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티커북 : 벌거벗은 임금님 명작 스티커북
아멜리 팔리에르 그림 / 삼성출판사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명작동화 스티커북

벌거벗은 임금님 스티커

 

삼성출판사에서 펴낸

 스티커북 형태의 명작동화 시리즈는

명작동화를 읽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준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명작동화를

간략하게 핵심만 추려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했구요

무엇보다 스티커놀이를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한마디로 동화도 읽고 스티커놀이도 하고!

 

출판사별로 명작 동화를

만나보는 즐거움은 모두 다른데요

삼성출판사의 명작동화스티커북은

다른 명작 동화를 소장하고 있다고해도

아이들이 색다르게 받아들일 것 같아요.

 

금액도

아주~ 저렴하기 때문에

모두 들여주고 싶은 마음이예요!

 

그럼 어떤 형식으로 되어 있는지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

 

책의 가운데 부분에

 스티커 페이지가 있어요.

 

50개의 스티커가 오밀조밀 수록되어 있는데요

 

꽤 디테일한 부분까지

스티커를 붙일 수 있어서

36개월 둘째에게는 소근육 운동도 되고

관찰력을 길러주기에도 좋은 것 같아요.

 

이 이야기를 잠시 뒤 다시 하기로 하구요...

 

스티커에는

페이지가 기록되어 있어서

각 페이지별로 스티커를 붙이면 된답니다.

 

 페이지마다

이렇게 색깔이 선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요

여기가 바로 스티커를 부착할 자리랍니다.

 

모두 10페이지에 해당하는 분량이구요

 

삼성출판사라는

네임벨류에서 알 수 있듯이

이야기 전개가 매끄러워요.

 

동화를 축약하다보면

스토리가 엉성해지기도 하는데요

명작스티커북을 읽다보면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아요.

 

색감이 선명하고

표정들도 살아 있어서

눈에도 잘 들어오고 재미있는 느낌이 든답니다.

 

무엇보다

긴 명작동화를 접하게 해주기 전에

간단하게 스토리가 축약된 명작스티커북이

전체적인 스토리를 빠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면

아이들이 스티커를 붙이면서

직접 책에 동참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마치 아이가 책을 만드는데 일조라고 한 것처럼 뿌듯해 하더라구요.

 

36개월 작은 아이는

책을 넘겨보다가도

이거 내가 붙였어 하며 좋아한답니다.

 

아이의 뿌뜻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지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붙이기도 하구요

 

스티커를 들고서는

어디에 붙이는 건지 관찰을 하기도 한답니다.

맞는 자리를 찾아

다 붙이고 나면

어찌나 좋아하는지...!

 

 

삼성출판사 명작스티커북에는

 

이렇게 디테일하나 부분까지

스티커로 제작되어 있답니다.

 

재미로 스티커를 붙인다고 생각했는데

 주의력 관찰력도 길러주는 것 같아요.

 

 

스티커 붙이는 부분의

그림이 흐릿해서

아이 혼자서도 위치를 찾을 수 있답니다.

 

여섯 살 큰 아이도

 스티커를 붙이고 있어요.

 

스티커가 두 장이라서

작은 아이 한 장, 큰 아이 한 장 붙이기로 정했어요.

 

안 그럼 싸우거든요 ^^;;

 

디테일한 부분을 붙여주는 건

큰 아이에게도 주의력을 요하더라구요.

 

동생이 다하고 자리를 비운 사이

차근차근 페이지를 넘기며

집중해서 잘 해나가더라구요.

 

 

명작동화도 읽고

스티커도 붙일 수 있는

 

삼성출판사 명작동화스티커북

 

아이들이 직접 동참해서

책을 완성하는 즐거움까지 안겨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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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놀이 사운드북 삼성출판사 사운드북 시리즈 18
삼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삼성출판사 자동차놀이 사운드북

 

 :: 키 꽂고 기어넣고 깜빡이에 운전대까지 ::

 

아이를 위한 완벽한 자동차놀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운드북에

자동차놀이가 더해진다면???

