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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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3권의 표지가 우시카와인지 알겠다. 우시카와로 인해 덴고와 아오마메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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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간주곡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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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의 문학의 집대성! 물흐르듯이 수려하다. 한국에서 집필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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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마리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5
캐럴린 메이어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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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소녀가 있다. 언니와 동생, 엄마와 함께 생활하는 소녀는 가난하다. 삶이 너무 힘든 엄마는 늘 술에 절어있지만, 세 딸을 발레 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낙이었다. 앙투아네트, 마리, 샤를로트는 각자가 가진 발레 능력도, 꿈도, 삶의 방식도 모두 다르다. 이런 세 자매의 이야기가 좀 더 화기애애하게 펼쳐졌으면 좋으련만. 너무나 가난하고, 배고프고, 서글픈 이들의 현실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그도 그럴 것이 가난 때문에 춤을 출 수 없을 지경에 이름에도 엄마는 술을 마시고, 앙투아네트는 대기실에서 부유한 남자들에게 접근하고, 샤를로트는 배고픔에 허덕였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벅찬 현실을 마리는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마리에게는 춤이 있었다. 그리고 에드가 드가의 모델이 되면서 작품 속에 남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저자가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의 조각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고 이 작품을 썼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소설 속에서 에드가 드가의 역할이 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리의 삶을 더 농밀하게 그려냈고, 에드가 드가는 '너를 에투알(스타)로 만들어 주마.' 라는 최종적인 목적에 기여를 했다. 물론 마리가 에드가 드가의 모델이 되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에드가 드가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에투알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랬기에 이 책은 에드가 드가의 역할보다 마리가 어떻게 에투알이 되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역경을 딛고 에투알이 되는 방법이 아닌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의 조각 속의 진정한 에투알로 남는 과정이었다.

 

  소설의 중반부까지 마리가 발레를 할 수 있고, 에드가 드가와 만나고, 힘든 상황에서도 조금씩 나은 미래를 향해 가는 마리의 모습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일었다. 빤한 결말일지라도 그렇게 조금씩 밟아 나가다보면 에드가 드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훌륭한 에투알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마리에게 주어진 상황들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고, 오히려 너무 불행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 아닌가란 걱정이 들 정도였다. 그 수많은 일들을 이겨내는 가운데, 언니 앙투아네트로 인해 승급시험을 준비할 수 없을 때에도 시험장에서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기적마저 일어나지 않는다면 마리에겐 더 이상 삶의 희망이 없어 보였다. 알코올 중독이 심해지는 엄마, 점점 어긋난 길로 가는 언니, 뒷받침해 줄 수 없는 동생, 그리고 마리 곁을 잠시 떠나 있는 장 피에르는 그런 마리를 더욱 힘들게 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마리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모든 희망이었던 발레는 그녀를 다른 세계로 밀어내 버렸다.

 

  마리에게 발레가 없다면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까. 공장의 노동자가 되면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어도 그것은 마리도, 마리의 아빠도, 선한 의도는 아니었더라도 마리의 엄마도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마리가 발레를 관둘 수밖에 없었을 때는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기분이 들었다. 마리가 힘들게 꾸려온 삶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마리의 선택이라고 해도 장 피에르를 따라가지 않은 것, 언니의 불행한 최후는 마리의 삶을 더 암울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샤를로트가 무용수로서의 꿈을 활짝 펴 기대에 부응을 해주었으나, 마리도 그런 삶을 향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렇다면 도대체 에드가 드가는 마리에게 허튼 약속만 한 것일까. 마리를 에투알로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 마리의 삶은 에투알과는 멀어도 너무 멀었다.

