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왓치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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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밤. 더위에 잠 못드는 이 순간.
오랫만에 긴 장편 소설을 손에 잡았다.
<엔드 오브 왓치>는 스티븐 킹이 선보인 탐정 하드보일드 소설 시리즈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총 3편의 시리즈 중 먼저 <미스터 메르세데스>를 읽었었다.
그 악마 같던 '브래디 하츠필드'가 저지른 또 하나의 경악할 사건.
과연 <엔드 오브 왓치>의 브래디가 벌인 짓이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
소위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것이 의학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정말 홀리가 휘두른 해피 슬래퍼 때문에 뇌 구조가 재편성 된걸까.
읽는 내내 끊임없이 의문이 들었다.
나는 '자살'이라는 가장 싫어하는 일을 벌인 브래디를 용서할 수 없었다.
수 많은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 몬
미치광이의 마지막에도 통쾌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누군가의 머릿속을 조정하고
죽음으로 이끈 이 미치광이를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들었다.
삶의 마지막까지 브래디를 쫓아가며 결국에는 '임무종료'하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빌 호지스.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고통스런 순간에도,
몸 속에 무시무시한 시한폭탄을 갖고 있음에도,
이 정신병자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호지스 형사의 책임감에 경의를 표한다.
꽤 두꺼운 책이였지만
비록 주말 밤을 뜬눈으로 보냈지만
술술 읽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외전으로라도 빌 호지스 형사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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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마음을 바꾸는 기적의 8초
폴 헬먼 지음 / 북플라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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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속담처럼
"말"은 오래전부터 인간 관계를 규명할 때 중요하게 여겨졌다.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로가 가진 생각을 공유하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다.
이는 모두 "말"을 통해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중요한 말하기, 즉, 대화술에 관한 책이다.
세계 최고의 컨설턴트인 저자는 일상적인 대화부터 구직자들에게 유용한 면접술까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대화의 기술을 알려준다.

이 책은 말하기 이론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사례를 토대로
대화술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
이 책에 따르면 상대방이 내 이야기에 집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8초라고 한다.
이 짧은 시간안에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들는 방법을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내기 위해서 딱 3가지를 기억하자.
1. 하나에 집중해라
2. 생동감을 불어넣어라
3. 존재감을 키워라

솔직히 이론적으로는 이해는 된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려니 막막할 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이 이를 실천 할 수 있도록 책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짧은 시간안에 상대방이 내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압축해서 짧게 포문을 열고
가급적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서두에 이야기한다.
전문 용어와 약어, 수동태 표현 등을 가급적 피한다.
 내가 읽으면서 공감했던 부분은 듣는 이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3가지 질문에 관한 것이었다.
보통은 내가 말하는데 집중하느라 듣는 이를 고려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렇게 한 박자 쉬어가면서 상대방을 입장을 생각하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세밀하게 정리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서로간에 대화보다는 간단한 메세지로
용건을 주고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글로 대화하다보니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무인도에 혼자 고립되어 살아가지 않는 한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대화를 한다.
일상생활에서든 직장생활에서든 원활한 대화를 통해
내 가치를 찾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대화 기술을 배우고 실전에서 활용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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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 - 어이없고 황당하고 늘 후회하면서도 또 떠나고야 마는
한수희 지음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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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8월.
TV에서는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최고라는 등의 뉴스를 보도하지만..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에 시큰둥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디를 가도 덥고, 사람도 많고, 비싸고..
그래서 남들 휴가갈 때 사무실에 홀로 남아 시원한 에어컨을 벗삼고 있다.
이런 나이지만 올 여름에는 휴가를 예정하고 있다.
시원하게 선풍기 앞에 누워 수박 한 접시 옆에 두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라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면서 말이다.
"여행"은 참 이상하다.
두 글자가 주는 의미도 남다르다.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이고 흥분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제목 또한 내가 여행에 대해 생각하는 바와 같다.
저자인 한수희 작가의 전작 <온전히 나답게>,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를 읽고는
솔직하고 시니컬한 그녀의 글솜씨에 반해 팬이 되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나를 반하게 할까.
한수희 작가의 첫 여행 에세이라는 점에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은 작가가 여행지에서 경험한 이야기,
그 속에서 후회하고 어이없는 일을 겪지만 그럼에도 또 떠나게 되는
여행에 대해 역시나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바보같이 누가 당할소냐라며 코웃음 쳤던 보석 사기 사건, 배타고 떠난 신혼여행 에피소드 등.
여행을 갈 때마다 나도 같은 경험을 했던 전기장판 등등.
가식없는 솔직한 경험담에 기분 좋게 웃었다.
하루는 카오스에, 하루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타인의 경험이지만 이 순간 만큼은 내가 그곳에 있는 듯하다.

