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을 위한 논술이 보인다 - 수능.논술
전기철 지음 / 하서출판사 / 1997년 9월
평점 :
품절


방학을 앞두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큰 딸의 참고서와 더불어 책을 몇 권 샀다.  주로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이 수록된 책과 함께 논술에 대한 책도 한 권 샀는데, 바로 하서출판사에서 나온  중학생을 위한 '논술이 보인다.' 이다.  물론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지만 아직 중학생 수준의 논술책을 봐야할 듯해서 말이다.  그런데, 사고 난 후에 이리저리 뒤적여 보니 영 책이 내 맘에 들지 않는 것이었다. 딱딱해보이기도 하거니와 집에도 다른 논술관련 책들이 제법 있는데, 굳이 왜 또 샀을까 싶어서 바꾸기로 맘 먹었다. 그런데 다른 단편문학같은 것이랑 같이 아이 방 책장에 일단 꽂아두었더니, 어느 새 아이가 혼자 읽었나 보다. "엄마, 이 책 상당히 괜찮은데요?"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럴리가.... ' 하고 의아했다. 그랬더니 아이는 진짜 마음에 드는 책이란다.  딱딱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나의 질문에 그냥 재밌게 잘 읽어진단다. 그러면서 자기는 왠지 '논술'이라는 단어에 다른 아이들처럼 주눅들거나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단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초등학교 때처럼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걱정을 했는데, 그래도 초등학교 때  열심히 닦아놓은 기초 실력이 도움이 된 것 같단다. 그 기초실력이란 것이 엄마가 독서지도사이다보니 자연이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초등학교 때 책을 많이 읽고, 독서왕도 되고, 글짓기대회도 많이 나가고 했던 그런 것이다. 사실 내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독서지도사 공부를 시작했고,  큰 딸은 엄마가 배운 것을 적용해볼 수 있는 모델이었는데, 아이가 잘 따라주었다.  아이 학교에서 독서논술 특기적성을 지도할 때도 늘 함께 했기에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에게 '논술'이란 단어는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었을 것이다.

아무튼 아이가 이랬다. "엄마, 난 논술은 왠지 남보다 잘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엄마가 독서논술지도사인데, 내가 논술을 못하면 되겠어요." 하면서 밤을 밝히며 문학작품도 아닌 책을 읽고 있는 것이 신기해서 아이에게 이 책의 어떤 점이 좋은지 물어보았더니, 이 책에는 막상 논술시험을 치면 어떤 것을 시험치는지 하는 출제유형이 나와있어서 좋고, 또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썼던 논술의 예문이 나와있어서 좋다고 했다. 어쨌든 기특했다. 중학교 와서 책을 잘 안읽어서 논술이 은근히 걱정이었는데, 앞으로 논술을 잘 하던 못하던 이런 책을 읽어내는 것이 아직 책이랑 글이랑 담쌓은 건 아니구나 하고 말이다.

대충보고, 별로라고 반품하려고 했던 내가, 아이말을 듣고 이 책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서장으로, 논술식 시험시대 대비라는 제목이 나온다.

첫번째로 논술식 사고방식이란 소주제
아래, 글이란 우리의 생각, 즉 마음 속에 있는 생각이나 머리에 떠오르는 어떤 생각을 문자로 옮겨 놓은 것이다. 란 말로써 '논술이 보인다.' 란 책이 시작된다.  여기서 요점은 "논술을 알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는 것이다. 논술을 알면 논리적 사고가 배양되기 때문이라는데, 정말 그럴까?

둘째, 고등학교 언어영역 시험의 대부분은 논술식이란 소주제가 나온다.
고등학교에 가면 더 이상 중학교에서 처럼 암기식 시험이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논리적 사고력을 배양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국어나 문학 혹은 문법, 작문 등의 수업이나 시험 모두 논술식이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언어영역 시험문제의 예를 보면,
다음 중, 주제문과 뒷받침 문장의 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나면서도 그 연결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란 문제의 답으로 
"사고는 권위와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 참다운 사고는 기존 권위를 비판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권위 있는 사람이 어떤 주장을 인정했을지라도 그 주장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어떤 주장이 옳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리가 타당하기 때문이다. 란 답을 찾아내어야하는데, 이것이 단순한 암기식으로 가능할 것인가 말이다. 그러기에 상위 몇 %에 들어가는 아이들일 수록 영어나 수학성적보다 국어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다.