 

  분명 에드가 드가가 마리에게 했던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발레와는 먼 길을 가고 있는 마리가 에투알이 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마리가 에드가 드가의 모델이 되었던 작품이 완성되면서 약속은 지켜졌다. 바로 작품 속의 열네 살 소녀로 영원히 남게 된 것이다. 튀튀까지 입고 툭 건들면 뻗어 나올 것 같은 생생함이 살아있는 마리의 모습. 아름답게 발레를 하는 모습이 아니라 피로에 쌓인, 지쳐있는 모습일지라도 마리는 에투알이 되었다. 그것도 한 순간에 사라지는 에투알이 아니라 에드가 드가의 작품으로 영원히 남아 있는 진정한 에투알이었다.

 

  무언가를 이루려고 할 때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방식에서 벗어나면 실패라고 생각했다. 마리가 발레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실패자이고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생각은 이미 내가 경험으로 체득한 극단적인 생각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에드가 드가의 작품을 통해 저자는 다른 방식으로 마리를 에투알로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회자되고 있는 마리의 모습을 어찌 실패자라고, 희망 없는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마리를 통해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방식을 벗어났다고 해도 섣불리 실패자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과 다른 방법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그것은 마리가 발레리나로 성공하는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주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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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남자 (보급판 문고본)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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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서관에 관한 에피소드 한두 가지는 있을 것이다. 나는 주로 내 책을 들고 도서관에 가서 읽고 와서인지 특별한 기억은 없다. 그러면서도 늘 마음속으로 꿈꾸었던 것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으면 하는 갈망이 있었다. 결국 그런 갈망을 이루지 못하고 집에서 더 책을 많이 보게 되었지만, 우연히 빌린 책 속에서 누군가 내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면 그 사람을 단숨에 사랑할 것 같다. 영적인 교류로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채 짝사랑의 열병에 시달릴지도 모르겠다. 스물다섯 살의 권태에 빠진 콩스탕스처럼 말이다.
 

  로맹 가리를 무척 사랑하는 콩스탕스는 그의 책을 아껴 읽기 위해, 그리고 다른 작가들을 사랑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회원으로 가입한다. 일반회원이 되는데 80프랑이 필요함에도 기꺼이 가입을 하는 콩스탕스를 보면서 우리나라 도서관은 참 좋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사진과 가족관계증명서 한통만 있으면 무료로 가입되어 책을 바로 빌려 볼 수 있다. 거기다 밑줄이나 낙서한다고 일일이 검사하지 않으니(이건 좋은 게 아닌가?) 나름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콩스탕스는 회원으로 가입한 후 빌려온 책에서 한 줄의 낙서를 보게 된다. '당신을 위해 더 좋은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나서는 누군가 규칙을 위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그렇게 반납하려던 책에서 사서인 지젤이 낙서를 하면 안 된다며 면막을 주는 바람에 또 다른 글귀를 찾아낸다. 도스또예프스끼의 『노름꾼』이 좋은 책이라며 읽어보기를 권하자 콩스탕스는 『노름꾼』의 내용과 그 책에 있을 낙서가 궁금해 안절부절못한다. 우여곡절 끝에 반납자를 도서관에서 기다려 바로 책을 받고서 역시 그 책에서 그 사람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콩스탕스에게 말을 걸듯 밑줄이 그어져 있어 그 사람의 흔적을 좇지 않을 수 없었다. 가령 '이런, 나는 당신이 아름다운 여자인지 아닌지 그것조차 모르고 있군요.' 라는 문장의 밑줄을 보게 되면 어느 누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거라고 착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이어지는 밑줄 때문에 혼란스러워 책을 반납했더라도 다른 여자가 그 책을 읽게 된다는 것에 질투를 느끼는 것도 당연하리라.



