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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에서 인디음악으로
선성원 지음 / 아름음악출판사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60년대 초반 미8군 클럽 무대에서 생성된 후 2002년 현재까지 40여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를 끊길 듯 끊길 듯 이어온 한국 락음악에 대한 최초의 개괄서. 그동안 한국 대중음악 전반의 흐름에 관한 책은 있었지만(이영미 등) 락이 별도로 다루어지기는 처음이다.
저자인 선성원씨는 원로 대중음악 평론가로 익히 유명한 인물이며, 70-80년대 한국땅에 락음악 정보를 거의 독점공급하다시피 했던 '전설의 월간지' [월간 팝송]의 편집장을 역임한 이이기도 하다. 한국 락의 태동기부터 그것을 지켜보아왔던 그 외에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적임자는 몇 되지 않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은 부분부분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애당초 학술적 접근과는 애당초 거리가 멀고 신문/잡지 연재물 정도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을 기대하고 책을 집었다가는 실망하기 쉽다. 제공되는 정보와 서술체계에 있어서의 정확성과 충실도 역시 미흡함을 감출 수 없다. 개제된 사진 부가자료 역시 특별히 귀한 것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이런 여러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이제껏 40년을 이어온 한국 락음악의 역사 전반을 최초로 정리해낸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를 출발점 삼아 앞으로 더 보완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특히 60-70년대를 다룬 부분들은 그 시대 한국에도 락이 있었다는 사실만 듣고도 놀라워할 젊은 독자들에게 귀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락의 태동이 어떤 배경과 영향 하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어졌는지에 대한 '당사자'의 생생한 증언이 이 책에 담겨있다.
1부는 한국 락 40년의 역사 전반을 개괄하고 있으며, 2부는 90년대 인디 씬, 3부는 신중현 사단을 따로 떼어 집중조명하고 있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4부는 대표적인 락 음악인들에 대한 '열전'이며, 5부 역시 같은 성격이되 90년대 인디 음악인들을 따로 분류해 다루었다. 책의 구성에서 노평론가의 '내릿사랑'까지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