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는 '서산대사'로 잘 알려진 청허(호) 휴정(법명)의 편저이다. 보통은 [선가귀감]이라고 표기한다. 중국 선종의 대표적인 저술들로부터 한두 문장씩을 발췌수록하고 그에 대해 해설하고 있는 형식이다. 따라서 책도 발췌문 한두 문장, 그 원문, 그에 대한 휴정의 해설 몇 문장, 다시 그 원문(해설도 한문으로 쓰여졌으니까), 번역자의 역주 순으로 구성되어있다.(번역자의 해설은 따로이 없다.) 선불교 해설서로 옛부터 명성이 자자한 저술이나, 어디까지나 불교전반에 대한 기초이해 정도는 전제한 상태에서의 얘기임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원래 이 역본은 50여년 전에 나온 것이다.(그래서인지 [선가구감]이라는 옛스런 맞춤법을 제목에 그대로 살려놓았다.) 한글번역된 불교서적이 거의 없던 당시에 만해의 수제자인 용담 스님이 상당한 공을 들여 번역해낸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격동기인 1948년 당시에 용담 스님이 북한을 방문한 후 실종되어 월북자로 처리되는 바람에 그 이름도 번역도 함께 묻혔다고 한다.(조용히 이 번역을 '참고'한 다른 역본들도 좀 있어온 모양이다.) 이번 재간행본은 편집체계며 표기법도 말끔하게 현대화되었고 번역을 보아도 전혀 50년 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수려하다. 원문에 발음표기가 달려있지 않은 것만 제외하고는 퍽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