혼자 하는 여행에 익숙해진 나는 그녀의 이야기가 마냥 신기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대로, 먹고 싶은대로, 가고 싶은대로
내가 하고픈대로 하는게 여행이라 생각하기에
풍부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여행 이야기가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혼자이든 함께이든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게 여행이 아닐까.
온전히 나에게 집중에서 내가 몰랐던 나를 찾을 수 있는 시간.
그래서 늘 여행을 갈망하게 된다.
지친 현실에서 "나"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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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리커버 에디션)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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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루에도 수십 권씩 책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오래전 출간된 책에 손이 잘 가지 않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언론을 통해, 인터넷 서점에서 보낸 이메일을 통해,
수 많은 출판사의 블로그를 통해 "신간" 정보를 얻는다.
내일은 또 다른 새로운 책이 나타나고,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게 되면 머릿속에서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잊혀진다.
내가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를 읽고 싶었던 이유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고전을 조금이라도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문을 다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을 통해서 고전 작품 14편을 만날 수 있다.

<청춘의 독서>는 이미 2009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이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면서 나와 만나게 되었다.
책을 받자마자 목차부터 펼쳐봤다.
제목은 익숙하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가득하다.
읽은 고전이 단 한권도 없다는 사실에 조금은 부끄러웠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이 시작할 무렵, 이 고전들을 봤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유시민 작가가 소재한 14권의 책 중
내 흥미를 끈 책이 2권 있다.
하나는 리영희 선생님의 『전환시대의 논리』이다.
이 책에 발췌된 부분만 읽었지만 기자에 대한 부분은 놀라웠다.
신념을 가지고 바닥부터 시작했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지위가 높아질수록 권력에 끌려가는 모습은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고전에서 지금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른 하나는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 이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그의 주장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발상이었다.
전염병을 유행시켜 사망률을 늘리면 인구와 식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끔찍한 주장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래서일까.
이 무시무시한 <인구론>이 궁금해졌다.

이 책 덕분에 고전을 아주 조금은 맛볼 수 있었다.
아직도 고전은 어렵다.
<청춘의 독서>를 읽으며 어려운 고전과 천천히 가까워질 수 있다면
내가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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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 - 지구를 사랑한 소설가가 저지른 도보 여행 프로젝트
올리비에 블레이즈 지음, 김혜영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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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은 주로 걷는 여행이다.
도심으로 여행을 하게 되니 자연스레 생긴 버릇이다.
낯선 도시를 걷다 보면 여행책에서 볼 수 없었던 곳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짧은 여행일지라도 현지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걷는 여행을 좋아한다. 이런 내 눈에 띈 책이 있다.
<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
이토록 솔직한 제목이라니. 그의 걷기 여행이 궁금해졌다.
저자는 소설가이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공쿠르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왜 걸어서 여행을 하는 걸까? 그것도 나처럼 한 도시를 짧게 여행하는 것이 아니다.
1년에 한달 씩 일정을 잡아 몸집만한 배낭을 짊어지고 걸어간다.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그의 여행은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거쳐 헝가리까지 이어진다.
어쩌면 지금도 그는 세계 지도 위에 있는 어느 나라를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도보 여행기를 읽고 있으니 문득 오래전 기억이 떠오른다.
처음 뉴욕에 도착한 그날. 그 때문에 나의 걷기 여행이 시작됐다.
3번째 미국 방문임에도 지하철을 타는 것은 여전히 두려웠다.
그래서 하염없이 걸어다녔던 그 시간들.
비록 늦은 밤 호텔에 돌아도면 두 다리는 퉁퉁 부었지만 그렇게 천천히 걸어다닌 덕분에 잠깐이나마 뉴욕커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했었다.
그 후로도 내 여행은 늘 걷는 여행이다.
도쿄에서도, 오사카에서도 항상 걸어다녔다. 걸으면서 마주친 풍경, 사람 등.
그 시간과 순간들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의 여정을 따라 가다보지 마치 유럽 여행을 한 듯한 기분이 든다.
그가 걷기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다 알 순 없지만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걸어본 사람만이 아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휴가철이 다가오는 이맘 때.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저자가 쓴 여행 노트와 함께 걷기 여행을 해보는건 어떨까. 이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만의 여행 지도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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