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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책에 나오는 우화는 바로 일상적 삶에 있어서 변화와 창조적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해준다. 변화의 의지를 갖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자는 항상 모험의 즐거움과 적응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
이 책을 추천한 글 중의 하나다. ?? 정말 그런가? 이런 책이? 2000년에 나와서 지금도 꾸준히 읽힐 뿐만 아니라, 여전히 잘 팔리는 책이라고 한다. 나는, 그냥, 어리둥절할 뿐이다. 내게 이 책은, 회사 사보 같은 데 나오는, 매출 신장을 위해 늘상 권장하는 자기 암시 같은 것을 담은 지극히 단편적이고 들으나마나한 이야기로 들렸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보고,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그래, 이렇게 살아야 해!'라고 다짐하게 만든다는책, 인생의 지혜를 설파한다는 책이라고 하니 역시나 그냥 어리둥절할 뿐이다. 어떤 상징도 어떤 은유도 없이,이럴 때일수록 이렇게 하지말고 저렇게 하라는 그 이야기가 대체 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일까.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럭저럭 평범한 책읽기를 한다고 생각해왔던 내게는 영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생쥐 두마리, 성향이 다른 꼬마인간 둘. 아쉬울 것 없던 조건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다들 조금씩 다른 반응을 보인다. 어떤 반응을 보이는 것인 인생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이야기... 라고 내게는 보인다. 정말 옆집 아줌마도 자기 아이를 앞에 놓고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을만한 비유가 아닌가? 너무나 직설적이고 도식적이고 작위적이어서, 어떤 교훈도 내게로 오지 않는다. 게다가 동창생들이 오랜만에 만나 옛날과 지금의 자신들을 비교하며 살아온 태도에서 교훈을 찾아내는 이야기라니... 딱 사보 아니면 사원대상 소규모 강연 감이 아닌가. 성공 신화를 만드는데 유용한 이야기라고? ... 그 속에 어떤 위대한 진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진실이 걸치고 있는 옷이 너무나 양아치적이어서 (잠시 양아치에게 미안하다) , 어쩌다 이 책이 내 손에 떨어졌는지 원망스럽다. 이런 책이 있다는 건 가능하지만,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테디셀러가 된다는 사실은,,, 속절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정말 특이한 경우인데, 이토록 '많은 독서인'들과 내가 다르게 느낀다고 생각한 책은 정말 처음이다. 그걸 깨달으니까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다. 뭔가, 그 진흙 속에 진주가 박혀있었던 것일까? 내가 못 찾은, 혹은 찾으려고 하지도 않았던... 그러나, 그래도 정말 이런 책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