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4집 - 전인권과 안 싸우는 사람들
전인권 노래 / 미디어신나라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몇몇 곳에서의 호평을 접하고서 들어보았지만, 한 마디로 실망이다. 기실 전작인 3집도 명반이라고까지는 못하겠지만 이보다는 한결 나았다. 앞쪽에 배치된 4~5곡, 그러니까 <운명>이나 <다시 이제부터>, <강해야지> 등에서 참으로 여러 해만에 내 마음을 움직이는 전인권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단지 그 뒤로 줄줄이 잇따르는 10곡 남짓이 별로인 게 탈이었지.) 하지만 이번엔 아무리 찾아봐도 <걱정말아요 그대> 정도가 고작이다. 애써 1~2곡을 더 꼽아본댔자 별로 나아질 것은 없다.

아무리 그가 한국 락의 산 증인이고 아무리 순탄치 않은 삶을 견뎌내고 오십이 넘은 지금껏 포효를 하고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곡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음반에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는 것이다. 그의 포효가 그 자체로 마냥 좋다면 공연에 가서 흠뻑 취해보고 인간 자체를 좋아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나의 결과물로서의 음반에 대한 평가는 좀 냉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닌 게 아니라, 음반 구입에 쓸 돈으로 그의 콘서트에 한 번 더 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다.

전인권뿐 아니라 신중현, 한대수, 이정선, 하덕규, 김수철, 한영애 등 많은 노장과 중견들이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모습은 충분히 박수를 보낼 만하다. 그러나 음반 발매에 있어서만큼은(특히 선곡) 좀 신중을 기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과거의 명반들이 아직도 애틋한 탓이다. 두 장 낼 것 아끼고 축약해서 한 장을 잘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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