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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토끼 밥상 ㅣ 개똥이네 책방 2
맹물 지음, 구지현 그림 / 보리 / 2008년 8월
평점 :
아이에게 책을 사주면 열심히 보는 책이 있는가 하면, 내 팽개쳐놓고 잘 안보는 책이 있다.
열심히 보는 책은 대부분 만화종류라서 부모님들이 속상해하기도 하지만 말이다.ㅋㅋ
그런데 만화도 아닌데, 예쁜 그림책도 아닌데, 자꾸자꾸 보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열 두달 토끼밥상>이 바로 그런 책이다. 제목만 봐서는 얼른 요리책이라 짐작하기 어려운데 요건
바로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이 혼자서도 척척 만들 수있다고 책 표지에 소개된 요리책이다.
그럼 어떤 요리가 들어있을까? 책 속으로 함께 떠나보자.
잠깐, 요리를 먼저 보기전에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 소개를 먼저보면, 참 특이한 가족이 나온다.
주인공 ’맹물’은 아토피가 있는 여자아이인데,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하루 세 끼 뭘 해 먹을까 고민한단다. (보통 이런건 엄마가 하는 고민이 아니던가?)
그 다음 맹물의 ’아빠’ 가 나오신다. 이 둔은 두 딸과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는 멋쟁이시란다.
(뭐 이건 울 남편이랑 똑같네 가끔 깜짝요리만드는 것도... 다만 하나 틀린 것은 이 분은 농사도 잘 짓는다니 놀랍다.)
그럼 맹물이 ’엄마’ 는 뭐하실까? 요리도 안하고 팔자좋게....ㅎㅎ
아니올시다. 맹물이 엄마는 바로 ’맹물’이랑 ’맹랑’이의 요리선생님이시란다. 그럼 그렇지...
(그런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딸들이 스스로 해내는 것을 지켜본단다. 요건 본받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맹물이 동생 ’맹랑’이가 나온다.
(음~ 요건 울 막내 닮았네. 축구좋아하고, 남자아이들이랑 주로 노는...맹랑이 처럼 먹는걸 정말 좋아하면 더 좋겠지만)
암튼 요리책 같지 않게 주인공에 등장인물도 나오는 재밌는 요리책에다가 요리 전에 <진짜 양념 가짜 양념>소개나 <여러가지 익히는 방법>, <요리준비> 등을 그림을 곁들여서 소개하고 있어 먼저 요리하기전에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어떤 요리가 있는지 살펴볼까?
매달 그 달에 좋은 요리를 소개하고 있는데,
1월에는 긴긴 겨울방학 입이 심심할 때 먹는 <간식>으로 떡케이크, 곶감말이, 미숫가루 다식을 소개하고 있고, 2월에는 한 해 시작과 마무리 <떡국과 묵은 김치>편으로 떡국, 콩김치 부침개, 김치 국물볶음밥 등을 소개하고 있다. 3월에는 입맛 돋우는 파릇파릇한 <봄나물>편으로 달래멸치무침, 쓱달걀찜, 쑥 된장국 등을 소개한다. 4월에는 산으로 들오 나들이 갈 때 <도시락 편>으로 진달래주먹밥, 꼬마김밥, 쌈장에 상추쌈을 소개하며, 5월에는 몸이 좋아하는 싱싱한 <제철 채소>편으로 봄나물 토렴, 톳무침, 상추겉절이 등을 소개한다. 6,7,8월에는 여름 음식을 주로 소개하고, 9,10월은 가을음식, 11,12월은 따끈한 국물같은 겨울음식을 소개한다. 이렇게 소개된 음식이 총 36가지이니, 이 책 하나만 마스터해도 아이들이 36가지의 음식을 해 볼 수있으니 참 대단하다.
그런데 말이 쉽지 아이들이 어떻게 이 책만 보고 요리를 할 수있을까?
하고 의문이 생기는 분이 혹 계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우선 요리를 소개하는 만화가 나온다. 만화를 통해 동기부여가 되면, 그림으로 설명된 요리만드는 방법을 한눈에 본다. 그 후 역시 중간중간 재밌는 그림과 글로 쉽게 소개 된 요리법이 있어 초등2학년인 우리 막내도 혼자 터득하여 미숫가루 다식을 만든다고 하는 것을 지켜본 나로서는 아이혼자서도 척척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울 아이랑 만들어 본 요리는 '미숫가루 다식' 과 '김치잡채', 뿐인데, 이 글 쓰다보니 좀 더 많이 만들어봤더라면 싶다.)
한가지 더 좋은 점은 이 책으로 아이가 요리를 하다보면, 요리하는 재미를 누릴 수있을 뿐더러 몸에 좋은 음식을 알게되고, 제철음식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될 것 같다.
알고보니 아토피를 앓은 경험이 있는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란다. 어쩐지....
아이들을 위한 요리책을 만들었다는 시도가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 있는 가정에서 하나씩 필수로 구입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