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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tles - Rubber Soul
비틀즈(Beatles) 노래 / 이엠아이(EMI) / 1965년 12월
평점 :
절판
틴에이저의 광적인 호응을 받는 정상의 인기그룹에서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예술가 집단으로의 변모--전기와 후기 비틀즈를 이런 말로 양분하는 것은 무의미하지도 않고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어떤 음반을 기준으로 그렇게 나누어야 할지에 와서는 다소 의견이 분분하다. 내 생각으로는 이 음반에서부터 예술가적 면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완전히 돌변한 것은 아니고, 이전의 마냥 유쾌하고 신선한 락앤롤에서 점차 오색찬란한 락 판타지로, 더불어 그저 춤추고 연애하는 가사에서 자의식과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시편으로 넘어가는 중간 정도로 보면 적당하겠다. <Michelle>이나 <Girl>처럼 익히 알려진 곡들도 눈에 띄지만, 대개의 비틀즈 음반이 그렇듯 버릴 곡은 단 하나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 그대로 천의무봉이다. 바로 이 음반에서부터 락이라는 음악은 스스로 사춘기를 탈피하여 여엇한 성인(20-30대)들의 '표현/발언 양식'으로 성장하게 된다. 역사적 의의를 갖는 기념비적 명작인 동시에, 처음 비틀즈를 들어보려는 이부터 그들의 음반을 이미 몇 장 가지고 있는 이까지 누구에게라도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