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토끼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7
존 업다이크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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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조건 읽어줘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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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어디에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1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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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의 개가 물고 있는 끈 앞 뒤로 꼭 만져봐야 함! 촉감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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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열쇠
타티아나 드 로즈네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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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나 혼자라고 느낄 때의 이질감만큼 당황스러운 것이 있을까. 내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알면서도 그것조차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혼자라는 기분. 그럴 때 나를 스쳐간 것들, 짧은 생일지라도 지금의 나를 만든 과정을 생각해본다. 그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나를 전혀 알지 못하는, 나도 그들을 알지 못하는 과거의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나와 전혀 다른 환경, 처지,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으면 어떻게 생을 마감했을까. 그들이 본 풍경이 지금과 조금은 닮아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과거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 그런 기시감이 찾아올 때 비로소 나는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과거와 연결된 희미한 느낌이 알면 알수록 나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나의 존재감을 발견하는 시간, 위로를 받던 낭만적인 시간은 모두 사라져 버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충격과 상실감으로 더 혼란스러워질지도 모르겠다. 그 사건의 진실이 치욕스러웠다면 그 일을 겪었던 많은 사람들이 덮어두려 하고 잊어버리려고 했다면 그 와중에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잡지사 기자인 줄리아가 꼭 그랬다. 처음 '벨디브 사건'을 기사로 쓰기로 할 때만해도 자신이 발견할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앞으로 어떠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 지 알 수 없었다. 만여 명의 유대인들이 60년 전에 프랑스에서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 그 안에 4천명에 달하는 어린아이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프랑스인조차도 그 사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감추기에만 급급했고 그 일을 자행한 것이 프랑스 경찰이었다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왜 평범한 줄리아의 삶을 흔든 것일까.
 
  그녀는 미국 태생으로 프랑스로 건너와 매력적인 프랑스인 남편 베르트랑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딸아이도 잘 자라고 있었고, 일도 만족스러웠으며 남편과도 사이가 좋았다. 그러다 시할머님이 살고 있던 넬라통 가의 아파트가 시점이 되어 그녀의 삶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신이 들어갈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 벨디브 사건의 희생자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그녀는 그 가족을 추적함과 동시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던 12살 소녀 사라의 흔적을 좇게 된다. 60년 전 12살 소녀였던 사라의 이야기는 줄리아의 이야기와 함께 펼쳐진다. 이 두 이야기가 중첩되면서 1942년의 파리, 그리고 2002년의 파리가 사라와 줄리아를 통해 생생히 전해진다. 그리고 비극적인 그 사건의 전말도.
 
  사라는 갑자기 나타난 프랑스 경찰에 의해 엄마와 함께 끌려간다. 어린 남동생은 늘 사라와 함께 숨었던 다락방으로 들어가고 금방 돌아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사라도 남동생을 다락방에 숨겨주고 문을 잠근다. 그리고 그 열쇠를 꼭 쥐고 부모님과 함께 경찰을 따라나서지만 그곳은 파리와 멀리 떨어진 곳이었고 남동생은 그렇게 홀로 다락방에 남겨졌다. 사라를 비롯한 부모님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사라는 절망한다. 제발 남동생이 무사하기만을 바랐지만 수용소에서 부모님과도 헤어지고 생사를 알 수 없게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남동생을 구하러 가야 한다는 생각에 힘겹게 수용소를 탈출해 한 노부부의 도움으로 파리의 집까지 찾아온다. 집을 떠난 지 수십 일이 지난 뒤였다.
 
  사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 줄리아의 삶과 한 남자의 삶을 바꿔버리는 진실들도 파헤쳐지고 있었다. 그녀가 벨디브 사건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사라라는 소녀가 살던 집이 바로 시할머님이 살던 집이었고, 그 집으로 들어가기로 되어있던 그녀에게도 혼란이 인다. 시아버님께 벨디브 사건이 있던 시기에 어떻게 그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지 묻지만 더 이상 캐묻지 말아달라는 답변이 올 뿐이다. 그런 와중에 그녀는 그토록 원했던 둘째 아이를 갖지만 남편은 그 아이를 지우라고 한다. 그녀를 무척 사랑하지만 아이는 원치 않는다고, 자신이 파괴되어버리는 것 같다며 자신을 힘들게 하는 남편과 사라라는 아이를 추적하고 시댁에 감춰진 비밀을 풀고 싶은 혼란스러움에 힘겨워한다.
 
