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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새가 있다
김해창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부제가 '습지, 탐조 취재기'로 되어있고 본문의 내용도 취재기/기사 성격을 띄고 있긴 하지만(저자는 부산 국제신문의 기자이자 노조위원장이기도 하다), 성실한 본문 내용과 풍부한 부가정보로 인해 그냥 탐조 가이드북으로 보아도 아무런 손색이 없다. 탐조 가이드북이라는 종류의 책 자체가 거의 나온 것이 없는 형편에서 이 정도 되는 책이 있다는 것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초보자라도 이 책을 통해 어느 곳이 좋은지, 어떻게 가면 되는지, 가서 무엇을 어떻게 보면 되는지 알 수 있게 잘 구성했다, 탐조포인트를 알려주는 지도는 물론 심지어 숙박 및 식당 정보까지 실려있다. 탐조를 위한 기초상식과 유용한 부록들도 빠뜨리지 않았으며, 올컬러이기도 하다. 가이드북에는 어울리지 않는 조금 큰 판형과 (다른 분의 지적처럼) 그다지 잘 찍지 못한 사진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가 거의 없다.
또 한 가지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은 좋은 관점을 가지고 썼다는 것이다. 탐조는 그냥 레저 활동일 수도 있지만 한 걸음 나아가면 환경과 뭇생명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자 하는 적극적 행동일 수 있다. 환경단체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일원인 저자는 시종일관 난개발에 대한 우려와 자연과 인간의 공존공생을 역설하고 있다. 모든 탐조 지역마다 그 곳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와 사람들에 대한 소개를 빼놓지 않고 있는 것은 책의 특징을 넘어 점잖고도 묵직한 권유가 아닐까 한다. 중요한 얘기다. 새와 자연은 물론 대다수 국민에게도 아무 도움이 안 되고 오직 극소수 건설업자들의 사리사욕만 채워주는 난개발 행위들을 보는 일은 과연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탐조와 환경보전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있는 저자를 지지한다.
이제 주5일제 시대고 웰빙 시대다. 먹고 마시며 흥청대는 것으로, 혹은 마냥 뒹굴며 TV에만 매달려 인생의 1/3.5을 보낸다는 것은 너무나 아까운 노릇이 아닐까. 이 책 하나 들고, 적당한 망원경과 디카도 챙겨넣고, 주말이면 훌쩍 탐조여행에 나서는 것도 무척 멋스러운 일일 것이다. 기왕이면 조류도감도 하나 구비한다면 더 좋겠고.(조류도감은 이 책의 본문에도 나와있듯 LG상록재단에서 낸 [한국의 새]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