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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 다시듣기 : 청춘, 위로, 추억 (3CD)
산울림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그러고 보니 산울림의 베스트 음반이 아직 없었다. 박스셋도 있었고 트리뷰트 음반도 있었고 동요음반 재발매도 있었지만 정작 베스트 음반이 제대로 없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 첫째 이유가 '좋은 곡이 너무 많아서'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음반들 중에서 호불호를 꼽으라면 그것도 재미있는 고민거리겠지만, 개별 곡들을 놓고 하라면 그건 아마도 산울림 팬들에게 고문에 가까운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드디어 발매된 산울림 베스트 음반은 트리플의 위용을 갖추었고 무려 57곡이 수록되었다. 들어가있는 곡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진 곡들이 역시 있다. 우선 왜 빠졌는지 제일 이해가 안 가는 게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새야 날아>라든가 <황혼>(신촌블루스가 리메이크했던), <꿈이야 생각하며 잊어줘> 정도는 사람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도 있겠고, <그대는 이미 나>는 분량상 곤란했을 것이다. 대표적인 동요곡인 <산 할아버지>, <개구쟁이>, <어머니와 고등어>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따지고 들다 보면 산울림 베스트는 반지의 제왕 영화화만큼이나 늦어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전집 박스셋에 선뜻 손이 가는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을 것을 생각한다면, (위에서 열거한 곡만 제외한) 거의 모든 그들의 대표작을 모아 1장 가격에 내놓은 이번 신보는 입이 귀에 걸릴 만큼 반가운 소식이다. 온세계 대중음악계가 창작력 고갈에 빠져있는 지금, 그들의 사운드와 가사는 더더욱 신선하게만 다가온다. 집집마다 하나씩 나눠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