 

그보다 더 좋은 장난감이 또 있을까요!

 

남자 아이 둘을 키우다보니

월령에 따라 빠져드는 장난감이 다른데요,

22개월 된 준이는 요즘 자동차에 흠뻑 빠져있답니다.

 

아빠가 운전석에서 자리만 비웠다 하면

앉혀달라고 해서 핸들을 만지작거리구요,

집에 있는 온갖 핸들을 가지고

 제법 그럴싸하게 운전을 한답니다.

 

이번에 삼성출판사에서 나온

자동차놀이 사운드북

우리 준이가 매일매일 틈나는 대로

가지고 노는 완소 책이자 장난감이 되어 주고 있는데요,

 

저까지 반하게

만든 이 책은 과연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지금부터 소개해드릴게요 :)

 

 

 

아이에게 사운드북이란?

 

세상을 배워가는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삼성출판사의

자동차놀이 사운드북은

실제로 자동차를 운전해 보는 듯한

재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완소 사운드북이랍니다!

 

보통의 사운드북은 

 on/off 가 버튼 방식인데요,

 

이 책은 키를 꽂고 돌리면

시동이 걸리는 소리와 함께사운드북이 켜지구요,

다시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off가 된답니다.

 

시작부터 아주 흥미진진한데요,

 

더 놀라운 건

기어도 넣을 수 있고,

오른쪽 왼쪽 깜빡이도 된다는 것!!!

 

화살표를 누르면 빛이 들어오면서

'똑딱똑딱' 소리도 난답니다.

실제 깜빡이처럼 말이지요 :)

 

기어를 올리면

1분 동안 자동차가 달리는 소리가 나구요,

기어를 내리면 자동차가 멈추는 소리가 난답니다.

 

아이들이 흥미를 보이는 교통기관인

여러 분야의 자동차 소리가 13개 수록되어 있구요,

아이가 엉덩이를 들썩일만한 흥겨운 동요도 세 곡 수록되어 있어요.

 

아이 손이 닿는 장소에 놔두면

하루에도 여러 번... 정말 수시로 가지고 논답니다.

 

 

 

22개월 준이는

 

한창 자동차를

흥미로운 대상으로 인식하고,

자동차의 소리와 하는 일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있는데요,

 

자동차놀이 사운드북을 통해

각각의 소리와 하는 일을

흥미롭고도 쉽게 배워나가고 있답니다.

 

삼성출판사의 네임벨류에 걸맞는

재미있고 선명한 그림 또한 장점인 것 같아요.

 

 

 

운전대를 쥐고

한 손으로 이리저리 돌릴때는

완벽하게 집중을 한답니다.

 

한참을 그러고 있는 모습 보면

아이에게 운전대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마구마구 생기기도 하지요.

 

 

 

 

 

 

 

처음에는 운전대만 돌리더니

좀 지나지 않아 이 사운드북의

모든 기능들을 활용할 줄 알더라구요.

 

키를 꽂아 시동을 걸고,

운전대를 돌리며 운전을 하고

다른 손으로 기어도 넣고

빵빵 경적도 울리고

 

사운드 버튼을 누르는 건 당연 기본이지요.



 

 

노래에 맞춰

어깨춤을 절로 추는 우리 둘째!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만족스러운데요,

 

앞서 말씀드린 다양한 조작기능들을 통해

요맘때 아이들에게는 소근육 발달에도 도움을 주고,

인지력도 향상시켜줄 것 같아요.

 

버튼을 눌러 소리만 듣고

장난감처럼 조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들춰보면서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역시나 사운드도 깨끗하고 좋아요!

 

 

 

다섯 살 큰애도

22개월 둘째도

 

함께 가지고 노는

자동차놀이 사운드북!

 

큰 애도 여러 권의

사운드북을 가지고 놀면서 컸는데요,

지금까지 이렇게 디테일한

조작기능을 탑재한 사운드북은 처음인 것 같아요.