  사라와 줄리아의 이야기가 시대를 달리 하면서 흘러가지만 결국 그 두이야기는 사라가 파리의 집으로 돌아가 동생과 조우하는 순간 이야기는 하나가 된다. 1인칭이던 사라의 이야기는 사라지고 줄리아가 그 후 사라를 추적하는 시선으로 전개된다. 줄리아는 사라를 찾아 시부모님 대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또다시 미국에서 이탈리아로 건너가 그녀의 흔적을 좆지만 그녀가 만나게 된 사람은 사라가 아니라 어머니의 진짜 이름조차 모르는 그녀의 아들이었다. 사라의 등장은 윌리엄의 삶을 흔들다 못해 파괴해 버린다. 사라를 통해 어머니의 과거를 모두 듣게 된 그는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이어갈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의 죽음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마주한 그에게 줄리아는 못할 짓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그와 줄리아는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꼭 만나야 할 사람인데 이제야 서로의 눈앞에 나타난 것 같았다.


  줄리아는 사라의 흔적을 찾았다. 윌리엄을 찾아냈고 윌리엄은 줄리아의 시아버님, 어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오빠 같은 분들과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줄리아는 이혼했다. 남편은 오랫동안 간직했던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났고 딸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윌리엄을 만났다. 그간의 시간들이 서로에게 아픔과 혼란으로 다가왔을지라도 사라를 통해 연결된 그들은 누구보다 편안해 보였다. 줄리아는 전 남편의 의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의 이름은 사라였다. 그 어떤 다른 이름도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사실을 윌리엄에게 고백하고 그 둘은 오랫동안 한 곳을 응시했다. 그렇게 사라의 이야기는 풀렸고, 사라진 듯 했지만 60년이 지난 후에도 그녀의 이야기는 잊히지 않았다.



사라처럼 끔찍한 지옥을 견디고 살아남아, 사랑하는 사람들 없이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가끔 궁금해지곤 한단다. 얼마나 괴로울까,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사라는 모든 걸 포기해야 했잖니. 가족도, 이름도, 종교도. 서로 입 밖에 낸 적은 없지만 그 공허감이 얼마나 깊을지, 그 상실감이 얼마나 지독할지 나는 알고 있단다. (302쪽)



  사라라는 12살 소녀의 비극적이고 처참한 삶이 이 소설의 중심에 있지만 '벨디브 사건'이 한 개인의 삶을 얼마나 파괴해버리는지는 적나라하게 목도하고 말았다. 세월이 흘러도 남동생을 잊지 못하는 사라, 부모님을 잃고 힘겹게 수용소를 탈출했지만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던 사라, 새로운 삶을 위해 멀리 미국으로 떠났지만 결국 그곳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고만 사라. 비단 그런 사람이 사람 한 사람 뿐일까. 우리가 감추고 싶은 수많은 역사 속에서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살아왔으면 살아가고 있을까. 사라의 일생을 보며 그녀가 절망하는 가운데 온 몸에 새겨진 상처와 고통을 달래줄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그녀의 고통 앞에서 눈물을 흘려보아도 이미 사그라져버린 한 여인의 삶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다만 우리가 저지른 역사의 과오를 바로 잡을 수 있다면 슬픔으로 그녀를 기억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고 기억하지 말아야 할 것을 기억하는 일이 더 번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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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낙원 - 예술가들이 사랑한 땅, 프로빈스타운 여행기
마이클 커닝햄 지음, 조동섭 옮김 / 마음산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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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커냉햄의 여행기라니..! 무조건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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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 빔 벤더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빔 벤더스 지음, 이동준 옮김 / 이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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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집을 볼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을 느낀다. 오래전에 존재하고 있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세계가 어느 순간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은 짧은 식견이라 매끄럽게 표현할 수 없지만 그 매력에 빠져 사진집을 보는 것이 즐거워지고 있다. 지금도 흘려보내고 있는 순간들을 한 장의 사진으로 보게 되면 시간을 잠시 잡아놓은 듯한 착각이 든다. 그 순간은 무의미한 시간이 아니었을 것 같은 특별함. 꼭 잘 찍힌 사진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뷰파인더를 통해 왜 그 순간을 포착하게 되었는지 느낌이 전해져 온다.

