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만이라도 알을 품을 수 있다면, 그래서 병아리의 탄생을 볼 수 있다면.......'-p10쪽
'잎사귀가 또 꽃을 낳았구나!' 잎싹은 아카시아 나무 잎사귀가 부러웠다. 눈을 가늘게 떠야 겨우 보이던 연두색 이사귀가 어느 새 다 자라서 향기로운 꽃을 피워냈다.-p12쪽
잎싹은 '잎사귀'라는 뜻을 가진 이름보다 더 좋은 이름은 세상에 또 없을 거라고 믿었다. 바람과 햇빛을 한껏 받아들이고, 떨어진 뒤에는 썩어서 거름이 되는 잎사귀. 그래서 결국 향기로운 꽃을 피워 내는게 잎사귀니까. 잎싹도 아카시아나무의 그 잎사귀처럼 뭐가를 하고 싶었다. 잎싹은 아카시아나무 잎사귀가 부러워서 '잎싹'이라는 이름을 저 혼자 지어 가졌다. 아무도 불러 주지 않고, 잎사귀처럼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기분이 묘했다. 비밀을 간직한 느낌이었다. 이름을 갖고 나서부터 골똘히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p13쪽
'언제나 알을 품고 싶었지, 꼭 한 번만이라도. 나만의 알, 내가 속삭이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아기. 절대로 너를 혼자 두지 않아. 아가야, 알을 깨렴. 너를 보고 싶어. 무서워하지 마라......'-p23쪽
잎싹은 스스로 텃밭에서 나왔다. 그런데 밭은 거기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마당에서 멀기는 해도 밭은 얼마든지 있었다. 먹을 것이 얼마든지 있는 셈이었다. "야!" 잎싹은 두 다리에 힘을 주고 가슴을 폈다. 그리고 목청을 돋워서 기쁘게 꼬꼬거렸다. 수탉 부부가 이렇게 넓은 밭을 다 차지할 수는 없을 테니까!-p47쪽
"다시는 이 곳에 오지 않겠어!" 잎싹은 마음을 굳게 먹고 어둠 속을 걸어 나갔다. 발톱에 힘을 주고, 부리를 굳게 다물고, 눈을 부라린 채 앞만 보면서 마당을 떠났다.-p104쪽
잎싹은 눈을 지그시 감고 중얼거렸다. "한 가지 소망이 있었지.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 그걸 이루었더. 고달프게 살았지만 참 행복하기도 했어. 소망 때문에 오늘까지 살았던 거야. 이제는 날아가고 싶어. 나도 초록머리처럼 훨훨,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잎싹은 날개를 퍼덕거려 보았다. 그 동안 왜 한 번도 나는 연습을 하지 않았을까. 어린 초록머리도 저 혼자 서툴게 시작했는데. "아, 미처 몰랐어! 날고 싶은 것, 그건 또 다른 소망이엇구나. 소망보다 더 간절하게 몸이 원하는 거였어." .......-p189쪽
잎싹을 만나면서... 나도 마당(?)을 나오고 싶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글을 쓰기시작했다. 비록 작은서재에 쓰는 서툰 글이지만...-독서메모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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