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뇌 과학 - 최신 뇌과학과 신경생물학은 우울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앨릭스 코브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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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증은 마음의 병이라 여겼다.  걱정과 불안과 고통이 계속되면서 마음에서 병이 생겨 나도 모르게 밖으로 표출되는 것. 가끔씩 스스로 우울하다고 느낄 때면 책을 찾아보곤 했다. 대부분의 책에서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곤 한다. 책을 읽는 순간은 내 상태에 대해 이해하는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반복된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못해서라 생각했고 그 후로는 관련한 책은 잘 읽지 않았다. 비슷한 책 속에 뻔한 이야기만 들어있으니깐.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다르다. 우울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책 한 권에 뇌와 관련한 무수한 지식이 담겨 있다. 우울증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하려면 신경과학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저자는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우울증이 멘탈이 흔들려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한다. 

이 책에서는 우울증과 관련해서 '신경가소성'을 설명하는데, 신경가소성이란 인간의 두뇌가 경험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가 우울증 상태가 되면 소용돌이처럼 감정을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하강 나선이 작동한다. 그러면서 뇌에서는 나쁜 생각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되고 부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변화시게 된다. 이 기분이 어떤 것인지 경험한 사람이라면 느낄 것이다. 나 또한 어느 순간 급격하게 머릿속에 나쁜 생각들로 가득 찰 때가 있다.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고 점점 숨을 쉬기 힘든 상황까지 번진다.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무슨 일은 없는지 전화를 해야만 한다. 그들이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야 머릿속에 부정적인 생각들이 안개 걷히듯 사라진다. 책에서 설명한 그대로 실제로 경험을 했던 적이 있었기에 이 책을 이해하는데 한결 수월했다.

뇌 과학은 어려운 분야다. 인간이 직접 뇌를 관찰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이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과학적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이점 외에도 책 사이사이에 우울증을 극복하고 싶은 독자가 뇌를 상승 나선으로 바꿀 수 있도록 실제로 해야 하는 행동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가령 단순히 운동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때도 운동을 하면 작은 신경 세포인 뉴런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이는 뇌에서 항우울증제와 비슷한 작용을 한다. 다만 효과를 보려면 꾸준히 시간을 들여야 한다. 뜬구름 잡기가 아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팁을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큰 도움이 됐다. 가끔씩 경험하게 되는 불안과 우울이라는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이 책은 현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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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자의 사랑
에릭 오르세나 지음, 양영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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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랑 이야기이다.
클라크 게이블을 닮은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 이야기다.
아버지는 자신이 결혼생활에 실패했지만 아들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원했다. 하지만 빌어먹을 유전자 때문인 걸까. 두 남자는 거의 동시에 이혼을 했다. 이건 분명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가문의 유전자 때문일 테다. 아버지는 이 불행한 사랑의 결말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탐색에 나선다. 그리고 두 남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의 사랑은 결코 알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바람 이야기로 이어지고 급기야 자유로운 영혼들이 살고 있던 쿠바로 이주한 선대까지 펼쳐진다.
내게 '에릭 오르세나'라는 작가는 낯설다. 처음 만난 작가의 책을 읽을 때면 나도 모르게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역시나 시작은 그랬다. 하지만 읽을수록 작가의 위트에 빠져들었다. 결국 이별이라는 아픈 결말로 끝나는 두 남의 이야기지만 문장 곳곳에 담겨 있는 유머는 이 책의 분위기를 반전시켜준다.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는 진실을 바탕으로 한다. 이에 아버지는 살을 붙이고 옷을 입혀 풍부한 선조의 이야기로 부풀린다. 아들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작가가 된 것은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피를 속일 순 없나 보다.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이혼했다는 서두부터 누구보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결말까지 유쾌한 두 부자의 사랑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 낯선 작가에게 받은 기분 좋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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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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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에 들어 있던 내게 온 낯선 편지 봉투. 누가 내게 편지를 보냈는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봉투를 열어보았다. 1년 전, 크리스마스 도쿄 여행 때 내게 보낸 편지였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편지 덕분에 설렘을 느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가 되면서 엄청난 속도의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편지보다는 이메일이나 메신저가 더 편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아날로그를 그리워할 때가 있다. 내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손으로 한자 한자 꾹꾹 눌러 편지를 쓰던 시절이 있었다. 친구에게든, 당시 좋아하던 사람에게든 밤새도록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손으로 편지를 쓴다는 행위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에 편지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총 15장에 걸쳐 편지의 역사부터 이메일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언제까지 이메일이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글솜씨 덕분에 두꺼운 책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빠져들었다. 