 

자동차와 운전에

푹 빠져있는 아이라면

누구나 좋아할만한 자동차놀이 사운드북!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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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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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던지는 살벌한 경고

- 리사 프라이스, 『스타터스』를 읽고

 

미래를 상상하는 건 즐거운 공상인 동시에 잔인한 환상이다. 이미 영화나 책 등 여러 분야에서 미래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개인적인 생각과 더불어 이 같은 매체를 통해 미래의 모습을 은연중에 각자의 머릿속에 이미지화해서 저장해 놓고 있다. 나는 결코 지금까지 인간이 상상해낸 그 ‘미래’라는 시간을 살아보지는 못하겠지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전율을 느끼곤 한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있을 법한 이야기. 인간이 추측하고 상상해낸 미래의 모습은 어디까지일까. 때로는 충격적인 판타지가 펼쳐지는 ‘미래’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스타터스』는 지금까지 내가 상상해온 미래의 이야기를 뛰어넘는다. 한 마디로 충격적인, 그럼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잔혹하지만 아름답다. 『스타터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해 살벌한 경고를 던지는 ‘블랙’ 로맨스 스릴러다. 젊은 육체를 대여하는 미래 세계, 라는 소재가 섬뜩할 정도로 신선하다. 읽기도 전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호기심이 인다. 첫 장을 펼치면서부터 놀라운 속도로 빨려 들어간다. 과장이 아니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독서의 희열. 『스타터스』는 차마 떨쳐낼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이다.

 

태평양 연안국 전쟁으로 인해 미국으로 날아든 생물학 포자 미사일은 일주일 내에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에 대비해 미리 백신을 맞은 10대 이하 청소년과 60세 이상의 노년층은 살아남았지만, 백신의 혜택을 보지 못한 20세에서 60세 사이의 사람들은 모두 죽음에 이르렀다. 미성년자(스타터)와 기득권층 혹은 어른(엔더)만 남은 미래 사회. 약삭빠른 엔더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미성년자들의 취업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법을 통과시킨다. 일자리마저 엔더들에게 박탈당한 홀로 된 스타터들은 거리를 떠돌거나 보호소에 수감된다. 혹은 강제로 노동력을 착취당한다. 어디든 안전한 곳이 없다. 거리엔 이탈자가 우굴 거리고, 집행관이 시시때때로 들이닥쳐 삶을 위협한다. 돌봐줄 돈 많은 조부모가 없는 미성년자에게는 어떠한 희망조차 없다. 그저 어두운 곳에 숨어 스무 살이 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그렇지 않다면?

 

캘리에게는 보호해야할 동생 타일러가 있다. 더구나 타일러는 아프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따듯한 집이 절실히 필요한 캘리는 마침내 바디 뱅크,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을 방문한다. 세 번의 렌탈만 끝내면 돈과 집을 준다는 조건은 길거리에서 배를 곯고 살아가는 스타터에게는 대단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점 하나 없는 무결점의 얼굴과 몸매로 거듭 태어나게 된다. 완벽한 상품. 의학의 발달로 200살 까지도 거뜬하게 살아내는 돈 많은 엔더들이 단 하나 가지지 못한 것이 있다면 바로 젊음이다. 바디 뱅크는 이것을 노려 노인들에게 젊음을 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젊은 렌탈과 늙은 렌터의 정신이 컴퓨터를 통해 연결된다. 늙은 몸이 바디 뱅크에 마련된 의자에 누워 편안히 잠들어 있는 동안 젊은 정신 역시 꿈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면 늙은 렌터는 자연스레 젊은 몸을 차지한 후 누리고 싶은 모든 것을 누리면 된다. 마침내 일시적인 신체 대여가 아닌 영구 대여를 시도하는 프라임 데스티네이션.

