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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어떻게 삶을 이롭게 하는가 - 질병, 고통, 우울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새로운 탐구
우르스 빌만 지음, 장혜경 옮김 / 심심 / 2017년 9월
평점 :
이 책 흥미롭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스트레스는 백해무익하다 등
스트레스가 우리 삶에 얼마나 해로운지에 대해서는 잔뜩 봤지만 반대로 우리 삶을 이롭게 한다는 이야기는 낯설다.
내 경험에 비추어 속이 아프거나 머리가 아픈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의사들은 한결같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말한다. 왜 아픈지에 대해 명쾌한 설명은 없고 같은 말만 되풀이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인류 최대의 적이자 반드시 없어져야 할 감정이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의 면역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몸속에서 여러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알고 있었다. 위가 쓰린다던지, 피로함을 심하게 느끼거나,
심하면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여러 문헌을 통해 읽었다.
하지만 이 책의 도입부에 저자는 60마리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를 제시하며
스트레스가 유리하게 작용하는 결과를 설명했다. 강한 자외선을 쐰 거의 모든 쥐는 피부에 종양이 생겼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실험군을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암 발생이 나중에 일어났다는 결과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스트레스 받은 쥐에서 더 많은 암이 발생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발생한 암의 수도 적었다.
이 실험이 흥미로운 점은 쥐의 유전자 구조가 인간의 유전자 구조와 99% 일치하기 때문이다.
과학은 내가 알고 있던 사실에 대한 반대 결과를 객관적인 실험으로 증명한다. 그래서 과학은 재미있다.
내가 이 책에 흥미를 느낀 것도 이런 점에서이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겼던 스트레스가 오히려 내 삶에 활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에 호기심이 생겼다.
궁극적으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스트레스를 무조건 피하고 적대시하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와 친해지고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스트레스는 우리를 죽이려하는게 아니라 우리를 돕기 위해서 발생하는 감정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이 신선하다.
하지만 책 속 디자인에 조금 더 신경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