셋째, 논술시험에서 채점자는 무엇을 요구하는가 하는 소주제가 나오는데,
앞으로 각대학에서는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데,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학생이란 전공과목을 잘하는 학생을 말하며, 그런 학생이란 남의 글을 읽고 잘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 글에서 문제접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새로운 생각을 통해 앞으로의 연구 방향이 무엇인가를 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학생을 일컫는다고 하며, 바로 그런 학생이 논술을 잘쓰는 학생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 딸은 밑줄을 그어 두었다. 이런 학생이 되고 싶다는 뜻이겠지.)

그러면 이 책에서 말하는 논술채점자가 채점하는 기준을 보면,  
1)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를 들 수있는데,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서 문제가 요구하는 답을 쓰는 것이 중요한데,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이 독서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중학교때는 교과서공부와 눈 앞에 닥친 중간고사 준비등으로 바쁘기에 이런 문제점은 논술을 쓰는 방법과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연습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논술의 전개 방식이 논리적인가? 를 들 수 있는데,
내용이 아무리 그럴 듯 해도 논술이 논리에 맞지 않고, 체계적이지 않으면 감점요인이 되므로 평소 언어습관에 있어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키워야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감정적인 사람들은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한다는 것이다.

3) 새로운 생각이 있는가? 하는 것인데,
문제의 핵심도 파악했고, 논술 전개방식도 지켰으나 새로운 생각이 없으면,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될 것이므로, 보통 점수밖에 얻지 못한다. 시험이란 경쟁이므로, 좀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평범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버리라는 것이다.

4) 어법에 맞게 썼는가? 등을 들 수있다고 한다.
내용을 아무리 잘 씀 답안이라도 한국말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답안은 채점자가 끝까지 읽지 않으며, 기본이 되어있지 않다고 판단하므로,  언어구사가 중요하며, 자꾸 글을 써 봄으로써 설득력있는 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법이 엉망이면 읽기도 힘들고, 의미전달도  잘 되지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것이 채점하는 기준이 되고 있으며,  

넷째로는 논술도 글쓰기이므로, 논술을 익히는데는 훈련이 필요하기에, 늘 글쓰고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라는 것이며, 메모하는 습관은 논술 정복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글쓰는 습관을 기르라는 것으로 서장이 끝나며, 1장에는 논술 출제유형이 형식과 작성방법에 따라 제시되어 있고, 2장에서는 논술의 어법 대해 문장을 쓰는 법과 문장을 연습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나오며, 3장에서는 주제설정과 구상에 대해 나오는데, 주제를 어떻게 정하고, 자료는 어떻게 수집하며, 글의 설계도와 개요는 어떻게 짜는 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4장에서는 논증과 추론으로 주장, 의견, 논거, 추론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5장에서는 단락쓰기로 단락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소주제문과 뒷받침 문장은 어떻게 쓰는지, 여러가지 단락구성하는 방식도 제시하고 있다.  6장에는 서론쓰기, 7장에는 본론쓰기, 8장에는 결론쓰기 등으로 실제 논술문의 주요 구성과 전개방법 훈련이 나온다.  이 정도 하면 어느정도 논술이 보일 것이다.
여기서 9장에서는 제한된 시간에 논술쓰는 훈련과 10장의 요약하기 등의 훈련을 통해  논술쓰기의 마무리를 연습하고, 11장에 가서는 고등학교 시험에 나온 실전논술 문제를 수록하여 실제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그기다 덤으로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소개된 '재미있는 논리연습'은 창의적인 문제에 답을 해봄으로써  쉬워가는 페이지의 역할과 함께 창의력 기르기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부록으로 '문장부호의 쓰임알기'를 소개하고 있어 기본 문장부호에 약한 학생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이상으로 이 책의 대략적인 책 소개를 했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이런 책들을 그리 재미있게 보는 편은 아니다. 논술이 중요하고, 도움이 되니까 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책을 술술 읽는 아이로 만들려면 초등학교 때부터 논술의 기초를 닦아 두는 것인데, 본문에서도 지적했듯이 어떤 논술문제든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므로, 그 기초가 되는 독서를 어릴 때부터 쌓아두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독서를 통한 독해력이 부족하면, 문제를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논술에 대해 마냥 어렵게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초등학교 때 하지 못한 독서를 한꺼번에 속독을 한다거나, 스트레스를 줘가면서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독서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지금부터 차분히 한 권의 책이라도 정독하게 하여 책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부모님과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본다거나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더구나 이제 고등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경우 피할 수없는 수능논술이란 무거운 과제가 앞에 놓였으니, 수능 논술을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그저 막막한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부터 교과서에 나오는 책에 대한 독서와 함께 "중학생을 위한 논술이보인다."  이 한권의 책을 통해 부모님이 함께 논술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어주시면 어떨까요? 
이제 수능논술을 준비하려고 하는 중. 고등학생, 누구나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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