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Oldboy 1
츠치야 가론 외 지음 / 아선미디어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정도면 우수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뒷심이 떨어지는 일본만화 특유의 단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평균에 비해 좀 나은 정도의 결말이라고 봐줘도 무방할 것 같고, 시작 부분부터 2/3 정도까지의 전개는 어느 수준급 작품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을 법한 리얼리티로 철저히 무장한 정통 드라마라는 점도 가산점의 근거가 된다. 어디까지나 이것이 원작이며, 영화는 이 원작을 딛고 오른 것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오리지날리티의 저 영원한 훼손불가능성이란...

그러나, 이 모든 위무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나를 더 뒤흔든 것은 '각색된' 박찬욱의 영화 쪽이었다. 작품 자체로 놓고 봤을 때 아무런('거의 아무런'이 아니라 그냥 아무런) 흠도 잡을 수 없이 그저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던 영화에 비해 원작만화에는 끝내 아쉬움이 남는다. 그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게 결국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원인이 밝혀지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지, 비교당한 원작은 초라할 따름이다. 이런 이유에서 아직 둘 다 보지 않은 분이라면 원작만화를 먼저 보는 편이 나으리라고 생각한다. 다시 그러나, 이 모든 열세에도 불구하고 꼭 한번 볼 만한 수작이라는 점 또한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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