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수레바퀴 1~8권 세트 - 전8권
고우영 글 그림 / 자음과모음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2001~2002년작이니 이제는 고인이 된 고우영 화백의 최만년 작품 중 하나다. 얼핏 떠오르는 바와 달리 고우영의 작품이 중국 역사서 재해석에만 치중했던 것은 아니다. 상당한 인기를 모았던 [일지매]나 [가루지기]가 대표적인 민속물이고, 그밖에도 단권으로 나왔던 것은 [놀부전], [배비장전], [연산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90년대에 예일출판사가 '고우영 한국 고전극화 전집'을 펴내기도 했었으니까. 다만 긴 역사를 조망해간 것은 [수레바퀴]뿐이라는 것인데, 그렇지만 아쉽게도 본작은 뒤로 갈수록 야사 중에서도 성인용 스캔들 중심으로 흘러가버리는 아쉬움을 남기고 만다.

성인용이라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성인이 성인물을 그리고 보는 게 뭐가 잘못 됐단 말인가.) 처음에는 정몽주다 정도전이다 해서 제법 본격 역사물처럼 시작했던 것이 뒤로 갈수록 어우동이니 어지자지니 하는 쪽으로 초점이동을 해갔던 것인데, 슬그머니 초점이 바뀌었다는 사실 자체도 그렇거니와 그나마 구한말까지 가지도 못한 채 중도하차를 하고 말았던 것이다.(저자도 인정하고 있는 바다.) 애당초 역사물을 표방하고 시작했었으므로 [가루지기]처럼 마음 놓고 질펀하지도 못했고. 스포츠-연예일간지에 연재했던 것이다 보니 데스크의 압력이며 저간의 사정이 있었으리라 짐작해볼 뿐이나, 이도저도 아니게 마무리되고 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이제 그는 고인이 되었고, 제대로 된 한국 사극을 다시 기대해볼 여지도 없게 되었다. 역량 있는 후배가 등장해서 계속 수레바퀴를 굴려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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