 

  그런 의미에서 『한번은,』이란 제목은 사진집과 무척 잘 어울린다. 꼭지마다 '한번은'으로 이어가는 시작은 자연스럽다. 그 뒤에 펼쳐지는 이야기도, 함께 어우러지는 사진도 모두 진솔하다. 사진집을 볼 때마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에서 이 사진을 잘 찍었는가 아닌가만 판가름하던 나에게 사진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있는 그대로 드러냈던 책이었다. 사진에 대해 정직하게 설명을 해준 글도 있고 사진과는 다른 이야기라도 그 느낌을 전달해주고자 하는 글도 있었다. 사람에 관한 이야기, 사물에 관한 이야기,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의미가 담긴 짤막한 글과 함께 만나면서 색다른 기분을 느꼈다. 저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나에게, 사진 찍기와 나의 사진들은 점점 더 이야기를 감지하게 해 주는 것이 됐'고 '시리즈 사진들이 더 많이 들어간 이유다'라고 했다. 분명 나와는 동떨어진 세계의 이야기인 것 같은데 어느새 사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 마치 내가 경험한 듯한 기분이 든 것은 이런 이유때문인지도 몰랐다.

 

  우연히 찍혔다고 말할 수 있는 사진, 흔들린 사진, 생생함이 묻어나는 사진, 설명이 필요한 사진들 속에는 저자의 삶과 다양한 만남이 내포되어 있었다. 영화에 대해서 잘 모르는 독자라 할지라도 그가 만든 영화를 한 두 편은 보았을 정도로 유명한 저자는 다양한 인물들과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풀어놓았다. 내가 잘 모르는 인물,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 때문에 처음엔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인물에 대한 주석을 꼼꼼히 읽어도 누군지 모를 때는 그냥 사진과 글이 전하는 분위기를 느끼고자 했다. 그때 전해오는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묘미. 바로 그 점 때문에 사진의 이면을 내 나름대로 상상하고 느낄 수 있어 사진집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베를린 천사의 시」 각본을 공동으로 집필한 희곡작가 페터 한트케의 책상 사진과 그의 소설을 읽고 난 뒤의 저자가 남겨놓은 짤막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작업을 하는 책상 사진을 한 번 찍고' '나중에 그의 소설 『느린 귀향』을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내가 느꼈던 그를 짓누르던 부담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글이 없었다면 사진 한 장으로 책상에 감추어진 느낌을 유추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오솔길을 걷고 있는 한 할머니의 사진을 보면서 '일정한 속도로 걷다 보면 멈춰 서는 것마다 부담스러워진다.' 이런 느낌도 추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진을 봤을 때 내가 느낌 감정, 저자가 전해주는 글을 통해 느껴지는 분위기, 그런 분위기와 함께 새롭게 다가오는 사진이 어우러져 다양한 시선을 던져 준다는 것이 좋았다.

 

  "사진에 있어서 단 한번이란, 정말로 오직 단 한 번을 의미한다."

 

   내가 핸드폰을 꺼내 무심코 찍어대는 사진도 '그 순간은 모두 일회적이고 고유하다'라는 말에 새롭게 덧입혀 보게 된다. '사람들은 시간으로부터 도려낸 그 무엇이 카메라 '앞'에 놓여 있다고 여긴다. 그렇지 않다. 사진 찍기는 양방향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다.'라는 말 덕분에 내가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카메라를 들고 있음에도 두려웠던 순간들, 무언가를 담지 못한다는 부담감이 엄습했던 순간들을 이 책으로 인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우리가 종종 잃어버리는 건, 대상에 대해 말하는 것(찍는 것 또한)은 '나의 위치'와 직결된다는 사실이다.' 라는 옮긴이의 말처럼 대상과 나의 위치의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것도 '물리학적인 상식'이 될지도 모르겠다. '눈에 보이는 풍경을 낭만적인 배경으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저자처럼 '기록하는 성실함' 또한 만끽하게 되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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