 

도무지 합법화 될 것 같지 않은 이 ‘신체 대여’ 사업이 합법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수많은 음모와 반전들. 캘리의 몸을 빌려 돌아오지 못한 손녀 엠마의 행적을 추적하는 헬레나. 헬레나와 뜻을 같이 해 기꺼이 렌터로 나선 여러 조부모들. 캘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은 사라의 눈물겨운 희생. 렌탈 기간 중 우연히 만나게 된 블레이크와의 달콤한 시간,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끔찍한 반전. 도무지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는 긴박한 스토리와 끝인가 하면 또다시 예상을 뒤엎고 펼쳐지는 반전에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다. 잔인하면서도 매혹적인 소설, 아름다우면서도 잔혹한 이 소설은 인간의 욕망과 윤리의식이 어디까지 인지를 보여준다. 아무리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와도 아무리 젊음이 탐나는 세상이 와도 결코 해서는 안 될 일. 누군가의 인생을 훔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빌린 몸을 아무렇게나 ‘사용’하는 늙은 렌터들을 보면 정말이지 끔찍하다. 더구나 영구 대여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늙은 욕망은 대체 생각이란 것이 있기는 한 걸까!

 

‘매가 울면 날아야 할 시간’이라고 메시지를 보낸 캘리의 아버지는 살아계실지, 캘리의 정신을 잠시나마 장악했던 올드맨(프라임 데스트네이션의 수장)의 새로운 음모는 무엇일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싶어 하는 블레이크와 캘리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엠마를 비롯해 사라진 아이들의 행방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올드맨과 함께 헬기를 통해 탈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레이먼드씨는 또 어떤 기술력을 선보일지……. 무수한 의문과 여운을 남긴 채 끝을 맺은 이 소설은 아마도 머지않아 영화화 될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든다. 어쩌면 2편이 출간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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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 저도 이책을 일었는데 너무 치명적인매력을 가지고있는 책이에요 . 한번 보면 빠져들게하는 … .
그런데 정말 먼 미래에도 , 그런일이 일어날까 우리아이들에게 … 먼 미래가 무시무시하게 걱정돼네요 .
그리고 끝없는 노인들의 욕심 , 욕망 … 등을 깨우칠수있어서 . 재밌었고 … 신체대여라는것은 불법이기때문에
사용하면 안돼는데 ㅎㅎ . 저도 아이들의 엄마로써 정말 먼 미래가 걱정됍니다 .
 
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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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이라도 당신께 당신의 이야기를 청해 봐도 될까요?
-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를 읽고

 

 한 번도 궁금했던 적이 없다.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다. 한 번도 들어본 적조차 없다. 수십 년 간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으셨던 아버지의 이야기, 아버지께서 살아오신 인생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치열했을 바다 위에서의 싸움. 잔인한 인내를 요구했을 자신과의 싸움.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끊어버릴 수 없는 생의 끈, 놓아버릴 수 없는 삶의 무게가 얼마나 아버지의 어깨를 짓눌렀을 것인가. 그럼에도 시나브로 중독처럼 스며들었을 환희의 순간 또한 적지 않았으리라. 바다위에서 보낸 수십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나에게 바쳐졌을진대, 몰랐다. 어쩌면 모른 척 살아온 것인지도. 서른 하고도 다섯 해에 접어들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걸작 『노인과 바다』를 다시 펼쳐 읽는다. 한 번도 품어본 적 없는 궁금증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눈물이 미안함이 고마움이 속절없이 밀려든다. 나, 지금이라도 당신께 당신의 이야기를 청해 봐도 될는지요.

 

 책이란 얼마나 매력적인 존재인가. 같은 책이라도 언제 어느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른 말을 걸어오는 것이 마치 요술이라도 부리는 듯 신비롭다. 특히 고전의 반열에 오른 명작이 주는 감흥은 실로 깊고도 강하다. 남들에게는 명작이라 추앙받지만 아직까지 나에게만은 낯선 작품이 꽤 있다. 읽고 또 읽어도 공감하기 힘든 고전의 세계. 다행히 『노인과 바다』는 내가 꼽는 몇 안 되는 고전이자 명작 중 한 권이다. 언제 읽어도 어렵지 않은 책, 어떤 상황에서 읽어도 감동을 주는 책. 한 마디로 몰입이 잘 되는 잘 쓰여 진 책인 셈이다.

