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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계곡의 나우시카 1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많이 알려져있다시피 애니메이션판은 총 7권으로 된 만화판 중 2권의 앞부분까지만을 다루고 있으며 더구나 미야자키 스스로 밝혔듯이 '상업적 고려'가 들어간 버전이다. 그러나 '상업적'이라는 말에 과민반응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를테면 고등학생도 잘 이해하기 힘든 만화판을 중학생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를 조정했다는 정도이지 그밖의 의심스러운 면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이 만화판 전7권은 대단한 수준과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 스케일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장대한 파노라마이자, 문제의식에 있어서는 환경문제를 넘어 '생명문제'의 무척 답하기 곤란한 철학적 물음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작품을 묵직하게 만드는 이 부분(후반부에 나오는)이 결정적으로 애니메이션판에는 나오지 않는다. 환경문제, 인간과 자연의 관계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언젠가 한번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물음이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그밖의 기법적 완성도나 재미 등에 있어서도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완벽한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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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칼 1 - 존 디풀의 모험, 그래픽 노블 01
뫼비우스 외 지음, 이세욱 옮김 / 교보문고(교재)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연재를 시작한 것이 1980년이라고 하니까 80-90년대의 그 많은 SF/환타지 물보다 한발 앞서 있는 것이 본작 [잉칼]이다. 그림을 담당한 뫼비우스가 만화가일 뿐 아니라 [에일리언], [제5원소]에도 참여했다는 점, 글을 담당한 조도로프스키가 만화 작가일 뿐 아니라 그 기기묘묘했던 영화 [성스러운 피]의 감독이기도 하다는 점은 흥미거리를 넘어 [잉칼]을 이해하는 주요열쇠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그 둘이 힘을 합친 이 작품은 한 마디로 만화가 이루어낼 수 있는 성과의 한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내용적으로 보면 SF, 모험, 환타지의 모든 장점들을 끝까지 밀어올리다 못해 드디어 그 윗단계라고 할 종교, 신비, 초월의 세계에까지 도달해버렸다. [에반게리온]과 [매트릭스]를 통해 이제 익숙해진 광경이지만, 1980년이라는 연표를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 당시는 물질문명 발달의 극한치에 근접한 서양사회가 서서히 동양이며 참선이며 정신세계 등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그러한 '터닝 포인트'에 본작은 깃발을 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환점을 돈 서양인들은 물론, 그들이 왜 우리를 향해 다시 뛰어오는지 영문도 모른 채 여전히 반환점이 종착점인 줄 착각하고 정신없이 내닫고 있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이 작품은 필독을 요한다.

형식적으로 보아도 [잉칼]은 완벽한 작품이다. 우선 감지되는 것은 놀라운 밀도이다. 이쪽에서 저쪽까지 걸어가는 걸 묘사하는 데에만 종종 한두 페이지를 소비해버리는 일본과 한국의 극화들에 비한다면 본작의 컷 전개는 몇 배의 밀도를 보유하고 있다.(두 권밖에 안된다는 사실은 이 점을 감안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것만으로도 매 컷마다의 복잡성과 완성도를 짐작할 수 있을 텐데, 더구나 올 컬러판이다. 페이지마다의 컷 구성도 천양지차여서 무슨 일련의 형식실험을 보는 것 같다. 상업적 연재만화의 그렇고 그런 관습들과 정반대로 치닫는 이러한 특징들은 복잡하고 심오한 스토리와 화학작용하며 고도의 완성도를 이루어내고 있다.

좋은 질의 종이에 잘 인쇄된 한국판의 외양도 마음을 놓게 해준다. 이세욱씨의 번역은 능수능란하여 노련미까지 느껴지고, 편집에도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나우시카], [아키라], [공각기동대], [총몽], [에반게리온]들중 하나에라도 매혹을 느꼈다면, 혹은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 [블레이드 러너], [매트릭스] 중 하나에라도 환호한 기억이 있다면 반드시 거쳐가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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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불교입문
채지충 지음 / 대현출판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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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의 만화화로 저명한 채지충은 중국 고전뿐 아니라 불교 관련 만화도 몇 권 낸 것이 있는데 그중 하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공드리고 소원성취하는' 기복불교가 아닌 제대로 된 불교를 알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연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이들을 위해 추천할 만한 책이다.

만화라고 하지만 이 책이 일정한 스토리를 갖고 있거나 한 것은 아니다. 초심자를 위한 경전 내지 근본불교의 핵심경전인 [아함경]을 기초로 하고 있는 이 책은 말 그대로 불교의 기초가 무엇인지를 해설해주고 있다.(형태로는 분명히 만화지만, 성격으로는 삽화에 가깝다. 리우스의 만화들과 비슷하다.) 실제로 페이지 하단마다에 각주처럼 '잡아함경' 본문이 첨가되어 있기도 하다.

무턱대고 빌고 믿는 것과 별로 상관 없는 원래의 불교, 사상이자 실천수행으로서의 불교가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논리적이고 현대적인 방법으로 설명해주고 있으므로 문외한들도 전혀 낯설어하거나 거부감 갖지 않고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만화적 재미'에는 별 기대를 갖지 마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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