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 내 문장이 그렇게 유치한가요?
임정섭 지음 / 다산초당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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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글쓰기에 조금 재능이 있었다.
고2가 되기 전 문과 이과로 결정하는 시기에 나는 이과를 택했지만 그때 우리 문학 선생님은 무조건 문과로 가라고 하셨다. 최종 결정을 이과였고, 복도에서 나를 마주친 문학 선생님은 무척이나 아쉬워했건 기억이 있다.
나이를 먹고 글쓰기는 내 삶에서 멀어졌다. 
대학 리포트를 쓰거나, 졸업 후 잠시 일했던 신문사에서 광고 기사를 쓰거나, 대학원에서 논문을 쓰거나.. 이게 다였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글을 꽤 쓴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문학 선생님의 그 한마디만을 기억하고는
자신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여행 에세이에 공저자로 참여하면서 나의 착각은 완벽하게 무너졌다. 그때부터 '우리말'이 제일 어렵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물론 글을 쓰는건 쉽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글을 쓰고 있으니깐.
하지만 품격있는 글을 쓴다는건 어려운 일이다. 글과 말은 엄연히 다른데 그 차이를 생각 못하고 입말을 글로 그대로 표현한다던지, 헷갈리는 맞춤법에 결국은 쉬운 말로 풀어쓴다던지, 말못하는 부끄러운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다. 또한 오랫동안 번역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번역투로 글을 쓸 때가 있다. 내가 하는 번역의 특성 상 일본어 번역 투로 옮겨야 한다.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업계 관행 상 큰 변화를 단시간에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머리말부터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글을 쓰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우리의 국어 교육에 대한 부분이 그러하다. 배우지 못했기에 잘 모르기에 글쓰기에 두려움이 생기는 거라는 저자의 말에 매우 공감한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어쩌면 그 두려움 때문에 수 많은 글쓰기 책이 세상에 나오는게 아닐까.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는 방법을 잘 몰라 무작정 쓰기만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이 책에 소개된 훈련 단계를 따르기로 했다. 

저자는 총 4단계로 글쓰는 훈련을 설명해준다.
1 단계는 틀린 문제에 대해 오답 노트를 작성하듯 잘못 쓰여진 글을 읽고 제대로 고치면서 배운다. 이 부분에 대해 사례로 지적된 글을 먼저 고쳐보고 저자가 고친 것과 비교해보았다. 
2 단계에서는 글쓰기에 대한 10개 마음과 처음 글을 시작해서 결말에 이르기까지 기술을 설명한다.
3 단계는 글을 쓰는데 중요한 구성을 작성하고 각 장르에 맞는 글쓰기 방법을 알려준다.
마지막 4 단계에서는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습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론적인 부분은 지금까지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내 경우는 실천이 문제였다. 알면서도 이런 저런 핑계로 글쓰기를 쉽게 생각했던 것. 그것이 내 문제였다. 글을 쓸수록 좋아진다는 말이 있다. 많이 쓰고 많이 고칠 수록 가독성 있는 좋은 글로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 이렇게 꾸준히 연습하면 내일은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내일은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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