 

 무지개보다 더 다양한 격정의 색을 지닌 이 책에서 이번엔 슬픔을 읽었다. 5.5미터 700킬로그램에 달하는 인생 최고의 대어를 낚은 산티아고 할아버지. 꼬박 이틀 동안의 사투 끝에 쟁취한 승리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패배의 그림자가 엄습해 온다. 몸도 마음도 누더기 신세. 추스를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만신창이가 되어 오두막집으로 스러지듯 들어서던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문득 아버지가 오버랩 되었다. 아버지는 꼬박 2년 동안 병원 신세를 지셨다. 일찌감치 몸 여기저기서 잔고장의 흔적이 영력했지만 병원 문턱 넘는 것조차 한사코 거절해 오셨다. 그러다 덜컥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시기가 찾아오고야 만 것이다. 어느 때보다 곁을 지켜드려야 했을 그때 나는 함께 있어드리지 못했다. 내 아이를 낳던 날, 아버지는 수술대에 오르셨다. 그리고 내리 2년간 병원을 집처럼 오가셔야 했다.

 

 내가 보지 못한 아버지의 인생을 『노인과 바다』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그려본다면 그건 억측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낚시가 더 이상 낭만적 취미가 아닌 생계일 때의 고단함이 산티아고 노인의 손에 굳은살이 되어 박혀있는 것처럼 아버지의 손에도 그것과 같은 고난의 세월이 새겨져 있다. 상처가 더 이상 상처가 될 수 없는 화석같이 굳어져 버린 상태. 그 단단하던 손이 연약한 노인의 손이 되어가는 동안에도 아버지는 좀처럼 배에서 내려오지 못하셨다. 휘황한 집어등 한 번 매달지 않고 휙휙 감아올리면 되는 자동조획기 하나 들여 놓지 않으시고 오로지 손으로만 망망대해를 낚아 올리신 아버지. 어쩌면 산티아고 노인처럼 아버지의 등과 어깨에도 내가 모르는 상처가 깊게 패어 있을지도 모른다. 자잘하게 생겼다 없어지는 상처들을 바닷물로 닦아내며 오로지 몸으로만 버텼을 인고의 세월. 그 고단함을 그 수고스러움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다행히 산티아고 할아버지는 매우 긍정적인 인물이다. 무려 84일 동안이나 물고기 한 마리 낚지 못하지만 어김없이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마침내 건져 올리게 될 한 마리의 물고기를 위해 누가 뭐라 해도 매순간 정확한 계산 하에 완벽한 기술을 구사할 만반의 준비를 해둔다. 감이나 운 따위에 연연해하지 않고 오로지 오랜 세월에 걸쳐 체득한 숙련된 요령을 선보일 요량으로 말이다. 드디어 정체를 가늠하기 힘든 엄청나게 큰 물고기가 걸려든다. 할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섣불리 힘자랑을 하는 대신 물고기의 흐름에 따라 찰나의 기회를 노리는 것. 꼬박 사흘 밤낮에 걸친 거대 물고기와의 사투에서 마침내 승리를 거둔다. 하지만 곧바로 엄청난 포획자들에게 이제 동지나 마찬가지인 그 물고기를 내어주게 된다. 그럼에도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지키려 노력한다. 할아버지가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급기야 형제애까지 불러 일으켰던 물고기에 대한 애정만은 아닐 것이다. 어부로서의 자존심, 인생을 건 마지막 승부라 판단하지 않았을까. 할아버지가 보여준 열정 자부심 강단은 낚시가 생계를 위한 수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가늠하게 한다.

