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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 이유미의 우리 꽃 사랑
이유미 지음 / 다른세상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야생화가 은근히 붐이다. 이름 외우기도 어렵고 화려함이 지나치다 싶은 느낌도 간혹 드는 외래식물 위주의 원예문화에 대한 대안이기도 할 것이고, 자연생태탐방이 웰빙 레저활동의 하나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꽃시장을 찾아가면 야생화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가게가 한 곳쯤은 있고, 관련 서적도 도감, 재배법, 이야기 등 성격별로 여러 가지가 나와 꽤 잘 팔리고 있기도 하다.
[한국의 야생화]는 그 중 이야기 책에 속한다. 식물의 생김새 묘사나 키우는 방법도 실려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의 미덕은 역시 그네들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 쪽에 있을 것이다. 사진이라면 김태정씨의 많은 책들이 한결 나을 것이고, 도감으로 들고다니려면 [야생화 쉽게 찾기]가 여러 모로 우위에 있다. 재배법을 알차게 담은 책은 유감스럽게도 아직 찾아보지 못했지만 아쉬운대로 [쉽게 키우는 야생화] 정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꽃의 이름에 얽힌 사연이라던가, 그밖의 두런두런 이야기 쪽이라면 이 책이 가장 풍부한 것 같다.
편집체계는 비록 도감에 거의 가깝지만 결코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레 야생화에 대한 흥미와 애착을 갖게 해주고, 그리하여 이 땅의 모든 야생화가 최소한 도로 주변의 외래화초들만큼은 대접 받을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지게끔 만드는 재주를 가진 책이다. 재배법을 너무 간략하게(종별 10~20줄) 소개하고 있다는 아쉬움만 빼면 흠잡을 곳이 없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와 더불어 이유미 박사의 역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