  그렇게 한껏 꿈꾸게 만든 밑줄 긋는 사람은 그 이후에 읽을 책들을 빠뜨리지 않았다. 콩스탕스는 고독하고 진부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밑줄을 찾아 하는 독서가 서서히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친 듯이 밑줄을 찾아 독서를 했다면 하나의 에피소드로 치부해 버렸을지 모르나 일상과 맞물리는 밑줄 긋는 사람의 존재는 침착하면서도 빠르게 내면으로 침투하고 있었다. 콩스탕스가 밑줄 긋는 사람의 흔적을 따라 그를 남자라 확신하고, 그 책을 읽으려는 사람을 찾으려고 했던 것도 어쩜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사랑을 갈구하기도 하고, 밑줄 긋는 남자를 찾아도 부질없다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밑줄 긋는 남자의 흔적을 발견하면 발견할수록 그 사람을 꼭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도서관에 도움을 청하게 되고, 의외로 그 사람은 일찍 콩스탕스 앞에 나타난다.

 

  그는 도서관에서 그녀에게 대출을 해주던 봉사활동을 하는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그의 편지를 받고, 그와 데이트를 하면서 자신이 생각한 밑줄 긋는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가 읽은 책들 속에서 드러난 밑줄로 볼 때 더 고상하고, 아름답고, 문학적이어야 했다. 하지만 그 청년은 너무 평범했고, 콩스탕스가 만난 밑줄 속의 이미지와 너무 달랐다. 결국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거짓으로 밑줄 그은 남자 역할을 했던 청년의 고백이 이어지고, 급기야 청년의 도움으로 밑줄 긋는 남자의 정체를 밝혀내려 한다. 도서관 기록을 이용해 밑줄 긋는 남자의 흔적을 좇으려던 그들은 거의 그 남자를 찾을 뻔 했지만, 그가 최후에 남긴 메시지가 들어가 있는 사프로노프란 작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남자가 마지막으로 흔적을 남긴 것도 최근이 아니었다.

 

  밑줄 긋는 남자는 끝내 밝힐 수 없었다. 그렇게 멋진 문장들을 남겨놓고(작가가 쓴 것이지만 밑줄로 인해 그의 문장인 것만 같았다.) 콩스탕스를 무척 설레고 궁금하게 만들어 놓고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아니, 그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책 속의 밑줄은 콩스탕스를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가 주었다. 소설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보게 만들었고, 사랑하게 만들었으며, 현실에서의 사랑과 이상을 꿈꿀 수도 있었다. 밑줄 긋는 남자와의 이뤄짐이 더 로맨틱하고 애틋하기도 하겠으나, 책 속에 가둬두는 것도 더 좋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의 진지하고 독특한 독서가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볼 때, 그 사람은 어쩌면 부서지고 상처 입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있을지도 몰랐다.

 

  저자는 문학의 거장들의 작품으로 독자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이끌었다. 거기에 콩스탕스가 밑줄 긋는 남자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긴장감 있게 펼쳐놓아 무척 흥미로웠다. 콩스탕스 뿐만 아니라 밑줄 긋는 남자를 어느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면서 문학과 인생의 고독을 동시에 맛보게 해주었다. 마지막에 그 사람의 흔적이 툭 끊긴 것 같아 조금 아쉽긴 했으나, 그 사람을 현실에서 만날 수 없더라도 책 속에서 만난 그 시간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누구나 느낄 법한 갈망을, 드러내지 못한 희망을 이 책은 충족시켜 주었다. 그래서 밑줄 긋는 남자가 추천해 주었던 책들 중에서 아직 내가 만나지 못한 책들을 읽으며 그를 떠올려 보려고 한다. 그가 내게 보낸 메시지도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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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야, 어디 가니? - 보행편 6.7.8 안전그림책 1
오시은 지음, 김효은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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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 모양을 보고 있으면 밤톨이 떠오를 정도로 똘망똘망한 꼬마가 보인다.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게 어디 즐거운 일이라도 있나보다. 알고 보니 동수는 아빠 생일을 맞아 시장에 선물을 사러 가려고 한다. 혼자 가기엔 좀 이르다 싶지만 엄마와 함께 간 길이라 문제없다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비행기처럼 내리막길을 쌩하니 달린다. 그러다 오토바이와 부딪칠 뻔 하고 걸음을 멈춘다. 혼자 가기엔 조금은 벅찰 것 같다는 걱정이 조심스레 밀려오는 장면이다. 큰 길로 들어서자 더 큰 위험들이 동수 앞에 놓여 있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골목도 많아 한시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큰 일 날 것 같다. 그럼에도 유치원에서 배운 대로 횡단보도를 차분히 건너는 모습이 당차 보인다.