편지는 고대 로마 시대 편지부터  무려 2000년 동안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방대한 시간 속에 편지가 가진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편지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 피 튀기는 전장에서 주고받은 러브 레터, 우편 제도의 발달 등 이 책 한 권으로도 편지에 관련한 모든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역시 저자의 노력 덕분이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고서점과 경매 등을 통해 수많은 편지 자료를 모았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 책을 완성했다. 
편지는 사람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였다. 글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하며 사람 사이의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사람 사이를 연결해준다. 그래서 그 연결 통로 안에는 수많은 인생이 담겨 있다. 현재는 비록 다른 형태로 변했지만 글을 전달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게 해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 형태가 이메일이나 메신저, 문자 메시지의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글을 통해 대화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편지에는 고유한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먼 미래에 디지털 기기가 사라진다 해도 종이와 펜만 있다면 편지쓰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 책은 내게 인문학적 교양을 풍부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주었다. 잠시 스마트 기기를 멀리 두고 책장 사이에 있던 편지지와 펜을 꺼냈다. 아날로그가 주는 익숙함과 차분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어릴 적 설렜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기계 속에 파묻혀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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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그리고 한 인생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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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프랑스의 시골 마을, 시작은 작은 사고였다.
열두 살 소년 앙투안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었지만 그의 엄마는 게임이나 하며 집에 있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엄마의 게임 금지 때문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되고 어린 소년은 홀로 산속에 아지트를 만들며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렸다. 어느 날 옆집 꼬마 레미가 숲속에 있는 그의 아지트를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 꼬마는 앙투안을 따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앙투안이 아까는 레미네 강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작고 여린 생명체는 주인에 의해 주인에 의해 완전히 숨통이 끊어지게 된다.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은 어린 생명체를 자루에 넣어 쓰레기 더미에 던져졌을 때, 앙투안은 분노로 가득 차게 된다. 그 분노로 인해 그가 만든 숲속의 아지트는 무참히 파괴되었다. 제어할 수 없는 분노는 사고로 이어진다. 그를 따르던 옆집 꼬마 레미를 죽이고 만 것이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앙투안은 시신을 나무 둥치 구멍에 숨긴다.  그리고 집으로 도망쳤다. 작은 손목시계를 잃어버린 채로... 이후 실종수사가 진행되지만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고 갑자기 몰아닥친 2번의 태풍으로 마을은 초토화가 되었다. 그렇게 레미의 실종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12년이 지난 2011년, 앙투안은 살인을 저질렀다는 비밀을 가슴에 묻은 채 의사가 되어 파리에서 살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평온했던 일상은 고향을 방문하게 되면서 급격하게 흔들리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과의 하룻밤 불장난, 잊고 있던 마을 숲속에서 벌어지는 재개발. 그리고 마침네 발현된 어린아이의 유골. 하루하루 살인자로 잡혀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에게 하룻밤의 불장난으로 탄생한 어린 생명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 하루도 편치 않은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면 그 삶이 진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언제 어디서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지 모른다는 극한의 두려움 속에서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게 가능할까. 앙투안의 살인은 우발적이다. 사람의 목숨을 해친 건 절대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만 당시에 사실대로 말했다면 그에 대한 죗값을 치르고 남은 인생을 조금은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앙투안이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있었다면, 그래서 이 가엾은 소년이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시간이 흘러
2015년. 앙투안은 작은 상자를 하나 받게 된다. 진료가 시작되기 전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 속에는 어린 시절 숲에서 잃어버렸던 시계가 들어있다....
한 인간이 절망 속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이 담겨있다. 불안, 공포, 초조, 포기, 절망... 어디서도 희망을 찾을 수 없다. 마지막 작은 상자에서는 소름이 끼칠 정도다. 작가는 나를 주인공의 심리로 안내한다. 그가 쓴 글을 따라가다 보면 나는 어느새 앙투안이 되어 있다. 그가 느끼는 공포와 불안을 고스란히 느낀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이 끝나게 된다. 처음 만난 프랑스 작가지만 한 인간의 심리를 온전히 묘사하는 탁월한 글 솜씨에 빠졌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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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첫 책 쓰기 - 6개월이면 충분하다
오병곤.홍승완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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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혼자 힘으로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 책이 큰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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