분출의 복선은 소설 속에 충분히 깔려 있었지만 그녀의 엽기적인 행동 앞에 할 말을 잃어 버렸다. 그런 그녀가 증오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보다 거짓말을 하는 혀였다. 입에서 나오는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니 사랑한다 말했으면 끝까지 지켜야 한단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는 혀를 도려낸 후 그 혀로 최후의 만찬을 만든다. 과연 누구를 위해서 였을까?

 

  그녀는 자신이 읽은 수 많은 책들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시작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사랑 이야기는 사랑이 끝나는 것으로 시작 된다며 그 끝에서부터 유쾌하지 않은 출발을 시작하고 있었다. 유쾌하지 않음에는 그녀의 사랑이 끝났다는 것보다 사랑했던 사람이 다른 여자, 주변인이라면 다 아는 그런 여자를 사랑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향하던 마음을 단절 시켜야만 했다. 일방적이라 하더라도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며 떠나는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돌아오길 기다릴께' 뿐이다. 다행인 것은 그가 기르던 개와 함께 남겨 졌다는 것이다. 그의 새로운 그녀가 개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더라도 그 개에게선 그의 향기가 남아 있고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져서 였다.

 

  그러나 그가 남기고 간 개 폴리는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자신의 주인이 보이지 않는 것과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 그녀 뿐만이 아니라 폴리에게도 불안했던 것이다. 그런 폴리를 그녀가 돌보아 줄 수 없는 이유는 자신 또한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있었지만, 다시 일을 시작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녀는 won's kitchen 이라는 쿠킹 클래스를 정리하고 전에 일했던 이태리 요리 전문점 노베로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전력질주를 다해 요리를 한다. 그리고 요리와 맞물리게 되는 그녀의 이야기는 독자를 헤어날 수 없게 옥죄어 온다. 그녀의 직업이 요리사라는 것을 떠나 요리와 함께 쏟아내는 이 이야기들은 흥미로우면서도 맛깔났다. 듣도 보도 못한 요리와 그에 얽힌 에피소드가 대부분이었지만 내가 미식가가 아니라는 사실이 애통할 정도로 요리 얘기를 잔뜩 풀어놓고 있었다.

 

  그런 요리 얘기 가운데 펼쳐 놓는 자신의 이야기는 덤덤하게 해 나가는 듯 보였지만 왠지 모를 답답함과 불안함은 늘 엄습해 있었다. 그녀가 툭툭 던져 놓듯 얘기하는 그들의(사랑하는 그와 그의 새로은 그녀) 이야기는 그녀에게 단순하게 와 닿지 않음을 앎에도 그들 때문에 그녀가 휩쓸리지 않기를 바랐다. 배신감과 사랑하는 마음이 뒤범벅이 되더라도 혼란스럽지 않길 바랐다. 차라리 지지부진한 이별 얘기라도 좋으니 그녀를 자극시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녀의 혀로 느껴가는 맛의 세계는 무궁무진 했으며 감미로워서 그런 분위기를 잃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한때 그녀와 사랑을 나누었던, 그리고 거짓말을 했던 혀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그녀의 증오는 켜켜이 쌓여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맛의 세계에 휩싸이다 보면 그녀가 버림 받았다는 사실, 떠나버린 그를 깊이 사랑했다는 사실을 망각하기도 한다. 바로 저자가 취하고 있는 심층적인 심리 방법 때문인데, 해설가 김화영님은 몇몇 구절을 예를 들며 지나치게 노출된 이미지 패턴과 함께 그런 부분들이 이 소설을 단조롭게 지루하게 만드는 점이라 했다. 분명 맛을 보는 혀를 통해 달콤함을 즐기다 보니 거짓말을 하는 가증스러운 혀의 부분은 잊어 버리고 있었다. 그것은 이 책은 요러의 여담에 관한 책이 아니라 이별한 요리사의 이야기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듯, 그녀의 진정한 마음 상태에서도 방심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그녀의 행동에 큰 충격을 받고 눈살을 찌뿌려 보지만 공허한 마음은 나 역시 채워지지 않는다.

 

  그녀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소설 속에서 충분히 드러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과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녀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마치 자신의 삼촌과의 자리를 바꾸듯 모든 것을 놔버리는 그녀는 그 방법이 그를 찾는 거라 생각했던 것일까. 그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 그런 행위의 의미가 무엇이었을까. 그의 새로운 그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갔기에 그만큼 돌려 주고 싶었을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사랑이 헛되다 느꼈던 것일까. 그녀는 결국 눈물을 훔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후의 만찬을 먹이며 그제서야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게 된 것 같다. 슬픔을 인정하기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뒤집는 용기가 필요했다. 자신을 뒤집어야만 사랑의 변함을 인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잃어버린게 더 많은, 이 느낌은 무엇일까. 여전히 비현실감 속에서 허우적 대고 있는 나를 잡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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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 되는 나 - 조엘 오스틴

 

2. 혀 - 조경란

 

3. 짧은 글 긴 침묵 - 미셸 투르니에

 

 

 

- 오랜만에 이벤트를 응모했다.

조엘 오스틴 목사님 책이 이벤트로 올라와서 반가워서 덜렁 이벤트를 응모했는데 다행히 되어서 오늘 책이 왔다.

좋은 책을 받으니 기분도 좋다.^^

 

지난 월요일날, 우연히 리브로에 들어갔다가 적립금을 발견했다.

머지? 하고 봤더니 10월에 올린 리뷰가 선정되어 적립금이 들어온 것이 아닌가. 헐.... 그걸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현재 가장 읽고 싶었던 책 두권을 시켰다.

채식주의자와 함께 신문기사에 났던 조경란의 혀...

그리고 외면일기를 읽으면서 다른 책을 읽기로 다짐했던 미셸 투르니에의 책...

 

주문한 날 저녁에 다음날에 책이 배송된다는 문자가 왔다.

그러나 3일이 지나도 책이 오지 않는 것이였다.

하도 이상해서 문의를 해보니 우리 동에 배송하는 기사 아저씨가 편찮으셔서 배송을 못했다고 한다.

헐.... 아무리 사실이라고 그래도 그렇지 댈 핑계를 대야지...ㅠㅠ

배송 기사 아저씨가 달랑 한명 뿐이란 말인가. 3일동안 배송이 미뤄지게...

차라리 오류가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이 훨 나을뻔 했다...

정말 택배 회사에 신뢰가 안간다... ㅠㅠ

 

그래도 무료로 받은 책이니 감지덕지 해야지...

아... 모르고 있었던 적립금으로 산 책...

정말 정말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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