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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의 땅 - The Unrooted - 1991-2005, 성남훈 사진집
성남훈 지음 / 눈빛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한국의 대표적인 현역 사진가를 장르별로 꼽으라면(죄송하지만 원로들은 제외) 커머셜에서 김중만, 다큐멘터리에서 성남훈, 파인아트에서 김아타를 우선순위로 꼽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 같다. 그런데 이거, 무척 논란이 많을 소리다. 김중만은 커머셜계에서 은퇴했고, 다큐멘터리와 포토저널리즘의 구분 문제가 있으며, 김아타에 대해 할 말이 있는 분도 많을 것이다, 기타등등.
그럼 사진가 말고 사진집을 꼽아보면 어떨까. 이럴 경우 유감스럽게도 커머셜과 파인아트는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커머셜 사진이 사진집으로 감상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파인아트는 역시 책보다 전시장에서 보는 게 낫다. 허나 어쩌랴, 여기는 책 파는 사이트인데.
그래서 그냥 밀어붙여보자면, 한국의 현역 사진가가 내놓은, 요즘 어렵지 않게 신간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우선적으로 추천할 만한 사진집이 뭐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은 이 책이다. 충분히 인정 받는 작가의 15년에 걸친 작업결과를 선별수록한 것이거니와, 하드커버에 300쪽이라는 넉넉한 분량에 5만원도 안 한다. 다행히 인쇄품질도 괜찮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작가의 모든 작업영역에 걸친 선집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외에도 성남훈이 찍은 사진들은 많지만 거의 해외에서의 것 위주이며 100% 흑백결과물만 수록되어있다.(예를 들면 '연화지정' 시리즈는 없다.) 하지만 그거야 다음 작품집을 기대하면 될 일이고,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고작 필터 한 개 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