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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가지
이유미 지음 / 현암사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유미 박사의 해박한 지식과 담백한 글솜씨는 익히 정평이 나있지만, 그 중에서도 나무를 다룬 이 책과 풀꽃을 다룬 [한국의 야생화]는 백미가 아닐까 한다. 동식물에 대한 해설서라면 자칫 딱딱하고 지루해지기 쉽건만, 어쩌면 이렇게도 자분자분 흥미로우면서도 알찬지 읽다가 감탄을 할 지경이다. '백 가지' 시리즈 중에서도 일부는 그저 도감의 설명글처럼 지리한 것도 없지 않은데, 그런 책의 저자들이야말로 이 책을 보고 배워야 한다. 나무의 모양과 생육특성 등 생물학적 지식과 유사종 구분법(분류학) 정도야 이 분야의 전문가라면 누구나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서 한참을 더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장점이다.
각각의 나무에 얽힌 옛이야기, 지금은 어떤 쓰임새가 있는지(조경용으로는 좋은지, 목재는 어떤지, 식용이나 약용으로는 또 어떤지), 외국에서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어떻게 심고 가꾸면 되는지 등 일반인부터 관련분야 종사자까지 누구라도 귀담아듣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하나가득하다. 이 좋은 내용들이 단정한 문체와 풍부한 생태적 감수성으로 자아내어져 있고, 더구나 풍부한 컬러사진 자료까지 첨부되어있으니 이보다 더 좋기도 참 어렵지 않을까 싶다.(구판은 사진과 본문이 따로 놀고 사진의 양도 부족했는데, 2005년 개정판이 나오면서 이 부분은 말끔히 개선이 되었다.)
정말이지 우리가 나무에 대해서 알기는 좀 알아야 한다. 당장에 목재를 사용하고 열매를 따먹으며, 가로수가 없는 도시와 숲이 없는 산은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플라타너스를 보고 느티나무라고 하고 전나무가 침엽수인지도 모르는 형편이다.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인데, 그렇다면 이런 책을 하나 사서 두고 가끔씩 들여다보면 될 일이다. 100가지 나무를 각각 해설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하는 부담도 전혀 없다. 생각날 때마다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을 펴보면 된다. 유일한 흠이라면 100가지'밖에' 안 다루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더불어 [한국의 야생화]도 쌍수를 들고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