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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나며 -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집 ㅣ 책읽는 가족 60
최금진 외 지음, 이영림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자, 거의 다 끝났다. 조금만 마무리하면 된다.
"철수야, 마지막으로 이 지구에 남길 말 없냐? 나는 지긋지긋한 학교에 한마디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 명수, 너부터 해 봐. 난 아버지한테만 남기고 싶어."
나는 무제 공책을 펼쳐놓고 적어 나간다. p 35쪽
언덕 아래 마을은 은은하고 희미한 새벽빛에 싸여 잠들어 있다. 공기는 차고 신선하다. 우리를 축복하는 듯 빙 둘러선 소나무들도 푸른 눈을 살짝 뜨고 지켜본다. 또 하나의 별똥별이 떨어진다. 어둠 속에서 긴 꼬리를 찬찬히 흔드는 물고기 같다.
이제 출발이다. 명수와 나는 리어카를 밀기 시작한다.
우리 머리 위로 또 하나의 별이 떨어진다.
달리자. 더 빨리 달리자.
우린 날아오른다. 꼭 날아오른다.
"지구야, 안녕. 잘 있어......." p 39 쪽
불우한 환경 속에 있는 명수와 철수, 학교에서도 '나쁜 녀석들'이라고 불리는 아이들....
그들에게 가정은, 학교는, 이 지구는 어떤 존재일까?
마을회관에서 버려진 냉장고와 동네 동장이 보내 준 선풍기 등을 이용해서 만든 괴상한 비행기를 타고 우주, 달나라로 가 보려는 두 아이의 은밀한 계획과 부모님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
우리 시대 어른들의 과도한 교육열, 내 아이만 잘되면 된다는 과도한 자식 사랑, 성적높은 아동을 우대하는 일부 잘못된 교사나 교육제도를 벗어나 내 이웃의 아이, 아이 친구들에 대한 관심, 소외되는 이들에 대한 존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또 다시 명수와 철수같이 지구를 떠나고 싶은 아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것인가?
결국 우리 어른들의 잘못된 삶의 모습들이 명수와 철수같은 아이들을 만들어 내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