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aria Evora - Anthology
세자리아 에보라 (Cesaria Evora)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그녀의 목소리가 한국땅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영화 [위대한 유산] O.S.T. 버전의 <베사메 무초>부터였다는 것이 중평이다. 충분히 알려진 곡의 인상깊은 새 버전으로부터 흥미가 유발된 청자들은 월드뮤직 유행을 타고 쉽게 목소리의 주인공에게까지 가닿게 되었고, 이렇게 훌륭한 베스트 음반을 비롯하여 꽤 여러 장의 CD가 시중에 유통되게끔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 이름은 세자리아 에보라, 이제 60대 중반에 접어든 흑인 할머니다. 어느 사진을 들여다봐도 미국 영화의 한 장면에서 동네 할머니 역 쯤으로 등장했을 법한 구수한 인상이지만 엄연히 자국의 국보급 가수이자 전유럽에 명성이 알려져있는 월드뮤직의 명인이다.

케이프 베르데라는, 북서 아프리카의 자그마한 섬나라 출신인 그녀는 수많은 월드뮤직의 디바들처럼 어려서부터 음악이 도피처이자 위안이자 나중에는 생계수단이 되는 그런 류의 삶을 살아왔고, 불행 중 다행히도 그 음악이 유럽에 유통될 만한 몇 가지 요인들을 지니고 있었기에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첫째, 오랜 동안 포르투갈의 식민지였기에 언어 또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며, 둘째, 같은 이유에서 남유럽/남미음악과 북서 아프리카의 그것이 적절히 혼합된 '모나(morna)'라는 장르의 음악이 충분히 세계성을 띄었던 것이다.

실제로 들어보면 아프리카 음악이라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는다. 메르세데스 소사와 니나 시몬을 반반씩 섞어놓은 것 같은 느낌인데, 참으로 그윽하고 애잔하게 마음을 달래주는 류의 음악이다. 라이센스임에도 속지에 가사는 고사하고 제목조차 전혀 번역이 되어있지 않아 무슨 뜻인지를 전혀 모른다는 게 치명적인 아쉬움이자 음반사에 대한 불만사항이긴 하지만, 모든 월드뮤직 팬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음반 중 하나임에는 변함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