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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강미영 지음, 천혜정 사진 / 비아북 / 2008년 11월
평점 :
처음 책 제목을 보고, 나에게 해당이 되지 않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눈에 띄게 혼자서 잘 노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있어도 심심해 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시간에 대부분 책을 보지만, 인터넷을 한다든가 자질구레한 것들 몇가지만 정리해도 하루가 후딱 가버린다. 집을 벗어나서도 혼자서 안 해본 것이 없었다. 카페에서 책 보기, 혼자 밥 먹기, 영화는 기본이었고, 노래방, 공연, 심지어 비디오 방까지 혼자 가봤다. 그래서 혼자 다니는 것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라든가, 심심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저자는 혼자 노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 혼자 놀기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노하우를 드러냈다. 혼자 있고 싶은 날이 있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데 뒹굴거림으로 끝내 버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저자는 '혼자' 라는 감정에 익숙해 지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혼자이고 싶었던 마음이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위로 받으라고. 나의 혼자 놀기가 행위에 그치고, 시간 떼우기였다면 저자의 혼자 놀기는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결국 혼자라는 것은 자신이 남겨진 것인데, 그런 자신을 잊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얼마나 많이 살아 왔던가. 그런 귀기울임을 무시하라는 얘기가 아닌, 자신의 소리에 더 관심을 가지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개인의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들여다 본다는 느낌이 강하다.
학교 다닐 때 보면 다이어리를 꼼꼼하게 쓰며,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친구들이 꼭 있었다. 그런 친구들의 다이어리를 보면서 감탄을 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친구들의 다이어리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이 진득하게 배어나오고, 곳곳에서 펼쳐지는 자아에 대한 탐구(?)는 끊이질 않는다. 신선한 것들도 있었다. 혼자서 여관에 가서 휴식을 준다던가, 동네 슈퍼를 갈때도 여행이라 생각하는 것 등등이 그랬다. 꼭 어디를 떠나야지만 여행이 되는 것이 아니고 휴식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그런 자잘한 생각부터, 주변의 지인들, 가족들에게 갖는 생각까지 많은 것이 비져 나온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이것이 혼자 놀기인지, 혼자 생각하기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가 부족했다. 공감을 얻을 수도 있고, 위로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직접 따라해 보기에는 타인의 경험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간접경험으로 만족하기에 충분했다.
'혼자'의 놀이가 생기다보면, 온 세상 사람들의 독창적인 놀이가 만들어 진다고 저자는 말했다. 그런 놀이와 대화가 각자 개인적인 성향을 띄고 있듯이, 이 책도 그런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내가 지금껏 경험했던 혼자서 했던 것들, 내가 갖는 혼자만의 시간에 특별히 추가하고 싶은 것들이 드물어 아쉬웠다. 내가 혼자서 못해 본것이 있다면 여행인데, 여행에 대한 자신의 경험도 털어 놓았지만 소심한 나는 더 움츠러들고 말았다. 아무래도 내 자신에 대한 용기가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혼자놀기의 방법이 아닌, 혼자놀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에 지금껏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통해 좀더 용기를 갖고 내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해보자는 다짐은 나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마음일거라 생각한다. 진정한 혼자 놀기는 각자가 만들어가는 자신과의 친숙도임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혼자서도 외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혼자 노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은 분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편지를 쓰는 것은 멀리 있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다. 따로 있지만 같이 노는 것이다(2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