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하루에도 수십 권씩 책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오래전 출간된 책에 손이 잘 가지 않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언론을 통해, 인터넷 서점에서 보낸 이메일을 통해, 수 많은 출판사의 블로그를 통해 "신간" 정보를 얻는다.내일은 또 다른 새로운 책이 나타나고,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게 되면 머릿속에서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잊혀진다.내가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를 읽고 싶었던 이유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고전을 조금이라도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전문을 다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을 통해서 고전 작품 14편을 만날 수 있다. <청춘의 독서>는 이미 2009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이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면서 나와 만나게 되었다. 책을 받자마자 목차부터 펼쳐봤다. 제목은 익숙하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가득하다. 읽은 고전이 단 한권도 없다는 사실에 조금은 부끄러웠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이 시작할 무렵, 이 고전들을 봤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유시민 작가가 소재한 14권의 책 중 내 흥미를 끈 책이 2권 있다.하나는 리영희 선생님의 『전환시대의 논리』이다. 이 책에 발췌된 부분만 읽었지만 기자에 대한 부분은 놀라웠다. 신념을 가지고 바닥부터 시작했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지위가 높아질수록 권력에 끌려가는 모습은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고전에서 지금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른 하나는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 이다."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그의 주장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발상이었다. 전염병을 유행시켜 사망률을 늘리면 인구와 식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끔찍한 주장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래서일까. 이 무시무시한 <인구론>이 궁금해졌다. 이 책 덕분에 고전을 아주 조금은 맛볼 수 있었다. 아직도 고전은 어렵다. <청춘의 독서>를 읽으며 어려운 고전과 천천히 가까워질 수 있다면 내가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