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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 - 지구를 사랑한 소설가가 저지른 도보 여행 프로젝트
올리비에 블레이즈 지음, 김혜영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내 여행은 주로 걷는 여행이다.
도심으로 여행을 하게 되니 자연스레 생긴 버릇이다.
낯선 도시를 걷다 보면 여행책에서 볼 수 없었던 곳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짧은 여행일지라도 현지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걷는 여행을 좋아한다. 이런 내 눈에 띈 책이 있다.
<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
이토록 솔직한 제목이라니. 그의 걷기 여행이 궁금해졌다.
저자는 소설가이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공쿠르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왜 걸어서 여행을 하는 걸까? 그것도 나처럼 한 도시를 짧게 여행하는 것이 아니다.
1년에 한달 씩 일정을 잡아 몸집만한 배낭을 짊어지고 걸어간다.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그의 여행은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거쳐 헝가리까지 이어진다.
어쩌면 지금도 그는 세계 지도 위에 있는 어느 나라를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도보 여행기를 읽고 있으니 문득 오래전 기억이 떠오른다.
처음 뉴욕에 도착한 그날. 그 때문에 나의 걷기 여행이 시작됐다.
3번째 미국 방문임에도 지하철을 타는 것은 여전히 두려웠다.
그래서 하염없이 걸어다녔던 그 시간들.
비록 늦은 밤 호텔에 돌아도면 두 다리는 퉁퉁 부었지만 그렇게 천천히 걸어다닌 덕분에 잠깐이나마 뉴욕커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했었다.
그 후로도 내 여행은 늘 걷는 여행이다.
도쿄에서도, 오사카에서도 항상 걸어다녔다. 걸으면서 마주친 풍경, 사람 등.
그 시간과 순간들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의 여정을 따라 가다보지 마치 유럽 여행을 한 듯한 기분이 든다.
그가 걷기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다 알 순 없지만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걸어본 사람만이 아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휴가철이 다가오는 이맘 때.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저자가 쓴 여행 노트와 함께 걷기 여행을 해보는건 어떨까. 이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만의 여행 지도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