 

  동수는 아빠 선물을 사야 한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어서인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길임에도 마냥 즐겁다. 한참 호기심이 많을 나이를 증명하듯 동수가 지나는 거리는 유혹하는 것들과 주변 풍경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맨홀 구멍과 공사장이 동수를 위험하게 하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이 가지고 노는 자동차, 평소에 갖고 싶던 로봇, 아이들이 잔뜩 모여서 즐기는 게임기 앞에서 기웃거리며 잠시 목적을 잊은 듯하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시장으로 가려는 찰나, 동수는 길을 잃어 버렸다. 여기저기 눈에 익은 곳을 살피며 길을 찾으려 하지만 봐도 봐도 낯설다. 그러다 엄마와 함께 지나던 길에서 본 교회를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가보지만 역시 낯선 곳이었다. 동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만다.

 

  길을 잃은 것을 알게 된 동수는 엄마, 아빠를 다시 못 만나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과 두려움에 빠진다. 어렸을 때 누구나 저런 경험이 한 번쯤 있어서인지 동수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가면서도 동수가 어떻게 이 위기를 빠져 나올지 궁금해진다. 똘망똘망한 모습처럼 잘 헤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시장만 찾으면 된다는 심정으로 길을 묻기로 한다. 엄마가 가르쳐 준대로 길을 물으려 하지만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난감하다. 경찰서가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며 두리번거리다 우체국을 찾는다. 그리곤 우체국에서 일하는 아주머니한테 시장가는 길을 물어본다. 친절한 아주머니는 동수에게 길을 알려 주고, 낯익은 간판이 보이자 그 정도는 문제없다며 자신 있게 시장으로 달려간다.

 

  아주머니가 가르쳐 준 대로 부지런히 앞만 보며 걷자 익숙한 시장이 보인다. 과일집 아저씨와 인사를 하고 선물 가게에 들어서다 엄마를 발견하고 와락 매달린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길을 잃어 버려 마음 졸였을 동수에게 엄마는 이 세상 누구보다 반갑고 든든한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엄마와 함께 선물을  들고 앞장서서 걷는 동수는 언제 길을 잃어 버렸냐는 듯 당당하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단순히 동수가 시장가는 과정만 드러낸 것이 아니라  '안전을 이야기하되 아이들의 호기심과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상을 잃지 않도록 건강한 안전 교육의 상을 제시'하고 있었다. 동수가 지나왔던 골목길, 공사장 현장, 횡단보도, 길을 잃어 버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안전하게 보행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드러냄으로써 긍정적인 상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똘망똘망한 동수처럼 사실적이면서도 너무 귀여운 그림 앞에 저자의 의도를 잃어버릴 뻔 했다. 친절한 부가 설명이 있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저자의 의도를 확실하게 심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거기다 책의 뒷면에는 생일 파티를 하는 가족의 모습이 드러나 있어 흐뭇한 마음으로 동수의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어 기뻤다. 너무 귀여운 동수가 무사히 시장에 다녀온 것, 길을 물어 잘 대처한 것이나, 엄마를 만나 즐겁게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다행이다 싶었다. 한참 막내 조카를 돌볼 무렵 어린이집 차 시간에 못 맞춰 몇 번 길이 엇갈린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는데, 조카에게 이 책을 읽혀 조금씩 스스로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면 좋을 것 같다. 혼자서도 잘 다닐 수 있다는 것을 동수를 통해 배워 스스로 깨우칠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간접 교육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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