 

 아버지에게 어부로서의 삶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저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한 대체할 수 없는 생계의 수단일 뿐이었을까. 아니길 바란다. 그랬다면 얼마나 처절하고 고달픈 인생이었겠는가. 얼마나 도망치고 싶은 인생이었겠는가. 아버지에게도 푸른 바다와 맞서 싸우는 넘치는 기개가 있었을 것이다. 생활의 터전이 되어준 바다와 생계의 씨앗이 되어준 물고기와 그 모든 것을 품은 거대 자연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를 마음에 품고 사셨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자연은 그 무엇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산티아고 할아버지만큼의 유머와 재치를 지니시진 않았지만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다위에서 혼잣말을 되뇌셨을까. 혼자만의 계획, 혼자만의 다짐, 혼자만의 결심, 혼자만의 쟁취 승리 그리고 좌절까지……. 산티아고 할아버지가 보여준 모든 것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아버지의 바다에 대해 여쭤보려 한다. 그 누구도 위대하다 말해주지 않았던 아버지의 인생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들려줄 기회를 마련해보려 한다. 이제는 무릎조차 내려앉아 걷는 것도 여의치 않은 아버지. 하지만 아버지가 떠올릴 바다 위 자신의 모습은 절대자를 호령할 듯 기골이 장대한 강인한 사내였으면 좋겠다. 작디작은 통통배 한 척에 의지해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바다를 길어 올리셨던 아버지. 그 정도 배짱이면 된 것 아닌가. 아버지의 지금 모습이 무기력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아버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셔도 될 만큼 이미 몸과 마음의 마지막 에너지를 바다에 쏟아 부으신 것이니까. 사자를 떠올리는 산티아고 할아버지처럼 아버지도 아버지만의 ‘사자’를 가슴에 품고 사시길 바란다. 나약하고 초라한 노인의 모습이라 자신을 책망하지 않고, 지나온 세월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자긍심을 품으시길 바란다.

 

 산티아고 할아버지에게 보여주는 소년의 애정과 우정이 가슴시리도록 애잔하다. 소년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마음 또한 다르지 않음을 안다. 자연에 대한 경외, 겸손함을 잃지 않은 태도, 소년과 세상 만물에 대한 애정이 담긴 따듯한 책. 한 밤중에 울리는 전화벨에 반가운 마음보다 가슴 철렁함을 먼저 경험하게 되는 나이가 되고 보니 알 것 같다. 아버지가 걸어오신 인생, 산티아고 할아버지가 짊어지고 온 너덜너덜한 물고기의 잔해가 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들만의 값진 훈장이라는 사실을. 감내하기 어려운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산티아고 할아버지의 의지는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한다. 자신이 가진 무엇도 내세우지 않은 채 오로지 순리를 따르는 겸손함, 인간의 오만함을 빙자해 자연의 위대함을 거스르지 않는 지혜가 돋보이는 소설 『노인과 바다』.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나는 아버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어머니’ 만큼 가슴 저미는 존재가 또 있을까 했는데, ‘아버지’ 역시 예외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다가서기가 이해하기가 힘들어 애써 외면해왔던 아버지의 인생을 정면으로 마주한 느낌이다. 『노인과 바다』가 물고기를 낚는 어부의 이야기를 넘어 자연과 고난에 대처하는 인간의 대서사시를 표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고전이 주는 감동을 새삼 마음에 새기게 하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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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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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물지 않는 상처란 없다, 지금은 가시를 뽑아내야 할 때
- 김려령, 『가시고백』을 읽고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는 문장은 지극히 상투적이지만 진실이다.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혼자만의 비밀 혹은 고민. 가시처럼 마음에 콕 박힌 이것은 틈만 나면 생채기를 낸다. 곪아버리기 전에 얼른 뽑아버려야 하는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오히려 더 아무렇게나 방치되는 마음속의 비밀. 가시처럼 박힌 말 못할 고민에 오늘도 마음이 멍들고 있다면 김려령의 신작 『가시고백』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저마다의 가슴에 맺힌 가시 같은 고백을 마침내 토해내고 난 후 경험하게 되는 홀가분함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물론 새살이 돋아날 때까지 얼마간은 좀 더 아프겠지만 그쯤이야 뭐 대수랴. 일단 뽑고 나며 다음에 다시 가시가 박혀도 뽑아낼 수 있는 용기 혹은 요령 같은 것이 생기기 마련. 날아오를 듯 마음이 가벼워진다. 슬며시 웃게도 된다. 『완득이』를 통해 김려령 작가의 신작을 기다리고 있던 독자라면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의 손에서 마침내 ‘알’을 깨고 ‘병아리’로 거듭난 ‘아리’와 ‘쓰리’를 통해 화해를 모색하고 있는 조금은 엉뚱한 설정이지만 그래서 더 뜨끈한 뭔가가 느껴지는 그런 소설이다.

