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미래의 고전 1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푸른책들 ’미래의 고전시리즈’   첫번째 책인 <첫사랑>은 많은 분들이 출간을 손꼽아 기다리던 이금이 작가님의 신작이다. 
나역시 많은 기대와 설레임으로 기다리던 책이기에 단숨에 읽고 말았는데, 함께 다투듯이 읽은 중학생 딸아이도 거의 한 시간만에 후딱 책을 다 읽은 후에 "엄마, 역시 이금이 선생님의 책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라며 만족스러운 소감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좀 멋적은 고백이지만 나와 남편은 고등학교때 첫사랑으로 맺어진 커플이다. 그러기에 내가 기억하는 우리시대의 첫사랑과 요즘 아이들의 첫사랑은 어떻게 다를까? 하는 호기심으로  읽은 책이 ’첫사랑’이기도 하다. 

만약 나같이 마흔이 넘은 이들이 우리 네가 겪었던 그 시절의 감정만으로 첫사랑을 기억한다면 이 책의 동재나 연아 , 민규 등이 겪은 사랑은 그 빛깔은 같을지라도 표현방법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남을 이해해야할 것이다. 쉽게 말해 요즘 아이들의 사랑은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진도부터 상당히 빠르다. 성장도 빠르고, 사춘기도 빠르기에 첫사랑을 느끼고, 애정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도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사귄다거나 여친이니 남친이니 하는 말을 예사로 쓰기도 한다.  만난지 백일이 되면 백일축하를 하기도 하고, 사귀기로 했다고, 커플링을 끼기도 하고,  스티커사진을 찍어 핸드폰 고리에 서로 매달아다니기도 하며, 근사한 장소에서 멋진 이벤트로 프로포즈를 하는 것이 요즘 아이들의 사랑 표현방법이리라..... 그러기에 먼 미래에는 이 것 또한 구세대적인 표현방법이 되고, 더 독특하고 기발한 방법의 사랑 표현 방식이 나올지도 모를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이 시대 청소년들이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말해주는 책으로  ’미래의 고전’ 으로 선정한 것은 참 적절한 결정같다.  미래의 고전을 선정한 이유대로 이 책은 시대를 뛰어넘어 이 다음에 태어날 미래의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고전으로 익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줄거리는 그리 복잡하지 않는 우리일상에서 흔히 볼 수있는 이야기들이다.
동재라는 남자아이는, 이혼문제가 심각한 요즘의 우리나라에서 어쩌면 심심찮게 볼 수있는 부모님이 이혼한 가정의 아이다. 아빠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먼저 아빠에게 이혼을 제의한 엄마는 스페인으로 공부를 하러 떠났고,  아빠와 새롭게 재혼한 새엄마는 자기와 이름자가 비슷한 동생 은재를 데리고 동재네에 왔다.  엄마에게 무뚝뚝하던 아빠가 새로 맞이한 젊고 이쁜 부인인 은재엄마를 존중해주고 정답게 대하는 것에 불만인 동재,  아는 척 하는 것이 얄밉기만 은재와도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고, 생활의 불만을 공부에 소홀하고, 반항하는 것으로 일관하는 환경 속에서  같은 반에 어느 날 나타난 ’연아’ 라는 아이를 좋하하게 되지만 아역스타인 찬혁이와 이미 사귀고 있는 연아에게 감히 다가가지 못하다가 우연히 동생 은재가 연아와 같은 성당에 다니는 것을 알고부터 똑순이같은 동생 은재의 조언을 받아가며, 연아에게 프로포즈하기에 성공하여, 함께 채팅도 하며, 문자도 주고 받고, 스티커 사진도 찍고, 영화를 보기도 하면서 본격적으로 남친이 되어갔으나,  스페인에서 엄마가 돌아오셨던 성탄절 무렵에 연아로부터 갑작스런 이별을 통보받게 되고,  첫사랑에 대한 배신감과 아픔을 겪게 된다.  

"너와 난 맞지 않는 것 같다." 라는 문자를 보낸 연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왜 자신이 연아에게 거절을 당햇는지 이해하지 못하던 동재는  " 어떤 만남이든 한쪽이 희생한다고 여겨지는 만남은 건강한 게 아니야. 오래 가지도 못하고, 엄마랑 아빠랑 헤어진 것도 그런 점 때문이었어. 라고 말하던 엄마의 조언을 듣게 되고,  아들의 아픔을 위로해주려고 오랫만에 시간을 낸 아빠와 단둘이 이야기를 하게 된 차안에서 ’사랑은 자전거를 타는 거와 같다.’ 란 아빠의 말도 듣게 된다. 아빠는 동재에게 " 자전거를 탈 때 계속 페달을 굴리지 않으면 넘어지는 것처럼 사랑이 제대로 유지되게 하려면 끊임없이 폐달을 굴리는 노력을 해야한다." 는 것도 배웠다.  햇빛 알레르기로 인해 밖에 나오지 않던 이웃할머니는  뒤늦게 사랑을 찾아나선 할아버지와의 아픈 사연과 함께 " 그게 누구의 잘못이라고 꼬집어 이야기할 수 있겠니. 그저 사람 대하는 일에, 사랑에 서툴러서 그런 것이지." 라는 말씀도 들었다. 

그 분들의 말씀은 동재를 열세살 철부지에서 어엿한 중학생이 되어 몸도 마음도 성숙한 열네살의 모습으로 한층 성장시켜주었으며, 
이제 동재는 아빠의 말씀처럼 앞으로 만나는 더 많은 사랑에 대해서도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리라고 다짐했을 것이기에 연아를 " 안녕, 내 첫사랑!’ 이라고 담담히 마음으로 보내줄 수 있었으리라....

살아가면서 참 많은 사랑을 만나는 우리들을 끝없는 사랑이야기의 주인공들이라고 하시는 비평가 ’신형건’ 님의 말씀처럼 지금 나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며, 우리의 사랑이 어떻게 끝나든지 언제나 해피 엔딩이라는 말씀에 용기을 얻어, 오늘도 내가 만난 사랑의 성숙을 위하여 열심히 폐달을 밝아보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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