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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 - 어이없고 황당하고 늘 후회하면서도 또 떠나고야 마는
한수희 지음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평점 :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8월.
TV에서는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최고라는 등의 뉴스를 보도하지만..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에 시큰둥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디를 가도 덥고, 사람도 많고, 비싸고..
그래서 남들 휴가갈 때 사무실에 홀로 남아 시원한 에어컨을 벗삼고 있다.
이런 나이지만 올 여름에는 휴가를 예정하고 있다.
시원하게 선풍기 앞에 누워 수박 한 접시 옆에 두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라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면서 말이다.
"여행"은 참 이상하다.
두 글자가 주는 의미도 남다르다.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이고 흥분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제목 또한 내가 여행에 대해 생각하는 바와 같다.
저자인 한수희 작가의 전작 <온전히 나답게>,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를 읽고는
솔직하고 시니컬한 그녀의 글솜씨에 반해 팬이 되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나를 반하게 할까.
한수희 작가의 첫 여행 에세이라는 점에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은 작가가 여행지에서 경험한 이야기,
그 속에서 후회하고 어이없는 일을 겪지만 그럼에도 또 떠나게 되는
여행에 대해 역시나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바보같이 누가 당할소냐라며 코웃음 쳤던 보석 사기 사건, 배타고 떠난 신혼여행 에피소드 등.
여행을 갈 때마다 나도 같은 경험을 했던 전기장판 등등.
가식없는 솔직한 경험담에 기분 좋게 웃었다.
하루는 카오스에, 하루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타인의 경험이지만 이 순간 만큼은 내가 그곳에 있는 듯하다.
혼자 하는 여행에 익숙해진 나는 그녀의 이야기가 마냥 신기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대로, 먹고 싶은대로, 가고 싶은대로
내가 하고픈대로 하는게 여행이라 생각하기에
풍부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여행 이야기가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혼자이든 함께이든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게 여행이 아닐까.
온전히 나에게 집중에서 내가 몰랐던 나를 찾을 수 있는 시간.
그래서 늘 여행을 갈망하게 된다.
지친 현실에서 "나"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