 

 정교하고도 빠른 손놀림을 타고난 해일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알아서 움직이는 자신을 직업 도둑이라 칭한다. 사랑만 듬뿍 받고 자랐을 것 같은 외동딸이지만 친아버지와 새아버지 사이에서 지란은 뼛속까지 외롭다. 줄곧 반장만 해온 다영은 다른 아이들 챙기기에는 일등이지만 정작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이란 감정에는 서툴기만 하다. 입이 좀 거칠긴 해도 뒤끝 없이 쿨한 진오는 POP글씨 쓰는 나름 섬세한 남자다.
 
 독사과를 손에 쥔 채 오늘도 타깃을 찾아 치밀한 모함을 일삼지만 결국 자신만 홀로 남게 되는 거울 공주 미연. 군대를 기점으로 천재에서 동네 바보형 쯤으로 전락해버린 감정설계사를 꿈꾸는 해철. 그리고 유정란에서 마침내 병아리로 재탄생한 ‘아리’와 ‘쓰리’. 병아리를 꿈꾸는 아들을 응원해주는 (대한민국에 몇 안 될 것 같은) 부모님과 병아리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봐주는 담임선생님까지. 김려령의 신작 『가시고백』은 유쾌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유쾌하고, 모난 것 같으면서도 모나지 않은 경쾌하고도 진중한 소설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고민 중 단연 상위권에 랭크되는 공부(성적) 혹은 교우 관계(왕따) 보다는 저마다의 가슴에 지니고 있는 ‘상처’에 주목하고 있는 소설. 그 ‘상처’는 놀랍게도 ‘생명체’를 매개로 서서히 ‘치유’되기 시작한다. 생명체란 바로 병아리 아리와 쓰리(인 동시에 등장인물 각자)다. 이 두 마리의 병아리는 잠정적으로 백숙 혹은 후라이드가 될 위기에 처해있으면서도 해일 진오 지란이라는 나름 끈끈한 삼총사 구도를 탄생시킨다. 그들만의 비행 그들만의 의기투합 그들만의 눈물을 통해 마침내 공유되는 해일의 비밀스런 가시 고백. 이 뜻밖의 고백이 삼총사의 우정을 갈라놓을지 더 견고하게 만들어 줄지는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독자를 위해 비밀에 부쳐 두겠다.

 

 타인과의 소통은 서로의 상처와 고민을 공유했을 때 급진적으로 이루어진다. 상대방의 상처를 통해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어느 덧 치유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상처는 아물기 마련이다. 시일이 오래 걸릴지라도 흉터가 좀 남을지라도 결국엔 새살이 차오른다. 책 속의 등장인물들 역시 이런 과정을 몸소 보여준다.  상처를 끌어안은 채 전전긍긍하는 대신 곪아버린 상처를 터트려 마침내 새 살이 돋을 길을 마련해준다. 혼자가 아닌 서로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서.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가시고백』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해봄직한 핫한 이야기들을 쿨하게 풀어내는 작가 김려령. 그녀의 재치 있는 입담을 이 작품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뭐, 풀어만해 재미있다는 이야기다.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이게 바로 우리의 생활언어야’라고 감탄할 만한 대목도 수두룩하다. 놀라운 흡입력과 생동감의 실체이기도 한 이 문장들은 작품에 빠져들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의 고민과 문제를 오랜 시간 고민해온 작가의 관찰력과 직관력이 돋보이는 작품. 비단 청소년들만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인간 사회 전반에 대한 화해를 시도하는 작품. 상처를 툭툭 건드리지만 마음을 톡톡 다독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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