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람시에게로
칼 보그 지음, 강문구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미국의 정치학자 칼 보그가 쓴 이 200쪽 남짓(역자의 보론격 논문을 제외하면)되는 책의 원서는 1976년에 간행되었다. 원제는 [Gramsci's Marxism]이다. 문자 그대로 그람시의 사상을 간략하게 개괄하고 있는 입문서이다. 20세기 초반 이후 이렇다할 좌파의 발전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영어권 독자들에게 그람시는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무척 낯선 인물이었다고 한다. 더구나 그의 저작은 모두 이탈리아어로 쓰여있었고, 이탈리아어를 아는 영어권 독자들은 거의 없었다. 68년 학생운동을 거치며 신좌파가 전면에 부상하고, 그 여파의 덕택인지 72년에 영어판 [옥중수고 선집](우리 나라에 [그람시의 옥중수고 1,2](거름)로 번역되어 나온 것)이 발간되면서야 비로소 그람시 연구가 영어권에서도 이루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연구성과에 기반하여 발간된 입문서가 이 책인 것이다.

따라서 그람시에 입문하고자 하는 모든 초보자들에게 괜찮은 안내자 구실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다시 그람시에게로'라는 제목에 현혹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건 그냥 입문서지 다시 뭘 하는 연구서가 아니다.) 평이하고 무난하게 서술되어있으며, 해석하는 관점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아무런 사전준비도 없이 바로 [옥중수고]를 읽는다든가 하는 무모한 시도는 마실 것을 권한다. [옥중수고](Prison Notebooks)는 말 그대로 감옥에서 쓰여진 단편적인 연구노트들을 사후에 묶어낸 책이다. 당연히 체계적이지도, 친절하지도 않다. 반드시 한두 권 이상의 입문서, 해설서를 통한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